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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최고치 찍은 엥겔계수, 국민 삶에는 어떤 변화가?

  • 최은수
  • 입력 : 2018.02.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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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124] [뉴스읽기= 월급은 제자리인데 '엥겔계수' 17년 만에 최고]

가계 소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엥겔계수가 17년 만에 최고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지난해 1~3분기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은 573조6688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이 중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지출은 78조9444억원으로 4.7% 늘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엥겔계수란?

엥겔계수 또는 엥겔지수(Engel's coefficient)가 높아졌다는 보도는 국민의 삶이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부자들과 저소득층 간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엥겔계수란 일정 기간 가계 소비지출 총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엥겔계수=(식료품비÷총지출액)×100]로서, 가계의 생활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독일의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이 연구를 통해 가계 소득이 높아질수록 식료품비 비중이 감소한다는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여윳돈이 생기면 식료품비에 추가로 지출을 늘리는 게 아니라 이외 차를 사거나, 사치품을 사는 데 쓴다는 것이다.

# 소득 높을수록 엥겔계수 낮아진다

필수품인 식료품은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어느 가계에서나 일정한 수준의 소비를 유지하기 때문에 소득이 높을수록 엥겔계수는 낮아지고, 소득이 낮을수록 엥겔계수는 높아진다. 따라서 엥겔계수가 높은 경우는 생활이 넉넉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엥겔계수가 낮은 경우는 생활이 풍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과 통계청에서 엥겔계수를 산출·공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나 통계청은 도시근로자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산출한다.

# 한국인, 소득 정체가 시작됐다

문제는 현재 한국 국민의 엥겔계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엥겔계수가 13.9%로 2000년 이후 최고치가 됐다. 한 가정에서 쓸 돈이 100만원이라면 이 가운데 식료품을 구입하는 데 쓰는 돈이 13만9000원이라는 뜻입니다. 소득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밥상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유기농, 기호식품 등 소비 트렌드 변화가 엥겔계수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엥겔계수는 2007년 11.8%까지 떨어졌지만 2008년 12%로 오른 뒤 지난해 14%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상승 추세다. 실제 2014년 4분기 이후 식음료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소득 증가율은 최근 2년간 0~1%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 식료품 소비 패턴에 변화 생겼다

식료품 지출이 커진 배경에는 식료품 소비 패턴에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식생활 수준이 고급화되면서 프리미엄 제품, 웰빙식품에 대한 소비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신선식품과 건강식품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고 일반 저가 제품에 대한 소비는 줄이고 있다.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경우 소득이 줄면서 식료품에 대한 지출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다. 부자들만 고급 식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고, 서민들은 먹는 데에 대한 지출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식료품비 상승은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감 부담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인건비 절약, 유통구조 개선 등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엥겔계수가 늘어나는 것은 국민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발생시킨다. 소득은 정체되고 식음료 부담만 늘어 국민 살림살이만 팍팍해지면 안될 것 같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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