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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철 대목 4월 앞둔 일본은 지금 '이사난민 대란' 우려

  • 박대의
  • 입력 : 2018.03.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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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106]
4월 새해 맞이 풍습…봄에 이사 집중
전자상거래 확대에 택배업체로 인력 뺏겨
학생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어려워
기업에 "인사이동 시기 미뤄달라" 요구도


/자료=사카이이사센터 홈페이지
▲ /자료=사카이이사센터 홈페이지

일본 택배업계에서 발생한 인력난 현상이 사회 전체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봄철 이사를 준비하던 사람들이 물건을 옮길 사람을 구하지 못해 원하는 날짜에 이사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4월부터 새해를 맞는 일본에서는 3월이 1년 중 가장 많은 이사 수요가 모이는 시기다. 그러나 이사 업체를 구하지 못해 발목 잡힌 사람이 늘면서 '이사 난민'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급기야 이사 업계에서는 기업들에 인사이동 시기를 4월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할 만큼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이사업체가 가맹돼 있는 전일본트럭협회에 따르면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는 기업, 관공서 등의 인사이동이 집중되고 취학, 진학이 겹치면서 연간 이사 건수의 3분의 1이 집중된다. 그러나 투입 인력이 제한되면서 모든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사업체의 인력난에는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가 영향을 줬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늘면서 지난해 택배업체의 물품 처리 건수가 연간 40억개까지 급증한 것이다. 택배 업체들은 수요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택배비를 올렸고 이를 근로자 처우 개선에 활용하겠다고 나서면서 이사 업체 인력이 택배 업체로 이직하기 시작했다. 한 중견 이사업체 사장은 "작년에만 10명 이상이 택배업체로 이직했다"면서 "이번 봄에는 기업에서 의뢰한 이사 요청 중에서 100건 이상 거절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일시적인 대체인력 확보가 어려운 점도 악재다.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 학생들이 힘든 이사일을 거부하면서 공급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하루 일당을 1만3000엔(약 13만원)을 준다고 해도 학생들이 오지 않는다"면서 "장거리 이사는 아예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확보된 일손에 하루 2~3건 일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폭발적인 수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협회는 이사 수요가 몰리는 시기를 예상해 발표했다. 고객들이 사전에 이사 가능 여부를 확인해 피해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다. 가장 예약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특히 혼잡' 기간은 3월 24일부터 4월 8일까지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혼잡' 기간이 3월 17~23일, 4월 14~15일이었으며 '약간 혼잡' 기간은 3월 1~16일, 4월 9~13일, 4월 16~20일로 3~4월은 대부분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3~4월은 전반적으로 이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이다.

협회는 "최근 인력 부족으로 희망한 날짜에 맞는 업자를 구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면서 "혼잡 일정을 최대한 피해 날짜를 잡는 것이 원하는 날짜에 이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이사 업체들은 기업 측에 인사이동 시기를 미뤄달라고 직접 요청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연초부터 인사이동 시기를 봄철 극성수기가 아닌 4월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홍보 담당자들이 기업을 찾아다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영업점이 아닌 업체 본사가 직접 기업에 거절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극성수기에 한해 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이사 요금은 다른 기간보다 많게는 10% 비싸질 전망이다.

기업들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한 업체는 4월 인사이동 대상자들이 이사를 3월 초에 미리 하거나 4월 말로 늦출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다른 업체는 인사이동을 5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기간에 집중된 연중 행사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학교, 기업 등 모든 기관이 4월부터 새해를 맞는 일본 특유의 문화 자체를 뒤흔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차가 줄면 이사업체도 트럭, 인력 등을 적정선에서 유지할 수 있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연중 행사 분산이 이사업체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여름, 겨울 등 특정 계절에 집중된 장기 휴가를 봄, 가을에 옮겨 쓸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방학 등 학교 휴무기간의 일부를 다른 시기로 옮겨 부모도 함께 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촉진하는 '키즈위크'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 제도 도입 발표 당시 "어른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쉬는 방식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박대의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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