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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구속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넘어야 할 산들

  • 박재영
  • 입력 : 2018.03.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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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경DB
▲ /사진=매경DB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68] '회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악재 속에서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과 금융 계열사 처리 문제 해결에 나섰다. 지금까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돼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합병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롯데지주는 오는 4월 1일 6개 계열사와의 분할·합병을 앞두고 있는데 이 중 롯데지주의 100% 자회사가 되는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한 이후 첫 번째 계열사 상장 작업이다. 롯데지주는 출범하면서 그동안의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하겠다고 밝혀왔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인 셈이다.

롯데정보통신 이후 상장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는 롯데건설과 롯데GRS(옛 롯데리아),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등이 꼽히고 있다. 건설업이나 외식 등 현금 유동성이 좋은 업종들이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변수가 있어 상장 순서는 유동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 상장 외에 금융 계열사 지분 처리 문제도 롯데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롯데지주도 금융·보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보험 계열사 지분으로는 롯데멤버스, 롯데액셀러레이터,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비엔케이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케이티비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케이비금융지주, 네오플럭스 등이 있다. 롯데는 지주사 출범 2년 후인 2019년 10월까지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12월 말 롯데GRS와 롯데상사, 대홍기획 등은 보유 중이던 롯데캐피탈과 롯데손해보험 주식을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에 블록딜로 매각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롯데지주와 연결고리가 없고 유동 자금도 충분해 금융·보험 계열사들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는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다.

이에 롯데지주는 금융 계열사를 제3자에게 매각하거나 계열사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6일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도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조기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자리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롯데지주의 최우선 당면 과제는 롯데그룹의 수익성 강화"라며 "과거 인수했던 사업들도 현시점 롯데그룹의 방향성, 시너지 효과, 수익성, 성장성에 미달한다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롯데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는 20%, 비상장 자회사는 40%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쇼핑 등 4개 회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탄생한 롯데지주는 2019년 10월까지 이 4개 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 중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보유량이 부족하고 특히 롯데제과의 경우 지분이 8%대에 불과하다. 이에 롯데제과가 롯데지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자를 통해 롯데제과 지분을 넘기는 대신 롯데지주는 합병 당시 가져온 롯데제과의 해외 자산을 현물 출자 방식으로 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또 롯데그룹은 전체적으로 중장기 배당성향을 30%로 확대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대해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금흐름을 배당으로 모두 소진하면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잉여현금흐름의 30%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고 30%는 투자, 나머지는 직원들을 위한 이익 공유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윤 연구원은 또 "애널리스트 간담회는 물론 해외 기업설명회(NDR), 국내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미팅으로 롯데의 신뢰도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드 해빙 모드로 점진적 수혜가 예상되고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투자에 접근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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