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멋들어진 남성용 외투 '프록 코트', 그 연원은 나폴레옹 전쟁

  • 남보람
  • 입력 : 2018.05.29 15: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남보람의 전쟁 그리고 패션-42] 프록 코트(Frock Coat)는 허리 품이 잘록하고 아랫단 길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남성용 외투다. 프록 코트가 오늘날과 같은 디자인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기였다. 이 전쟁에 참가한 오스트리아와 프러시아군 장교들이 전장에 프록 코트의 초기 형태라 부를 만한 것들을 입고 나왔다.

1. 프랑스의 쥐스토코르(Justacorps)에서 시작된 프록 코트

중세시대 영주와 기사들의 복장은 몸에 꼭 맞게 디자인됐다. 그 위에 갑옷을 걸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귀족들이 즐겨 입는 더블릿(doublet), 호스(hose)로 발전했다(더블릿은 몸에 꼭 맞는 상의이고, 호스는 오늘날의 스타킹과 비슷하다 생각하면 된다. 아래 사진 참조). 16세기께 출현한 쥐스토코르(Justacorps)는 더블릿, 호스 위에 입을 수 있는 코트였다. 문직(紋織)으로 직조한 비단에 벨벳과 자수를 곁들여 외양이 매우 화려했다. 루이 13세가 입어 프랑스 귀족 사이에 널리 퍼졌고, 패션감각이 남달리 뛰어났던 루이 14세가 화려한 장식과 날렵한 선을 더해 유럽의 유행이 됐다.

그림 속 인물이 입고 있는 상의가 더블렛이다. 지암바티스타 모로니 작, "자화상" (1570년) /출처=위키피디아
▲ 그림 속 인물이 입고 있는 상의가 더블렛이다. 지암바티스타 모로니 작, "자화상" (1570년) /출처=위키피디아
작자 미상, "호스를 입고 있는 월터 롤리 경과 그 아들" (1602년) /출처=런던 국립초상화박물관 홈페이지
▲ 작자 미상, "호스를 입고 있는 월터 롤리 경과 그 아들" (1602년) /출처=런던 국립초상화박물관 홈페이지
전형적인 형태의 쥐스토코르. 1695년의 것으로 추정 /출처=뉘른베르크 국립박물관 홈페이지
▲ 전형적인 형태의 쥐스토코르. 1695년의 것으로 추정 /출처=뉘른베르크 국립박물관 홈페이지


2. 프록과 쥐스토코르의 만남

18세기부터 이탈리아, 프랑스, 루마니아, 스페인, 프러시아 등지에서는 프락 혹은 프록(frac, fraque, frock)이라고 불리는 외투가 나타났다. '수도사의 옷'이라는 별칭처럼 무릎까지 내려오는 망토 형태가 대부분이었지만 점차 허리에 끈을 묶거나 단추로 앞을 여밀 수 있는 코트 형태로 발전했다.

19세기에 들어서자 오스트리아와 프러시아 장교들이 프록 코트(Frock Coat)라고 불리는 것을 전장에 입고 나왔다(문헌에 의하면 1816년 전후로 추정된다). 프록 코트는 '수도사의 옷' 프록처럼 무릎까지 내려오는 어두운 색의 양모로 된 것이었으며, '귀족의 옷' 쥐스토코르처럼 허리가 잘록하고 화려한 장식이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프랑스 전쟁기 동안 프러시아의 프록과 프랑스의 쥐스토코르가 결합된 결과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워털루 전쟁에 참전한 프러시아 장병의 복장을 묘사한 삽화. 무릎까지 내려오는 프록 코트를 입은 이들이 중간중간 눈에 띈다. /출처=핀터레스트
▲ 워털루 전쟁에 참전한 프러시아 장병의 복장을 묘사한 삽화. 무릎까지 내려오는 프록 코트를 입은 이들이 중간중간 눈에 띈다. /출처=핀터레스트

3. 프록 코트의 외형적 특징

프록 코트의 외형적 특징 중 하나는 칼라와 소매가 없는 것이었다. 귀족 출신 장교들이 안에 받쳐 입는 더블릿이나 저킨(jerkin)에 레이스 달린 칼라와 소매가 있었기 때문에 코트에 또 다른 칼라와 소매가 있을 필요가 없었다. 있다면 오히려 거추장스러웠을 것이다. 물론 레이스 장식 없는 평범한 옷을 안에 입는 병사들에겐 보호와 방한을 위해 칼라와 소매가 필요했다. 그러나 군대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칼라와 소매를 달지 않았다.

코트의 단추가 한 줄인 이유도 예산 때문이었다고 한다. 기존의 정복, 군복은 두 줄 단추를 달았는데 전쟁이 장기화되어 재정이 악화되다 보니 단추 숫자까지 줄이게 된 것이다.

4. 19세기 표준 군복이 된 프록 코트

1840년대 프러시아군은 프록 코트를 표준 군복(undress)으로 지정했고 곧 미국, 러시아, 프랑스군도 그렇게 했다. 프록 코트는 전장의 비바람을 잘 막아주었고 제식 군복(full dress)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19세기 말에는 서구 국가 대부분이 기존의 연미복(Tail Coat) 대신 프록 코트를 제식 군복으로 선택했다.

남북전쟁 당시 미 남군의 프록 코트 /출처=미 역사박물관 홈페이지
▲ 남북전쟁 당시 미 남군의 프록 코트 /출처=미 역사박물관 홈페이지
연미복은 원래 장교들의 제복이었다. 1840년 경 영국 근위대 장교의 연미복 /출처=이베이
▲ 연미복은 원래 장교들의 제복이었다. 1840년 경 영국 근위대 장교의 연미복 /출처=이베이


(하)편에 계속

[남보람 전쟁사 연구자·육군군사연구소]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