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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식민지의 꿈과 상상, 절대반지 링월드는 가능할까

  • 박상준
  • 입력 : 2018.05.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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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SF게임인 헤일로에 등장하는 링월드의 모습 /사진=MS스튜디오
▲ 유명 SF게임인 헤일로에 등장하는 링월드의 모습 /사진=MS스튜디오


[박상준의 사이언스&퓨처-11] "우주 한구석에서 까마득한 과거에 수수께끼의 외계 문명이 남긴 유물이 발견된다."

우주 배경의 SF에 종종 등장하는 설정이다. 유물은 거대한 구조물이기도 하고 어떤 장치일 수도 있다. 대개 장거리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웜홀의 입구 아니면 우주선 그 자체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작동 원리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걸 타고 우주를 누비고 다니며, 때로는 다른 외계 종족들과 그 유물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링월드-원래 래리 니븐이 1970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사진=서울SF아카이브
▲ 링월드-원래 래리 니븐이 1970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사진=서울SF아카이브

칼 세이건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영화 '콘택트'(1997), 가장 유명한 SF 게임 중 하나인 '헤일로' 등에 위와 같은 고대 외계인의 유물 설정이 나온다. 특히 '헤일로'는 래리 니븐이 1970년에 발표한 소설 '링월드'와 비슷한 초거대 구조물이 나와서 설정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있다. '링월드'는 세계 최고 권위의 SF문학상인 휴고상을 받았으며 우리나라에도 본편과 후속작들이 번역·출간됐다.

링월드는 글자 그대로 반지처럼 생긴 거대한 세계이다. 가히 우주의 절대반지라고 불러도 될 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우주공학적 상상력이 발휘된 개념이다.

링월드는 항성 둘레를 동그랗게 둘러싼 반지 모양의 구조물을 뜻한다. 태양계의 경우 지구 공전 궤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면 인류가 거주하기에 적당하므로 반지름 1억5000만㎞의 반지 모양 우주 식민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지가 회전하면 원심력에 의해 반지의 안쪽 면에 인공중력이 생겨서 우주 식민지의 건설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안쪽 면은 항상 태양을 향하기 때문에 햇빛을 가리는 차폐막을 띄워 주어야 밤낮이 오게 할 수 있다.

과연 링월드를 건설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실제로는 어마어마한 재료가 필요하다. 링월드의 두께나 너비를 아무리 작게 한다고 해도 반지름 1억5000만㎞짜리 반지 형태를 이루려면 지구 같은 행성 하나로 감당이 될지 의심스럽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는 숱한 소행성들을 다 끌어모아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설령 재료가 있다 해도 링월드를 건설하기 위한 우주공학적 지식과 기술은 또 다른 문제이다. 아마 인류가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 과학기술을 발전시켜도 최소 몇 백 년은 지나야 시도가 가능할 것이다.

스타메이커-다이슨 구가 처음 묘사된 올라프 스태플든의 1937년 소설 /사진=서울SF아카이브
▲ 스타메이커-다이슨 구가 처음 묘사된 올라프 스태플든의 1937년 소설 /사진=서울SF아카이브

그런데 SF작가들은 링월드보다 더 엄청난 규모의 우주공학 구조물을 상상했다. 바로 '다이슨 구(Dyson sphere)'라는 것이다. 태양과 같은 항성을 통째로 감싸는 거대한 공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원래 이 구조물은 SF작가 올라프 스테이플던이 1937년에 발표한 소설 '스타메이커'에서 처음 선보인 것인지만, 저명한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이 1960년대에 한 논문에서 언급하며 널리 알려지고 그의 이름도 붙게 되었다(다이슨 본인은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자신의 이름이 붙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다이슨 구-태양계에 다이슨 구를 건설할 경우의 개념도 /사진=위키백과
▲ 다이슨 구-태양계에 다이슨 구를 건설할 경우의 개념도 /사진=위키백과


다이슨 구는 링월드를 수십, 수백 개로 확장시켜 항성 전체를 감싼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항성의 에너지를 100% 온전히 이용하기 위해서다. 즉 다이슨 구에 둘러싸인 항성은 바깥 우주로부터 완벽히 차단된 채 내뿜는 에너지를 그대로 다이슨 구에만 쏟게 된다. 만약 우주 어딘가에 초월적인 문명을 이룩한 외계 종족이 있어서 실제로 다이슨 구를 건설했다면, 항성의 복사열을 받아 다이슨 구도 적외선을 방출할 것이라는 천문학자들의 주장이 있다. 이런 방법으로 외계 문명을 찾아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이슨 구는 링월드와는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우주공학적 상상력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개념이라고 할 만하다. 아마 인류문명이 다이슨 구를 건설한다면 최소 몇 천 년은 지나야 시도가 가능할 것이다. 물론 그때까지 숱한 자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는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다이슨 구까지 나갔던 시야를 다시 거두어들여 지구로 돌아오자.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테라포밍이나 이번 글의 링월드는 모두 먼 미래의 대규모 우주식민지 개척을 위한 상상이다. 이런 시도가 있기 전에 지구 상공에 작은 규모의 우주식민지를 띄우는 일이 먼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데 지구 밖으로 나가면 인체에 유해한 우주방사선, 운석 충돌 등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그 예방 대책까지 포함하면 건설이나 유지 비용은 어마어마해질 것이다. 그래서 우주보다는 심해에 거주지를 건설하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전망도 있다. 바닷속에 거주지를 만들면 풍부한 수산자원을 이용할 수도 있어서 여러모로 장점이 많으며, 실제로 아서 클라크 같은 작가는 바다 농장을 묘사한 SF를 쓰기도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현재 지구의 바닷속은 달이나 화성보다도 연구가 덜 되어 있다고 한다. 다음 글에서는 바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우주, 지구의 바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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