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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에도 동남아가 한국여행객 1위 휴가지인 이유

  • 방정환
  • 입력 : 2018.07.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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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아시아-7] 바야흐로 휴가의 계절이다. 여름 피서철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막바지 휴가지 선택에 고민하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 머물며 산과 바다 등지로 떠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해외로 향하는 비행기나 배에 몸을 싣는 사례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특히 해가 거듭될수록 국제선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휴가객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인 2600만여 명을 기록했을 만큼 2000년대 중반 이후 해외 여행객은 매년 10% 넘게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번 휴가철 역시 극성수기인 7월 말~8월 초에는 몰려드는 인파로 주요 공항 출국장이 발디딜 틈 없이 붐빌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될 정도다.

과연 올여름 해외 휴가지로 가장 각광받는 곳은 어디일까? 하나투어가 지난 달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여름 휴가 계획을 물은 결과, 동남아시아가 휴가 예정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과 유럽, 미주·호주 등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내로라하는 해외 여행지들을 제치고 동남아가 휴가 혹은 방학을 보낼 최적의 장소로 떠오른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여행시기·기간, 여행경비 등 항목이 휴가지를 고르는 최우선 고려 요인으로 꼽힌 것은 동남아의 인기와 맥락을 같이 한다. 즉 일본을 제외하면 다른 경쟁 지역들에 비해 한국과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싱가포르를 빼면 전반적 물가 또한 저렴한 동남아의 매력이 휴가족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섬 남단의 울루와뚜 절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통 공연을 관람하는 여행객들.
▲ 인도네시아 발리섬 남단의 울루와뚜 절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통 공연을 관람하는 여행객들.

이는 동남아 여행 경험자라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는 특징이다. 왠만한 유럽 도시에 가려면 최소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야 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동남아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발리까지는 7시간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다. 지리적 근접성에 더해 에어아시아, 비엣젯항공, 세부퍼시픽항공 등 저비용 항공사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동남아 하늘 길 문턱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같은 아시아 대륙 국가로서 문화적 이질감이 비교적 적은 점, 특히 최근 들어 현지 먹거리들이 국내 젊은 층의 시선을 끄는 점 등도 동남아행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필자 역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체류하면서 동남아 이곳저곳을 누볐던 기억이 생생하다. 동남아의 허브 싱가포르에서는 역내 거점 도시로 취항하는 직항편 티켓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비수기에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발리 간 왕복 항공권을 10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손에 넣기도 했다. 이 밖에 배낭을 둘러 메고 기차, 버스 등을 이용해 큰 경제적 부담 없이 현지인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보는 호사도 여러 번 누렸다.

그렇다면 국제 사회의 눈에 비친 동남아 관광여행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동남아는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환영 받는 휴가지일까?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표한 '관광여행경쟁력보고서 2017(Travel and Tourism Competitiveness Report 2017)'은 부상하는 신흥 관광지 동남아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가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규모에서는 유럽에 이어 두 번째로, 성장률에서는 단연 첫 번째로 뜨거운 시장으로 조사됐다. 일본과 한국, 홍콩 등 동북아 선진국들과 호주는 치안 상태와 인터넷 환경, 문화 유산 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동남아 국가들은 가격 경쟁력과 자연 자원을 앞세워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식민 지배 시절인 19세기 말 건축된 명소인 베트남 호치민시 중심부의 노트르담 대성당.
▲ 프랑스 식민 지배 시절인 19세기 말 건축된 명소인 베트남 호치민시 중심부의 노트르담 대성당.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외에는 교통 인프라 및 법적·제도적 여건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개발 도상국이 대다수인 지역답게 저렴한 물가와 천혜의 자연 환경을 무기로 존재감을 뽐낸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무엇보다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주목했다. 각각 동남아 대륙부와 해양부를 대표하는 신흥국으로서 관광산업 경쟁력이 꾸준히 상승해 왔다. 베트남은 여행산업 종사자들의 인력 수준이 향상되면서 문화 자원을 적극 개발한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인도네시아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광산업 육성 의지 속에 인지도 높은 자연 관광지를 합리적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비춰졌다. 뜨거운 여름의 오아시스로 동남아가 손색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정환 아세안비즈니스센터 이사 / '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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