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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무더위를 식혀 줄 동남아시아 고산 도시 3選

  • 방정환
  • 입력 : 2018.07.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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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아시아-8] 한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24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여름 휴가 행렬도 본격화하고 있다. 나라 밖으로 떠나는 휴가족 가운데 동남아시아행 비행기에 오르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동남아와 한국 간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현지 물가 역시 저렴한 까닭에 큰 부담 없이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덕분이다. 특히 지구촌에서도 손꼽힐 만큼 한반도 여름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동남아의 열대성 기후조차 더 이상 감점 요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동남아 고산 지역은 어떨까? 접근성과 비용 장점에 더해 고지대 특유의 선선한 날씨마저 제공된다면 동남아에서의 일정이 한층 기다려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동남아의 대표 고산 도시 세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태국 치앙마이(Chiang Mai)와 인도네시아 반둥(Bandung) 그리고 베트남의 달랏(Dalat)이 그 주인공이다. 발리나 푸껫, 다낭 등 동남아를 상징하는 휴양지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질지 모른다. 여기에 지리적 특성상 일교차가 크고, 수도나 유명 관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통편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햇살이 강렬해도 습하지 않아 쾌적한 체류 환경, 넉넉하고 순박한 인심과 고유한 문화유산 등은 고산 도시들의 커다란 비교 우위다.



◆북방의 장미, 태국 치앙마이

태국 북부에 위치한 치앙마이는 13세기 초반 설립돼 600년 가까이 지속된 고대 란나 왕국의 수도였다. 현지어로 '새로운 도시'를 의미하는 치앙마이는 과거와 현재가 온화한 기후 속에 공존하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그중에서도 해발 고도 1053m에 자리 잡은 도이수텝 사원은 치앙마이를 넘어 태국을 상징하는 불교 유적으로 불린다. 290여 개 계단을 지나 정상에 오르면 황금빛 불탑과 불상, 치앙마이 전경이 관광객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근에 들어선 왕실 별장으로 사용되는 푸핑 왕궁과 고산족 소수민족인 몽족 마을도 보통의 여행지들과는 차별화된 볼거리를 자랑한다. 배낭족들의 천국으로 주가를 높여 온 치앙마이는 전통 못지않은 자유로움과 세련됨도 흠뻑 묻어난다. 여느 대도시 못지않은 트렌디한 카페와 개성 넘치는 소품숍, 앙증맞은 거리 캐릭터 등이 이방인을 유혹하면서 최근에는 서양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노마드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자바의 파리, 인도네시아 반둥

반둥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남쪽으로 약 170㎞ 떨어진 교육과 관광의 도시다. 국내에는 학창 시절 세계사 수업 때 '아시아·아프리카 회의(반둥회의·1955년 4월 식민 정책에 반대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29개 신생 독립국 대표들이 모인 국제회의)' 개최지로 어렴풋이 접했던 장소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를 350년가량 지배했던 네델란드인에 의해 'Paris Van Java(자바의 파리)'로 환영받았을 만큼, 일찍부터 고원 휴양지로 이름이 높았다. 실제 '침몰한 배'를 뜻하는 탕쿠반프라후 화산과 인근 치아트르 온천 지대, 현지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녹차밭 등 자연 관광지들이 여행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와 함께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순다족이 대부분인 주민들의 온화한 미소와 둘째가라면 서러운 명문대 캠퍼스들이 뿜어내는 학구열, 관광객들 발걸음을 유혹하는 가성비 높은 시내 곳곳의 의류 할인 매장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반둥의 매력이다.



◆꽃의 도시, 베트남 달랏

달랏은 치앙마이는 물론 반둥과 비교해도 다소 생소한 지명이다. 하지만 세 곳 중 가장 고산 도시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베트남 남부의 고도다. 1500m에 육박하는 달랏의 해발 고도는 반팔 옷을 꺼내 입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 연중 20도 내외의 선선함을 선물한다. 그래서일까. 달랏은 프랑스 식민 통치 시절 일찌감치 관광지로 각광받으며 개발도상국들에서는 쉽게 발견하기 힘든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전달한다. 달랏 시내에서 멀지 않은 다탄라 폭포와 인접한 불교 사원인 죽림 사원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필수 탐방 코스다. 시골 간이역을 빼닮은 달랏 기차역과 랑비엔산도 아기자기함을 무기로 눈길을 끌기는 마찬가지다. 이 밖에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의 커피 농장에서는 따뜻한 커피 한잔의 낭만도 만끽할 수 있다. 외국인보다는 현지인이 더욱 선호하는 여행지로서 북적임보다는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분위기도 달랏을 돋보이게 한다.

[방정환 아세안비즈니스센터 이사 / '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 저자]





사진(1): 태국 치앙마이의 불교 사원인 도이수텝(Doi Suthep)으로 향하는 계단.

사진(2): 반둥회의 60주년을 기념해 인도네시아 반둥 중심부에 마련된 거리 조형물.

사진(3): 베트남 달랏 시내에서 멀지 않은 관광 명소인 다탄라(Thac Datanla)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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