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브레이크 댄서들의 기능성 패션으로 뜬 '낙하산 바지'

  • 남보람
  • 입력 : 2018.09.18 15: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남보람의 전쟁 그리고 패션-58] 1. 뜬금없는 유행, '낙하산 바지(Parachute Pants)'

1984년 갑자기 청소년들이 하체에 꽉 끼는 '번들번들한' 바지를 입고 거리를 누볐다. 번들번들한 것은 바지의 소재가 나일론이었기 때문이다. 소재의 특성 때문인지 이 바지는 '낙하산 바지(Parachute Pants)'라고 불렸다.

낙하산 바지 판매 광고 사진 중에서 /출처=이베이
▲ 낙하산 바지 판매 광고 사진 중에서 /출처=이베이

2. 초기 브레이크 댄서들의 기능성 패션

이 바지의 연원을 따라가 보면 '브레이크 댄서'가 등장한다. 초기 브레이크 댄서들은 아래 그림에서처럼 상·하의가 하나로 붙은 '오버올 점프슈트(Overall Jump Suit)'를 입고 춤을 추었다. 질기고 매끈매끈한 나일론 재질을 사용한 점프슈트는 바닥을 돌고 굴러야 하는 브레이크 댄스용 옷으로 딱이었다.

붉은 색의 오버-올 점프 수트를 입은 브레이크 댄서들 /출처=https://rebrn.com
▲ 붉은 색의 오버-올 점프 수트를 입은 브레이크 댄서들 /출처=https://rebrn.com

브레이크 댄서들은 점차 오버올 점프슈트를 개조해 입었다. 처음엔 붙어 있던 상·하의를 나누었다. 바닥에서 돌고 미끄러지려면 하의는 번들번들한 나일론 재질인 편이 나았다. 상의는 땀을 잘 흡수하는 다른 재질의 것을 입는 게 편했다.

브레이크 댄서들은 오버-올 점프 수트를 개조해서 입기 시작했다. 사진은 상, 하의를 나눈 모습 /출처=https://rebrn.com
▲ 브레이크 댄서들은 오버-올 점프 수트를 개조해서 입기 시작했다. 사진은 상, 하의를 나눈 모습 /출처=https://rebrn.com

3. 버글 보이 '카운트다운'

인기의 낌새를 눈치채고 '버글 보이(Bugle Boy)'라는 곳에서 1984년부터 낙하산 바지를 만들어 팔았다. '카운트다운(Countdown)'이라는 상품명을 붙여 자글자글 주름 잡힌 나일론 바지를 내놓았는데 이곳저곳에 플라스틱 지퍼를 단 것이 특징이었다. 이것이 대히트를 했다.

버글 보이가 내놓은 낙하산 바지,
▲ 버글 보이가 내놓은 낙하산 바지, '카운트 다운' /출처=이베이

미국 10대들은 낙하산 바지에 열광했다. 유행은 2년 동안 확 불타올랐다. 1984년과 1985년, 이른바 '옷 좀 잘 입는다'는 청소년은 모두 이 바지를 하나씩 갖고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해외 구제옷 쇼핑몰에서 '낙하산 바지'로 검색해보면 "난 이걸 세 벌이나 가지고 있었지. 진짜로" 혹은 "나도 이거 있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왜 입었는지 모르겠네"와 같은 댓글을 볼 수 있다.

낙하산 바지를 입은 십대 소년의 모습 /출처=https://www.flickr.com/photos/timroe/
▲ 낙하산 바지를 입은 십대 소년의 모습 /출처=https://www.flickr.com/photos/timroe/

4. 낙하산 바지의 변화

'낙하산 바지'를 기억하는 이들은 이 바지가 짧은 유행 끝에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낙하산 바지는 1980년대 후반에 두 가지 계열로 나뉘었고 이들은 각각 지금도 패션 매장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장식을 없애고 외양을 단순화한 '힙합 댄스 바지', 다른 하나는 바지통을 넓혀 독특한 개성을 추구한 '브레이크 댄스 바지'다.

아래의 사진이 '힙합 댄스 바지'다. 지퍼 등의 장식을 없앤 '댄스'에 최적화된 옷이다. 재질은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 혼방을 써 내구성과 신축성을 극대화했다.

힙합 댄스 바지 /출처=https://www.brambilabong.com/products/bboy-pants
▲ 힙합 댄스 바지 /출처=https://www.brambilabong.com/products/bboy-pants

아래의 사진은 '브레이크 댄스 바지'다. '부가루(Boogaloo) 브레이크 댄스'라는 독특한 장르에서 왔다. 부가루는 뉴욕의 흑인들이 라틴 음악에 브레이크 댄스를 결합한 독특한 장르다. 부가루 브레이크 댄서들은 낙하산 바지와 라틴 댄서가 입는 통 넓은 바지의 특성을 결합했다. 대신 격렬한 움직임을 견딜 수 있도록 허리에 고무줄을 넣고 바지단은 좁게 묶거나 양말 속에 넣었다.

브레이크 댄스 바지 /출처=영화 "브레이킹" 홈페이지
▲ 브레이크 댄스 바지 /출처=영화 "브레이킹" 홈페이지

(하편에 계속)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전쟁사 연구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