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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재무제표 쉽게 보는 방법

  • 이재용
  • 입력 : 2018.09.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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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30] 개인사업으로 건설업을 하는 A씨는 사업난에 시달리다 최근 100억원의 상가 건물 하나를 건설하기로 하는 계약에 성공하였다. 그런데 발주를 하는 B주식회사는 A씨에게 기업회계기준에 맞는 재무제표를 요구하였고 그 재무제표에 오류가 발견될 경우 건설대금 지급을 연기하겠다고 하였다.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닌 A씨는 당연히 그 조건을 수락하여 수주하였고 2년 정도 걸리는 공사기간 동안 1년에 한 번씩 재무제표를 제출하기로 하였다.

건설업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아온 A씨는 이 정도의 공사면 첫해에 50억원, 둘째 해에 30억원, 총 약 80억원 정도의 공사원가가 투입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1년간 공사를 진행한 결과 원재료비 상승과 공사작업 증가로 예상과는 달리 공사원가가 60억원 발생하였다. A씨는 이제 B주식회사에 첫해 재무제표를 제출해야 하는데, 매출액을 어떻게 확정할 것인지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가 진행한 건설의 첫해 매출액은 얼마일까?

일반적으로 회사의 매출액은 대부분 인도기준이다. 즉 물건을 고객에게 전달했을 때, 받기로 한 금액으로 매출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A씨와 같이 건설업 등의 수주산업을 하는 경우 인도기준으로 매출액을 인식하면 어떻게 될까? 건설이 완료되어 건물을 인도할 때만 매출이 생길 테니 아마도 그 공사가 끝날 때까지 A씨의 매출액은 0원일 것이며 공사비용은 계속 발생하므로 잘 모르는 사람이 그 재무제표를 보면 크게 오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업은 진행률에 따라 매출액을 인식한다.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공사의 전체 진척률에 따라 그 비율만큼을 매출액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진행률은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까? 만일 단순한 도로 건설이라고 한다면 총도로길이에서 건설된 도로길이로 진행률을 측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건물 같은 경우 주변 정리 및 기초공사에 들어가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육안으로 진행률을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진행률 추정을 위해서는 총공사원가 대비 현재까지 투입된 원가의 비중으로 진행률을 추정한다.

앞선 사례에서 A씨의 경우 총공사원가를 80억원으로 예상하였고, 첫해에 50억원 및 둘째 해에 30억을 쓸 것을 예상하였다. 즉 첫해에는 진행률을 62.5%(50억원/80억원), 둘째 해에는 나머지 37.5%를 추가하여 100%가 된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첫해 매출액은 62.5억원, 둘째 해에는 37.5억원이 된다. 계약금액은 100억원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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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제로 첫해에 예상보다 많은 원가가 투입되었다면 총공사원가의 예상금액 역시 달라져야 한다. 만일 첫해에 공사비 60억원이 발생하였고, 둘째 해에 특이사항이 없다면 30억원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면 총공사원가가 90억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첫해의 진행률은 약 67%(60억원/90억원)가 되며 매출액 역시 67억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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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만 더 예를 들어보자. 만일 위 사례에서 총예정원가를 60억원으로 예상하였고 첫해 발생원가가 50억원이었다면? 첫해 진행률은 83%(50억원/60억원)가 되어 매출액이 상당히 크게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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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분모가 되는 총공사원가의 크기에 따라 공사의 진행률 및 매출액은 크게 변동한다. 이러한 총공사원가는 회계에서 추정의 영역이다. 회계에서 총공사원가는 공사 시작단계에서부터 변경될 때마다 수정하며, 산출과정 역시 합리적으로 측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건설의 특성상 경험과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므로 추정의 과정에서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최초 추정한 공사원가보다 금액이 상당히 커져, 공사에서 적자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회사는 그 공사가 끝나지 않았더라도 바로 총공사손실분을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직 끝나지도 않은 공사의 손실예상분을 인식한다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공사가 끝날 무렵에 갑자기 거액의 비용을 인식한다면 이해관계자의 손실이 크지 않겠는가?

정리하자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건설 등 수주산업의 회계처리에 발생한 많은 문제들은 아래와 같이 두 가지 추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 총공사원가의 추정에 따른 진행률 산정

2. 손실 예상되는 공사의 손실금액 인식

A씨와 같은 단순한 회사가 아니라 수십 건의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대기업의 경우 몇 건의 공사 추정치만 바꾸면 재무제표를 조금 더 그럴듯하게 바꿀 수 있다. 그런데 한 번 바꾸게 되면 다음 해에 돌아오는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다음 해는 더 많이 바꿔야 한다. 이렇게 신용카드 돌려막기 하듯이 계속 돌아오다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때가 되면 회계절벽(일정하게 실적이 유지되다가 갑자기 절벽에 떨어지듯이 손익이 급하락하는 경우)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무제표를 이용하는 이해관계자들은 추정이 필요한 회계 부문에 대해 회사가 어떻게 준비하고 의사결정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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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이재용 회계사는 삼정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및 외부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계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이 회계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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