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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아진 기업 공개와 공모주 투자

  • 박동흠
  • 입력 : 2018.09.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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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31]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크리스에프엔씨, 하나제약, 나우아이비캐피탈, 푸드나무 등 4개 비상장회사가 기업공개를 위한 공모주 청약일정을 마쳤다. 이 4개 비상장사를 포함하여 올해 9월까지 기업공개(IPO)에 나선 회사는 모두 44개로 집계된다.

올해 상장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다양한 업종에서 작은 규모의 회사들이 많이 나왔다는 특징이 있다. 9월 18일부터 19일까지 공모주 청약 일정을 마친 푸드나무의 경우 닭가슴살만으로 설립 6년 만에 빠르게 성장을 일구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닭가슴살은 다이어터(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식단에 반드시 들어간다. 이 회사는 전국의 다이어터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불러 모았고 퍽퍽한 닭가슴살이 질리지 않도록 스테이크, 만두, 소시지, 피자 등 여러 요리로 개발해 판매했다. 이 회사는 설립 4년 차인 2016년에 순이익 29억원으로 이미 상장요건을 충족시켰다.

푸드나무처럼 실적 규모는 작아도 특정 수요층을 사로잡아 기업을 성장시켜 기업공개에 나선 회사들이 올해 부쩍 많다. 래시가드 전문기업인 배럴, 여성 속옷을 만드는 엠코르셋, 유명 골프웨어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크리스에프엔씨 등이 그렇다.

일정 외형 요건만 충족되면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마 내년부터는 이렇게 작은 기업들이 더 많이 상장에 나설 것이다. 기업공개(IPO)는 회사를 홍보하고, 자금을 조달받아 사업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므로 비상장 중소기업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2018년 4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이 개편되면서 비상장기업들이 상장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과거에는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이 넘어야 했는데, 바뀐 규정은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 20억원 이상을 요구한다. 즉 과거에는 세전이익 기준으로 20억원을 넘게 달성했어도 법인세비용으로 인해 20억원을 넘기지 못해 상장을 못 하는 경우가 있었다. 법인세 비용이 많이 나오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회계적인 요인도 한몫했었다.

비상장기업의 상장준비는 회계기준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한다. 비상장기업 시절에 적용했던 일반회계기준을 더 이상 쓸 수 없고 반드시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을 따라야 한다. 또한 이연법인세 계산 면제 같은 중소기업 회계처리 특례 규정도 적용받을 수 없다. 이런 여건하에서 상장예정기업이 결산을 하다 보면 이연법인세 계산으로 인하여 뜻하지 않게 법인세비용이 많이 생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당기순이익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연법인세는 회계와 세법 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데 회계상 법인세비용일 뿐 납부할 세액과는 다른 개념이다. 개편된 코스닥 상장규정은 이런 회계적인 효과로 인해 변동 폭이 심할 수 있는 당기순이익 대신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으로 기준을 변경했다.

만약 기업이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을 실현하지 못한다면 소위 한국형 테슬라 요건이라고 불리는 이익미실현 상장요건에 부합되는지 검토하면 된다. 이익실현을 못 하더라도 기업가치, 매출액, 자본 등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상장을 시켜 주는 제도이다. 자세한 상장요건은 한국거래소에 게시된 아래의 표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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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코스닥시장의 상장요건이 완화되고 다양해짐에 따라 상장 가능한 비상장기업들도 많이 늘어났다. 과거 상장요건으로 상장 가능한 비상장기업은 4454개사였는데, 새로 개정된 규정이 적용되면 그 수치는 7246개사로 늘어난다. 약 63%의 증가효과가 있다.

7246개사에 포함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바뀐 상장규정을 잘 모르거나 상장은 다른 큰 기업들 얘기라고 생각해서 일찌감치 단념한 비상장 중소기업도 있을 것이다. 자본조달이 필요하고 기업홍보가 필요한 경영진이라면 위의 상장요건을 확인하고 즉시 증권사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 그리고 자본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들이 많이 늘어날 예정이므로 투자자들은 공모주 투자에 많은 관심을 가져서 좋은 재테크 기회를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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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

※박동흠 회계사는 삼정회계법인을 거쳐 지금은 현대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15년 차 회계사이며 왕성하게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입니다. 회계사 업무뿐만 아니라 투자 블로그 운영, 책 저술, 강의, 칼럼 기고 같은 일을 하면서 투자를 위한 회계 교육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박 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박 회계사처럼 공모주 투자하기' '박 회계사의 사업보고서 분석법' '박 회계사의 재무제표로 보는 업종별 투자전략'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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