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버진그룹 회장, 꽃미남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손잡다

  • 장박원
  • 입력 : 2018.10.01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사진=매경DB
▲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사진=매경DB
[글로벌 CEO열전-76] 지난달 25일 유튜브에는 괴짜 사업가로 알려진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과 미국 꽃미남 배우이자 제작자인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란히 등장해 화제가 됐다. 두 스타가 유튜브 영상을 함께 찍은 이유는 레이놀즈가 소유하고 있는 '에비에이션 진'을 버진애틀랜틱항공 승객들에게 제공한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서다. 에비에이션 진은 애주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급 알코올 음료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버진애틀랜틱항공은 고객 유치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에비에이션 진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공상 코미디 액션 영화인 '데드풀'의 주연 배우인 레이놀즈는 올해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등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배우지만 브랜슨 회장도 그에 못지않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일찌감치 사람들에게 우주 여행의 꿈을 심어준 기업인이자 놀라운 기행으로 인구에 회자되는 괴짜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그는 흥미로운 뉴스를 가지고 대중 앞에 등장했다. 5월 말에는 버진그룹의 우주비행선이 시험 비행에 성공해 다시 우주 여행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었다. 우주 여행 회사인 버진갤러틱이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에어스페이스센터에서 발사한 우주비행선이 지상 22마일까지 비행하고 무사히 착륙한 것이다. 3년 전 시험비행 실패로 우주 여행의 꿈이 물거품이 될 뻔했는데 이번 성공으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티켓 가격이 25만달러에 달하지만 700명 이상이 신청했고 첫 승객 중에는 브랜슨 회장도 포함돼 있다.

앞서 4월에는 우주 여행에 필적한 프로젝트로 사람들 이목을 끌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도 공을 들이고 있는 하이퍼루프 상용화가 그것이다. 버진그룹의 하이퍼루프는 최대 시속이 1300㎞로 두바이와 아부다비 구간에서 첫 상용화를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지상 운송혁명을 일으킬 하이퍼루프 프로젝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신반의하지만 브랜슨 회장은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는 강한 어조로 이렇게 예언했다. "우리가 하이퍼루프를 이용할 수 있는 시기가 2~3년 앞으로 다가왔다." 우주 여행이나 하이퍼루프나 상용화되지 않아 그의 말이 이루어질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그가 거액을 투자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인류에게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슨 회장은 그의 기행만큼이나 성장 과정도 특이하다. 그는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없는 난독증 환자다. 집은 부자였지만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은 큰 장애물이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절망에 빠졌을 법도 한데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핸디캡을 장점으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책을 읽는 대신 일찌감치 사업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집중력이 떨어지지만 활달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은 사업가에게는 장점이다. 그러나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저력은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였다. 10대 시설 만든 학생용 잡지는 독자들 눈높이에 맞춘 덕에 인기를 끌었다. 이때 경험은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는 본격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음반을 선택해 20대부터 많은 돈을 벌었다. 이는 항공사를 설립하는 기반이 됐다. 항공 사업으로 그는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버진애틀랜틱항공은 지금도 버진그룹 투자 자금의 원천이 되는 캐시카우다.

열기구를 타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횡단하고 버진애틀랜틱항공이 후원한 영화 '007 카지노 로얄'에 카메오로 출연하는가 하면, 무인도를 구입해 휴양지로 개척하는 등 남들이 엄두조차 내지 못할 일들을 감행한 사례는 열 손가락을 꼽아도 모자란다. 그러나 그의 기행이 즉흥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그가 인터뷰나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을 보면 깊은 생각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나를 흥미롭게 하는 일은 스스로를 거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룰 수 없는 도전이 확실하지만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에서 삶의 재미를 찾는다. 두려움의 극복은 기업가를 성공으로 이끄는 첫발이다. 모든 승리자들은 그것을 모범으로 보이고 있다. 그들이 했던 힘든 일과 헌신은 비즈니스를 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 보여준다. 나는 난독증을 앓았다. 학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게 없었다. IQ테스트에서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15세에 학교를 떠난 이유다. 만약 어떤 것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나는 아무것도 못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재산이 많다는 건 극단적인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나에게 책임감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를 창조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를 다르게 만들 수 있는 이슈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뜻이다. 나는 정말 많은 것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열정을 가지고 사업을 하다 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브랜슨 회장의 이런 발언들은 레이놀즈와 의기투합이 단순히 기업 간 제휴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세상에 없었던 알코올 음료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고, 우주 여행객들이 마실 우주 음료 탄생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다른 무엇일 것이다.

[장박원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