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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지배구조 개편 속도... 롯데그룹 향후 행보는?

  • 박재영
  • 입력 : 2018.10.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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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90]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석방된 이후 연달아 계열사들의 지분구조 정리에 나선 것이다.

지난 16일 롯데지주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케미칼 지분 중 일부를 각각 사들였다. 매입한 지분은 총 796만5201주로 지분율로는 23.24%에 해당하며 매입에 필요한 자금 규모는 2조2274억원에 달한다.

이번 지분 매입을 통해 롯데지주는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 중 하나인 롯데케미칼에 대한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켰지만 지주사에 편입된 계열사들이 유통·식품 사업 부문 회사에만 국한돼 반쪽짜리 개편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입하면서 롯데지주 외부에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을 비롯한 30여 개 계열사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향후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호텔롯데의 상장·합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롯데홀딩스 19.1%등 일본 롯데 계열사가 지분의 약 99%를 보유 중인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출범 전 일본롯데홀딩스가 국내 롯데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결국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일본 지분의 희석이 필요한 상태다. 2016년 당시에도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호텔롯데를 상장한 뒤 롯데지주와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신주 발행과 구주 매출 등을 통해 신 회장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일본 지분을 희석시킬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최근 사드 보복 여파와 함께 면세점 매출 감소로 호텔롯데 가치가 떨어진 상태라 상장 기간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IPO 추진 당시보다 실적 하락은 물론 업황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져 있어 당시 거론됐던 20조~30조원 수준의 기업 가치 평가는 현재 불가능해 보인다"며 "호텔롯데가 비상장 상태로 합병을 추진하면 가치 산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단기간에 합병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2016년 3088억원에 달했던 호텔롯데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844억원 적자로 적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565억원에 그쳤다. 면세사업 불황과 함께 호텔사업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으로 인한 비용이 늘어났고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매출에서 10%를 차지하는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유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시장에서는 일러야 후년 호텔롯데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보다 이른 시기에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실적 회복을 통해 상장 시 자본 확충 액수를 늘리는 것보다 가치가 낮더라도 지분 확보 비용을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롯데그룹이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 이후에는 롯데물산을 포함한 롯데알미늄과 롯데렌탈 등 나머지 계열사들의 편입이 이루어 질 것이란 예상이다. 상장한 호텔롯데를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투자회사와 롯데지주의 합병을 진행할 것이란 예상이다. 롯데물산 지분은 호텔롯데가 31.1%, 일본 롯데홀딩스가 57%를 보유한 상태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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