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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넘어선 실업자…경제, 어디가 고장 났나?

  • 최은수
  • 입력 : 2017.01.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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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경DB
▲ /사진=매경DB
[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73]

[뉴스 읽기= 실업자 역대 첫 100만명 돌파…청년실업률 2년째 사상 최악]

 지난해 실업자가 10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다시 30만명대 밑으로 내려가면서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악화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는 262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9만9000명 늘었다.



# 실업률 무엇을 의미하나?

실업률은 현재 경제 현주소를 드러내는 중요한 경제지표 역할을 한다.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데도 일자리가 없어서 놀고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런데 정부에서 인정하는 실업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 실업률을 따질 때는 15세 이상 인구(4342만 명, 2016년)만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는 이들 15세 이상 가운데 다시 경제활동인구(2725만 명)와 비경제활동인구(1617만 명)로 나누고 다시 일자리를 구할 의지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실업자에서 제외시킨다.

그러니까, 실업자(101만 명)는 일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 경제활동인구 가운데서 일자리가 없는 사람만 대상이다(101/2725=3.7%). 실제보다 실업률이 크게 낮게 잡힐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정부가 정한 실업자는 기준(ILO 채용)이 엄격해 1주일 동안 1시간 이상 일한 적이 있는 사람, 1주일에 한 번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취업을 못한 상태에서 부모님 가게에서 주 18시간 이상 무보수로 일하는 사람도 취업자로 분류한다.



# 국민, 101만명이 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명(3.6%) 증가했다.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데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 실업자 수는 2013년 80만7000명 수준이었으나 3년 연속 증가세를 지속해 작년 100만명을 돌파했다.

 연간 실업률은 3.7%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치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162만5000명으로 160만명을 넘어섰다. 쉽게 말해 지난 3년간 경제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의 성장률이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 청년, 10명 중 1명이 백수다

 청년실업률(15∼29세)도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그동안 청년실업률은 7~8%대를 유지해왔지만 2014년 9.0%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9%대를 나타냈다.

 특히 작년 청년실업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청년실업률(7.2%)보다 2.6%포인트나 높은 9.8%로 청년 구직자 10명 중 1명은 백수 상태였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취업의 문턱에서 10년 가까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3년간은 취업난이 가장 극심한 상황이다.



# 경제, 어디가 고장난 것일까.

 한국 기업들이 '성장 절벽'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 시대에서 4차 산업시대로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기업들의 성장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작년 제조업 취업자는 448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5000명(-0.1%) 줄었다. 2009년(-3.2%) 이후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 부진에 내수 둔화, 산업 구조조정이 겹쳐 산업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글로벌 수요 부족으로 조선·해운 등 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철강, 석유 등도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 구조조정 여파로 중장년층이 일자리를 잃었고,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기업들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임시직을 확대하고 있다.

 장사가 안 되자 도소매업체들이 지난해 취업자를 5만4000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회사는 1만8000명 줄였다. 반면에 실직한 사람들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2015년 6월 이후 매달 감소하던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8월 7만9000명이나 늘었다.



# 경제, 어떤 충격이 올까?

 고용 감소는 곧 더 큰 위기가 닥쳐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실업자의 증가는 가계소득 감소를 초래한다. 가계소득이 줄면 내수를 얼어붙게 한다. 실업자들은 소득이 사라지게 되고 당장 소비를 줄이게 된다. 가정 내 분위기도 위축돼 씀씀이를 더 줄이게 된다. 취업자들도 일자리에 대한 위기감으로 지갑을 닫는다.

 고용 악화→가계소득 감소 →소비 위축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 경제, 올해 고용 시장은 나아질까?

 그렇다면 올해 취업 시장은 좋아질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올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탄핵 정국과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김영란법 여파에 따른 소기업, 영세기업, 자영업자 경영난, 본격적인 고용 축소, 구조조정 여파 지속, 경기 불황으로 인해 올해 신규 채용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도 올해 취업자 수 증가 목표치를 26만명으로 낮췄다. 통상 30만명 증가가 암묵적인 목표 수치였지만, 올해 경기를 고려해 스스로 낮춘 것이다.

 12월 가계수입전망 CSI도 89로 11월보다 4포인트 내려갔다. 수입이 늘어날 기대도 하지 않고 지갑도 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 한국, 오바마 경제리더십 배워야

 '실업률 4.7%, 시간당 임금 상승률 2.9%. 8년간 1130만개 일자리 창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제 성적표다. 8년 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인 2009년 1월(7.8%)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임금 상승률 2.9%도 7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오바마가 경제 살리기에 올인한 결과다.

 트럼프도 1조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을 앞세워 '경제 부흥'을 꾀하고 있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하루빨리 탄핵 정국에서 벗어나 경제에 어디가 고장 났는지, 문제점을 하나씩 찾아내 해결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차기 대통령은 경제에 대한 이념 논쟁이 아니라 '경제 살리기'가 엄중한 시대적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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