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6년된 펀드명 왜 바꿨나 이유는 TDF 경쟁 때문

  • 최재원
  • 입력 : 2017.03.07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증권투자 비밀수첩-123] 연초 국내 펀드 시장의 분위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다 트럼프발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감까지 더해지면서 주식형이나 채권형 할 것 없이 수조 원대 자금이 쑥쑥 빠져나가고 있다.

 다만 얼어붙은 펀드 시장에도 불구하고 자산운용사들이 유독 사활을 걸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상품이 하나 있다. 은퇴 시점에 맞춰 생애주기별로 알아서 자산 배분을 하는 방식으로 연금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깃데이트펀드(TDF)'다.

 6일 금융감독원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6월 처음 출시한 '미래에셋평생월급만들기' 펀드 이름을 최근 '미래에셋자산배분형TDF'로 바꿨다. 상품 라인업도 기존에 운용했던 '2030년형'과 '2040년형'에 '2025년형' '2035년형' '2045년형' 등 3개를 추가했다. 기존 펀드를 확대 개편하는 방식으로 TDF 시장 공략 강화를 선언한 셈이다.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부문 사장은 "TDF는 글로벌 자산 비중이 자동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장기 투자상품인 연금펀드의 경우 더욱 효과적"이라며 "곧 전략배분형 TDF도 출시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연금자산 투자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이 출시된 지 6년 가까이 된 펀드 이름을 바꾼 이유는 지난해부터 경쟁 운용사들이 TDF란 이름을 직접 내건 상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가운데)이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한국투자TDF알아서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가운데)이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한국투자TDF알아서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
 국내 자산운용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미국 캐피털그룹과 손잡고 '삼성한국형TDF'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출시 10개월 만에 수탁액 700억원을 돌파했다. 업계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말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 시리즈를 내놨고, 업계 3위 KB자산운용은 세계 최대 TDF 1위 사업자 뱅가드와 손잡고 상반기 내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100세 시대'로 지칭되는 빠른 인구 고령화 국면에서 저금리와 저성장으로 단순히 안전자산 또는 위험자산으로 개인이 직접 연금을 굴리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경험을 10년 이상 먼저 한 주요 선진국에선 TDF가 연금자산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06년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Default Option)' 제도를 도입한 미국의 경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 기업의 86%가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TDF를 선택하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연금 가입자가 별도 상품을 선택하지 않으면 금융회사별 대표 연금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제도다. 10~30년 이상 장기로 굴려야 하는 연금상품의 속성상 시장 상황과 은퇴 시기에 맞춰 알아서 자산을 배분하고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으로 TDF만 한 것이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민주영 KEB하나은행 연금사업부 차장은 "생애주기별로 자산 배분 비중을 자동적으로 조절해주는 TDF 상품이 연금 운용에서 현실적으로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TDF를 둘러싼 운용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증권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