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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시장 지각변동…어떤 일 일어날까?

  • 최은수
  • 입력 : 2017.09.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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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107]

[뉴스 읽기= SK하이닉스 연합군, 도시바 메모리 품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일본 도시바 메모리 인수자로 선정됐다. 일본보다 20년 늦게 출발한 한국 반도체 기업이 일본 최대 반도체 기업이자 낸드플래시 원천 기술을 보유한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도시바 인수 소식에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3.1% 오른 8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시가총액이 60조원을 돌파했다.

# 왜 시장 반응이 뜨거울까?

SK하이닉스 연합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 소식에 왜 시장 반응이 뜨거운 걸까. 제4차 산업혁명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이 생활 속으로 들어오면서 정보처리 속도 빨라지고 용량이 많아져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연간 15억대 규모 스마트폰 수요가 반도체 수요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 소식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고가 행진을 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처음으로 8만원 고지를 밟았고 삼성전자도 260만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60조원을 돌파하며 코스피 2위 자리를 굳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낸드플래시란?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이 인수한 도시바의 낸드플래시란 무엇일까.

반도체는 기억 저장장치로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로 나눠진다. D램은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자료가 사라지는 반면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장치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USB가 낸드플래시의 대표적인 저장장치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나 내려받은 음악과 동영상을 저장해두고 꺼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메모리도 낸드플래시다.

도시바는 1987년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상용화하면서 원천기술을 확보했고 전 세계 생산량의 2위(시장점유율이 16.1%)를 자랑하고 있다. 이 분야 세계 1위는 삼성전자로 2분기 시장점유율이 38.3%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세계 시장 규모는 약 367억달러(약 41조4000억원)로 2021년까지 40% 더 커질 전망이다.

# 도시바, 왜 몰락했나?

도시바는 '일본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회사다. 일본 최초로 냉장고와 세탁기, 컬러TV를 내놨고 세계 최초로 노트북과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개발했다.

이런 142년 역사를 지닌 도시바가 왜 몰락하게 된 걸까. 원자력발전 사업 실패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2006년 원전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약 6조1600억원)에 인수했지만 이 회사의 독립경영을 철저히 지키는 경영 방침을 고수하느라 분식회계로 짜 맞춘 7조원대 손실을 감지하지 못했다.

여기에 △경영진 내 파벌주의 △변화를 외면한 노선 수정 없는 '유훈경영' △'예스맨'의 상명하복 문화 △정경유착의 '지름길' 추구 △자기 최면에 빠져 치유 기회를 놓친 점을 일본 언론들은 5대 경영 실패 원인으로 꼽는다.

도시바의 몰락은 어떤 기업도 잘못된 선택을 하면 예외 없이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 SK하이닉스, 어떤 효과 갖게 되나?

아직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로 어떤 효과를 얻게 될지 예단하기는 이르다. 구체적인 인수 조건과 기술 이전 정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낸드플래시 기술 확보에 있다. 앞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도시바의 원천기술을 얼마나 이전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만일 원천 특허를 이용하게 된다면 4세대(64단 또는 72단) 낸드플래시 기술을 더 안정화하고, 5세대 제품은 개발 시기를 앞당겨 급성장의 토대를 만들 수 있다. 기술력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시바의 2강 체제가 구축될 수 있다.

문제는 지분의 50.1%를 보유할 도시바와 일본 정부가 원천기술의 해외 유출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 어떤 문제 발생할 수 있을까?

수조 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자체 3D 낸드플래시 투자가 늦춰지면 오히려 SK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매각 대상에서 배제된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국제중재법원 제소도 넘어야 할 과제다. 자금지원은 전환사채(CB) 형태가 아닌 단순 융자 형태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들러리가 되지 않도록 꼼꼼하고 깐깐한 협상이 필요하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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