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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26위에서 허우적…왜 늪에 빠졌나?

  • 최은수
  • 입력 : 2017.09.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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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108]

[뉴스 읽기= WEF 국가경쟁력 4년째 26위…노동·금융이 발목]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4년째 제자리걸음 하며 137개국 중 26위에 머물렀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후진적인 노동시장 효율성과 낮은 금융시장 성숙도, 정부 규제 및 정책 결정의 불투명성, 기업의 윤리 경영 의식 부족과 유명무실한 이사회 등이 국가경쟁력 저해 요소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4년 연속 최저 순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국가경쟁력지수란?

국가경쟁력지수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포괄하는 한 국가의 종합 경쟁력을 말한다. 국제 경제 환경 속에서 한 나라의 경제 주체들이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총체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글로벌 싱크탱크(Think Tank)로 유명한 세계경제포럼(WEF)과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번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는 국내 대·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3대 분야, 12개 부문, 114개 항목에 대해 통계(34개)와 설문(80개) 조사를 통해 평가가 이뤄졌다. 이 때문에 정확한 국가경쟁력을 나타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설문 평가가 극히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어떤 분야를 측정하나?

국가경쟁력은 경제 인프라, 경제 효율성, 기업 혁신 활동 등 3개 분야 12개 항목에 대한 경쟁력을 토대로 전체 경쟁력을 산출한다. 경쟁력을 산출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경제 주체가 잘 뛸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 교육·보건체계를 잘 갖추고 있는지를 기본 요소(factor-driven economy)로 본다.

그다음으로 경제 메커니즘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efficiency-driven economy)를 측정한다. 교육경쟁력, 제품시장의 효율성, 인력시장의 효율성, 금융시장의 성숙도, 기술 발전 준비성, 시장 자체의 크기 등이 측정 항목이다.

마지막으로 경제가 얼마나 혁신 지향형(innovation-driven economy)인지를 평가한다. 기업 활동이 성숙됐는지, 혁신 강도가 높은지가 평가 항목이다.



# 국가경쟁력 세계 26위…중국 27위로 턱밑 추격

WEF가 평가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137개국 중에서 26위에 그쳤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07년 역대 최고 11위까지 오를 정도로 한때 10위권을 넘봤다.

하지만 이후 추락하기 시작해 2014년 26위까지 떨어진 뒤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무려 15단계나 추락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중국의 추격이 거세 27위로 한국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빠른 속도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 국가경쟁력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일까. 노동과 금융경쟁력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12개 평가 항목 중에서 '노동시장 효율성'은 73위, '금융시장 성숙도'는 74위로 심각한 상황이다. 노동 분야 중에서도 노사 간 협력은 130위, 정리해고 비용 112위, 고용과 해고 관행 88위로 전 세계 꼴찌 수준이다. 전문경영인 신뢰도는 39위로 뒷걸음질 쳤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90위)도 저조한 상태다. 경제의 혁신 역량을 보여주는 기업 혁신은 18위에 그쳤다.

금융경쟁력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금융시장 성숙도는 아프리카 후진국 우간다(77위)보다 세 단계나 낮다.

그도 그럴 것이 은행에서는 대출받기(92위)가 하늘의 별 따기인 데다 부실 대출로 은행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은행건정성(102위)이 매우 낮다. 여기에는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 스위스, 싱가포르, 미국 배워야

스위스, 미국, 싱가포르가 세계 국가경쟁력 1·2·3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경쟁력이 강할까.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금융시장과 노동시장 경쟁력이 매우 강하다. 쉽게 취업하고 쉽게 일자리를 얻고 능력 있는 사람이 대우받고 일하는 나라다.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 사법부 독립성, 공무원의 공정한 의사결정, 정부의 효율적인 예산집행, 정책결정의 투명성, 기업 경영윤리,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등에서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달리 기업경영 효율성과 혁신 역량이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혁신을 하려고 해도, 4차 산업혁명이 밀려와도 규제개혁이 발목을 잡고 있어 개혁에 대한 체감도가 낮다.

대한민국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갈 길이 멀다. '정치'라는 비생산적인 것에 정신 팔지 말고 '경제'라는 생산적인 것이 우선시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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