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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성간 장거리 우주여행은 불가능한 꿈일까?

  • 박상준
  • 입력 : 2018.03.0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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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워즈'의 초공간 도약 장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SF적 상상일 뿐이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박상준의 사이언스&퓨처-5]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같은 영화들이 심어주는 큰 환상이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그런 멋진 항성 간 장거리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다. 과연 국제선 비행기 타고 다니듯이 우주 이곳저곳을 누비는 일이 미래엔 가능해질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우주의 기본적인 물리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바로 상대성이론 이야기인데, 이에 따르면 우주에서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다.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가 광속에 도달하는 순간 질량은 무한대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며, 무한한 질량을 지닌 물체의 운동을 제어하려면 무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즉 논리적으로 불가능의 영역에 들어가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은 물론 '인터스텔라'처럼 과학적으로 상당히 그럴듯해 보이는 영화들조차 '웜홀'이라는 개념을 끌어들인다. 웜홀을 이용해 일종의 초공간 도약, 혹은 '와프(warp)' 항법이라는 수단으로 순식간에 장거리를 뛰어넘는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웜홀은 그저 SF적인 상상일 뿐,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 아니다. 단지 까마득한 우주 공간을 여행할 수 있는 논리적 설명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그럴듯한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장거리 우주여행은 과연 이룰 수 없는 꿈인 걸까?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 광속보다 느리게 천천히 날아가면 된다. 몇 십 년이나 몇 백 년이 걸리겠지만. 게다가 빛의 속도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최대한 가속하면 할수록 우주선 안에 타고 있는 사람에게는 시간도 천천히 흐른다. 이 역시 상대성이론에 따른 것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정지해 있는 물체보다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시간 지연 효과다. 하지만 이런 효과도 목적지에 가까워지면서 우주선을 감속할수록 사라지게 되고, 무엇보다도 가속할 때만큼이나 감속하는 데에도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소요된다. 결국 이것저것 따져보면 인간이 태양계를 벗어나 다른 항성계로 여행하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과연 방법이 없는 걸까?

우주의 까마득한 물리적 공간이 건널 수 없는 장벽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우리 인간의 생물학적인 한계 때문이다. 인간은 계속 양분을 섭취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명이 한정되어 있어 결국에는 죽음을 맞는다. 몇 백 년씩 걸리는 장거리 우주여행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은 존재다. 설령 인공동면 기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몇 백 년의 시간이면 생물학적 부패나 부식 과정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육신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대체해버리면 어떨까? 유기물, 즉 탄소에 기반한 신진대사가 더 이상 필요 없도록 무기질 기계 몸체로 바꾸어버리는 것이다. 커즈와일 같은 미래학자가 전망하는 '특이점'이 바로 그런 변화를 말한다. 인간 두뇌의 모든 정보를 컴퓨터 가상공간에 옮겨놓으면 인간은 사실상 영생을 누릴 수 있으며, 육신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공각기동대'의 주인공처럼. 이렇듯 인간이 기계와 결합하면 장거리 우주여행의 천문학적인 스케일에 걸맞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사실 이런 이론은 외계생명체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꽤 설득력 있는 가설이다. 만약 외계에서 온 우주선이 지구로 온다면, 탑승자는 우리처럼 유기물 생명체가 아니라 일종의 로봇 생명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놀라운 과학기술을 쓸 수도 있지만, 상대성이론과 같은 우주 공통의 물리 법칙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존재보다는 무기질 형태의 생명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과학적으로 설득력이 있다.


▲ '스타 트렉' 극장판 1편(1979)에 등장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외계 기계생명체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가 왜소해 보인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우주에는 인간과 같은 유기물 생명체 말고 전자칩 같은 기계 생명체가 정말 있을까? 사실 1979년에 나온 '스타트렉' 극장판 1편이 바로 이런 설정을 담은 작품이었다. 오래전 지구에서 쏘아 올린 보이저 우주탐사선이 먼 미래에 어떤 외계 행성에 도달한다. 그런데 그곳엔 기계 생명체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려온 보이저호를 신의 강림으로 받아들이고 추앙하면서 거기에 깃든 과학기술을 스스로 습득하고 발전시켜 놀라운 문명을 이룩한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현실의 외계생명체 연구에 대해 짚고 넘어가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 독자가 있다면 상당히 눈치가 빠른 것이다. 그렇다. 지금 이 시간에도 큐리오시티나 오퍼튜니티 같은 로봇 탐사선이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 열심히 화성 표면을 누비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들은 화성에서 '지구형 생명체'를 찾고 있는 것이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상황인 셈이다.

드릴로 구멍을 뚫어 화성 토양의 샘플을 얻는 탐사선 큐리오시티 /사진=NASA
▲ 드릴로 구멍을 뚫어 화성 토양의 샘플을 얻는 탐사선 큐리오시티 /사진=NASA

화성은 지구와 전혀 다른 토양이나 대기 환경을 지녔고 기온이나 기압, 중력과 자기장 등등 모든 조건들이 다르기 때문에 만약 화성에 생명체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지구와는 아주 이질적일 것이다. 화성에서 물의 존재가 확인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지구형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속단하긴 이르다. 사실 과학자들도 이런 가능성들을 알고 있겠지만 달리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일단은 지구형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외계생명체와 관련해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10년에 중대 발표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중요한 내용을 곧 발표한다고 사전 예고까지 해서 온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일이었다. 과연 어떤 내용이었는지 다음 글에서 상세히 살펴보자.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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