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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의 공통점...'영업 레버리지 효과'

  • 박동흠
  • 입력 : 2018.08.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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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27]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지속 여부에 물음표를 던지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많이 떨어졌다. 2018년 반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2분기 누적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7%, 영업이익은 27% 증가했다. 백색가전,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업부 실적이 작년만 못했지만, 반도체 사업부만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61% 증가하며 삼성전자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영업이익만 23조원으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 30조원 대비 약 77%나 될 정도로 절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안 좋은 전망이 나오니 실적이 좋아도 주가는 내려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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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2018년 2분기 누적 기준 실적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47%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은 무려 80%증가하여 10조원에 육박했다. 회사의 2017년 연간 영업이익은 약 14조원이었는데, 6개월 만에 벌써 작년 실적의 70%를 채운 셈이다. 그러나 주가는 최근 3개월 사이 20% 넘게 빠졌다.

주가는 선행지표 성격이기 때문에 호실적을 기록해도 나쁜 전망이 나오면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에 다시 좋은 전망이 나온다면 주가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시가총액 300조원과 6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추이를 보면 글로벌 시장 전망에 따라 하루에 주가가 5% 이상씩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형태를 벌써 몇 년째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SK하이닉스 실적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매출액보다 영업이익 증가 폭이 더 크다는 사실이다. 이 회사 임직원 또는 주주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매출액 증가도 기분 좋은 사실인데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를 차감한 영업이익 증가 폭이 더 크니 임직원은 초과이익분배금(Profit Sharing), 주주는 더 많은 배당금에 대한 기대가 가능하다.

어떻게 이들 기업은 매출액보다 영업이익 증가 폭이 더 크게 나올 수 있었을까? 정답은 재무제표 안에 있다. SK하이닉스 사례를 통해 그 원인을 파헤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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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018년 반기 동안 매출원가와 판매비와 관리비로 9,148,942백만원만큼 사용했고, 그 세부 내역을 위와 같이 정리하여 비용의 성격별 분류 주석사항으로 공시했다.

약 9조원 중에서 인건비와 상각비 합계가 약 4조6000억원으로 회사 전체 영업비용의 50%를 차지한다. 전년도 반기에는 이들 금액의 합이 3조7000억원이었으니 같은 기간 대비해서 9000억원 정도 늘어난 셈이다. 매출액이 같은 기간 6조원이나 늘어난 것에 비하면 이들 비용 증가 폭은 매우 작았다. 우리는 인건비와 상각비를 가리켜 고정비라고 부른다. 회사의 생산량에 비례적으로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건비나 상각비 같은 고정비에 따라 매출액보다 영업이익 변동 폭이 더 확대되는 것을 가리켜 영업레버리지 효과라고 한다. 고정비가 지렛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출액보다 이익 증가폭이 더 커진다. 문제는 이 효과가 반대로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매출액이 감소하게 되면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지금 자본시장에서 우려하는 것 역시 이 부분이다. 반도체 산업의 고정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매출액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이익 감소 폭은 더 커질 것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7%를 차지하는 반도체 영업이익이 감소한다면 전사 영업이익의 대폭 감소는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반기 영업이익률은 양사 모두 50%를 넘겼다. 한참 어려움을 겪는 현대차 영업이익률 3.5% 대비해서 14배가 넘고, 우리의 부러움의 대상인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영업이익률과 맞먹는 수치다. 그러나 자본시장은 반도체 산업 사이클이 꺾인다면 2년 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영업이익률 19%, 26%로 다시 회귀할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이렇게 영업 레버리지 효과는 이익률 편차를 크게 만든다.

압도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였던 우리나라 대표 산업의 이익률이 다시 과거처럼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D램과 낸드플래시 현물가격이 이미 떨어진 것으로 발표되었지만 여전히 메모리 수요는 줄지 않았다는 뉴스도 나온다. 미리 비관할 필요는 없지만 고정비 부담이 큰 산업인지라 경계 또한 늦춰서도 안 될 것이다. 관련된 투자자나 이해관계자라면 산업 전망에 따라 손익 변동 폭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계속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
▲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

※박동흠 회계사는 삼정회계법인을 거쳐 지금은 현대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15년 차 회계사이며 왕성하게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입니다. 회계사 업무뿐만 아니라 투자 블로그 운영, 책 저술, 강의, 칼럼 기고 같은 일을 하면서 투자를 위한 회계 교육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박 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박 회계사처럼 공모주 투자하기' '박 회계사의 사업보고서 분석법' '박 회계사의 재무제표로 보는 업종별 투자전략'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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