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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리스기준서 1116호의 도입에 따른 영향과 고려사항

  • 이재홍
  • 입력 : 2018.09.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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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28] 올해 상장기업의 반기재무제표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두 가지 굵직한 신규 기준서의 적용인데요. 매출액을 측정하는 수익인식기준서 IFRS 1115호의 도입과 함께 금융상품의 회계처리 기준을 정한 IFRS 1109호의 적용이었습니다. 최근 공시된 상장기업의 반기보고서 주석을 참고하면 과거와 비교해 재무제표의 금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에도 새로운 기준서 도입이 예고돼 있습니다. 바로 K-IFRS 1116호 리스 기준서의 도입입니다. 리스는 필요한 자산을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것을 말합니다. 가정에서도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등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지요. 주택을 빌려 쓰는 전세나 반전세도 리스의 흔한 형태입니다.

지금까지 리스 이용자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은 두 가지로 분류되었습니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인데요. 회계처리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금융리스는 계약의 성격을 볼 때 단순히 물건을 빌린 것이 아니라, 돈을 빌려서 그 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가정합니다. 따라서 재무제표에 자산과 부채를 함께 기록합니다. 이후 자산은 감가상각비로 비용화되고, 리스료는 이자비용으로 처리했습니다. 반면에 운용리스로 분류되는 것들은 자산과 부채를 기록하지 않고 리스료만 손익계산서에 비용으로 처리하면 됐습니다. 따라서 운용리스로 처리하는 것보다 금융리스로 처리하는 것이 부채비율이 높게 표시됩니다. 자산과 부채 금액이 동액이 증가하면 부채비율은 상승하게 되는 것이 원인입니다.

그런데 국제회계기준을 만드는 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공주물산의 이 회장은 금융리스로, 영양물산의 권 회장은 운용리스로 벤츠를 타고 다닌다. 똑같이 회장이 벤츠를 타고 다니는데 금융리스로 처리한 공주물산은 영양물산보다 부채비율이 더 높게 나오지 않느냐? 또 영양물산은 운용리스로 처리하니, 실제 사용하고 있는 벤츠가 재무제표에 표시되지도 않는다. 똑같이 벤츠를 빌려타는데 회계처리가 달라서 되겠냐?"

그래서 새로운 리스기준서에는 운용리스를 금융리스처럼 회계처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상장사들도 바빠졌습니다. 리스기준서를 당장 내년부터 도입해야 하고, 올해 말 감사보고서에 기준서 변경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서 공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리스기준서의 도입으로 회사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요? 리스기준서 도입으로 공주물산의 재무제표는 영향이 없겠지만, 영양물산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영양물산은 벤츠를 자산으로, 향후 내야 할 리스료의 합계를 부채로 기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산과 부채가 동일한 금액만큼 증가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의 부채비율이 상승하게 됩니다. 부채비율이 증가하면 영양물산에서 긴장해야 할 분이 계십니다. 누구일까요? 바로 자금부장님입니다. 지금 바로 차입금 약정서를 검토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 약정서를 보면 기한이익의 상실 조항이 있습니다. 회사의 부채비율이 차입 약정 시 정해놓은 비율 이상이 될 경우 바로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조항입니다. 갑자기 차입금을 갚아야 하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채권자들과 협의해야 합니다. 또한 부채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회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업 가치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EBITDA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판관비의 임차료로 비용 처리하던 부분이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으로 나뉘게 됩니다. 영양물산의 기업가치는 과거의 방식으로 계산한다면 EBIDA 측면에서는 유리한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자비용과 감가상각비의 처리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기준서의 변경으로 인해 영향이 큰 업종은 무엇이 있을까요? 주로 부동산이나 차량 임차를 많이 해서 영업하는 업종인데요. 백화점이나 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종, 물류창고를 임대하거나 차량을 지입해서 운영하는 물류업종, 지점을 많이 운영하는 은행이나 기타 금융업종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금융업종은 법률에서 NIM, BIS 지표를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이미 많은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주식 투자자들은 투자하고 있는 회사가 얼마만큼의 영향을 받을 것인지 대략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 주석을 확인해보면 됩니다. 주석에 운용리스에 대해 공시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때 향후 지급해야 할 리스료에 대한 자료가 나오는데 이 부분이 크다면 단기적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할 수 있는 회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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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홍 회계사]

※공주사대부고를 거쳐 한양대 경영학부를 졸업했습니다.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자격이 있고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와 재무 자문 업무를 수행했으며 KEB하나은행 기업컨설팅센터에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기업 전략 수립, 내부 통제 개선 등과 회계·세무 자문(가업승계, 상속세·증여세)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기업·개인 고객을 위한 세무 자문, 재무실사와 기업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이것이 실전회계다'(공저)와 'LOGISTAR FORECAST 2017'(공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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