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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공시? 누가 하는지부터 따져라

  • 최병철
  • 입력 : 2018.09.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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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29] 기업이 유상증자 공시를 하면 지레 겁부터 먹는 것이 일반적인 투자자들이다. 특히 '주주 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에게 일정한 주가에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방법으로서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그리 좋게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유상증자의 이유와 그 자금의 사용 목적에 따라 투자자들 판단은 달라질 수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유상증자 공시는 해당 기업이 유상증자를 할 때만 공시하는 것은 아니다. 9월 11일 한화케미칼이 유상증자 공시를 했는데, 이는 한화케미칼의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한화케미칼의 자회사가 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공시이니 한화케미칼 주주들은 청약 및 납입을 할 필요 없는 것이다. 아래의 내용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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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이 유상증자 공시를 내긴 했지만, 정확히 하면 한화케미칼의 종속기업인 한화첨단소재가 주주에게 배정하는 신주 발행을 한다는 것이다. 확인해보면 600만주를 8만3796원에 유상증자를 하므로 5027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한화첨단소재 주주들에게 조달받겠다는 것이다. 단 한화첨단소재의 100% 지분을 모두 한화케미칼이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는 한화케미칼이 100% 자회사인 한화첨단소재에 약 5027억원의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한화첨단소재는 이 5027억원을 어디에 쓸 예정일까? 위 공시 내용을 보면 시설자금으로 약 633억원, 기타자금으로 4395억원을 사용할 목적이다. 시설자금은 설비투자 목적의 자금이므로 쉽게 내용이 이해되고, 금액도 전체 금액 중에서 큰 금액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한화케미칼이 한화첨단소재에 납입할 것이라 예상되는 금액 중 대부분의 금액인 약 4395억원은 시설자금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공시를 추가적으로 자세히 읽어보면 그 4395억원이 어디에 사용될 것인지가 짐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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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공시 사항을 고려하면 시설자금으로 사용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첨단소재가 한화큐셀코리아라는 회사를 흡수합병하기 때문에 한화큐셀코리아 주주들에게 합병 대가로 지급될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화큐셀코리아 주주가 누구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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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코리아 주주는 2017년 말 기준으로 위와 같다. 모두 지분율은 각기 조금씩 다르지만 한화그룹 지주사와 계열회사들이다. 결국 한화큐셀코리아 주주 모두 한화그룹의 각 사이며, 이들에게 합병교부금을 지급하고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첨단소재가 합병되며, 결국 한화첨단소재는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이므로 한화케미칼의 100% 지분율 지배하에 기존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가 합병된 회사가 놓이게 되며, 복잡했던 지배구조가 다소 단순화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한화큐셀코리아는 2017년 기준 연매출 약 1조2790억원, 영업이익 약 722억원, 당기순이익 약 307억원이 난 기업이다. 이 기업을 태양광 사업의 향후 미래 경영 성과에 따라 이번 한화케미칼의 자회사 유상증자 참여(투자)가 성공한 투자였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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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철 회계사]

※최병철 회계사는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하며 회계감사,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현재는 기업 실무자, 증권사 직원, 법조인, 언론인, 대학생 등 다양한 사람에게 회계와 재무제표 실무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회계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저서로는 '개미마인드:재무제표로 주식투자하라' '지금 바로 재무제표에 눈을 떠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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