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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단톡방에서의 소통 조직신뢰 해치는 까닭은

  • 박종훈
  • 입력 : 2017.06.0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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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인사이트-141] 최근 업무상 커뮤니케이션에도 카카오톡을 많이 이용하면서 이른바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도 활성화되고 있다. 보통 업무나 프로젝트에서 소통의 효율성을 높이고 팀원 간 협동을 장려하기 위해 관련된 팀원들 모두가 단톡방에 초대돼 투명한 의사소통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이런 소통의 투명성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조직관리와 리더십 전문가인 데이비드 크레머 케임브리지대 Judge Business School 교수는 전자 커뮤니케이션상에서의 투명성이 오히려 조직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소개했다.

크레머 교수는 이를 이메일 참조(cc) 관련 실험을 통해 설명했다. 크레머 교수 연구팀은 직장인 594명에게 동료로부터 받는 이메일에 직장 상사가 참조(포함)된 경우를 단계별로 상상하게 한 뒤 동료에게서 얼마나 신뢰받고 있다고 느끼는지 물었다. 실험 결과 이들은 이메일에 상사가 더 많이 포함될수록 동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나아가 상사가 더 많이 포함될수록 심리적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으며 전체 조직 문화의 신뢰 수준 역시 낮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무엇을 의미할까? 크레머 교수는 이에 대해 전자 커뮤니케이션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업무의 효율성과 팀원 간 협동을 높이기 위한 만능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팀원 간 소통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료·조직 간 신뢰에 회의를 느낀 팀원들이 자신이 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느낌으로써 입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크레머 교수는 소통의 투명성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되며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레머 교수는 조직의 상급자들에게도 이 점을 인지하고 적절히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 상급자들은 만약 자신이 팀원들 간 이메일에 불필요하게 많이 포함되고 있다면, 조직 간 신뢰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크레머 교수는 상급자들이 아래 팀원들로 하여금 소통에 있어 항상 상사를 포함시킬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필요한 단계에서만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오피스365(Office365), 슬랙(Slack), 야머(Yammer) 등과 같이 관련된 모든 이들을 포함시켜 소통과 관계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크레머 교수는 필요한 경우 조직 또는 상급자가 관련 팀원을 모두 소통에 포함시키는 목적을 명확히 설명함으로써 이들이 이를 평가나 감시의 일환으로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단톡방으로 돌아가보자. 필요한 경우 관련된 팀원을 모두 초대하는 단톡방을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업무에 관한 모든 대화를 해당 채널에서만 나누게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소통의 투명성 그 자체만 추구한 나머지 팀원들 간 신뢰를 손상시키고 그들의 입을 닫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상급자나 팀 전체가 알 필요가 없는 개인의 업무 내용은 다른 채널을 통해 소통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상급자는 이에 대해 단톡방에서 꼭 논의돼야 할 사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해주는 한편 단톡방을 팀원들에 대한 평가 또는 감시 목적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

[박종훈 기업경영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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