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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상과열…이유가 뭘까?

  • 최은수
  • 입력 : 2017.06.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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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92]

[뉴스 읽기= 서울 아파트값 17주 상승…수도권으로 번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집값 급등세가 수도권 신도시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새 0.13% 올라 1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도 지난해 10월 말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태세다.



# 가구당 재산 74%가 부동산

우리나라 중산층 이상의 국민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 중 대부분은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생겨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되고 있고 월세, 전세를 통해 임대소득을 창출할 수 있어 재산 증식을 위한 재테크 1순위가 되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한 가구가 갖고 있는 순자산 규모는 3억6152만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 순자산 가운데 건설·토지·입목 등 부동산 자산이 73.9%(2013년 75.4%, 2014년 74.6%)에 달한다. 이 비율은 2013년 75.4%, 2014년에도 74.6%를 기록했다.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 값이 오르면 부자가 되고 떨어지면 가난해진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어 가처분 소득이 줄게 되고 이로 인해 내수마저 위축되는 구조다.



# 국가재산 87%가 부동산

우리나라 국가의 국부는 1경2395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9배에 달한다. 그런데 또 문제가 있다.

국민순자산(자산-부채)의 87.3%(1경784조1000억원)가 토지, 건물 등 부동산에 묶여 있다. 이로 인해 건물, 설비 등 실물자산(비금융자산)이 1경2126조5000억원으로 국가 재산의 98.1%를 차지하고 있다. 가히 우리나라는 '부동산 공화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가가 어떤 부동산 대책을 내놓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동산 심리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규제의 틈새를 활용해 부를 창출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 지금, 부동산 왜 오를까?

그렇다면 새 정부 들어 왜 부동산 값이 출렁이는 것일까?

일단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돈이 갈 곳이 없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시중을 떠도는 부동자금이 사상 최대치인 1010조3000억원에 달한다.

일부는 주식으로, 일부는 부동산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일부 자금은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금의 상당액이 특정 지역과 상품에 몰리면서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의 이유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 이유1= 부동산 정책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경제가 부동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위축=경제 위축'이기 때문에 경기 부양을 바라는 정부 입장에서 '부동산 규제'라는 악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도시 재생 공약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집값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 이유2= 집값 잡는 정책 실패가 많다

시장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집값을 잡으려다 오히려 집값 폭등을 유발시킨 점을 주목하고 있다. 논리적 연계성은 부족하지만, 새 정부 정책이 참여정부와 유사하더라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적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지시한 8월 가계부채 대책이 대출 규제 강화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0년간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은 실효성 없이 '강남 불패'의 믿음만 줬다.



#이유3= 노후 대비로 투자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주택 실소유자들보다 투자자들이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 노후를 대비한 월세 수익원으로 부동산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투자보다 부동산을 통한 수익 창출이 더 안정적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 한 건설사의 지난 6년간 분양 통계를 분석한 결과 10년 전 35세 이하가 분양받던 소형 아파트를 최근에는 50·60대가 거의 70%를 분양 받는다.



#이유4= 제도보다 시장이 먼저 움직인다

지금 시장의 화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부활이다.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는 개발이익이 1인당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의 최고 50%를 정부가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로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에 도입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2013년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됐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재건축 단지에 내년부터 적용되며 집값 전망에 따라 많게는 억대 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다.

지금 시장에는 부담금을 피하기 위해 재건축 조합들이 서둘러 재건축에 나서면서 이곳에 돈이 몰려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시에 재건축 이주자들의 전세 수요 급증이 전세와 매매가격 상승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유5=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부동산 시장의 원리는 간단하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면 오르게 되어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강력한 규제에도 주택 상승이 가팔랐던 이유는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초과이익환수제가 내년 시행되면 재건축 시장이 위축돼 주택 공급이 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집주인들이 이익 감소분을 집값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새 정부의 대책은 시장을 냉각시키는 무차별적인 규제보다 집값 상승의 원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찾아내 '맞춤형 규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섣부른 규제로 시장이 얼어붙으면 오히려 실수요자만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생기고 경기 부양에 실패하게 된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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