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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폐지하는 IBM 업무생산성 정말 UP될까

  • 윤선영
  • 입력 : 2017.07.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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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인사이트-145] 지난 5월 IBM은 파격적인 발표를 했다. 수십년 동안 진행해오던 재택근무제도를 폐지한 것이다. IBM은 직원들이 한 달 안에 사무실로 복귀하거나, 회사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20분기 연속 실적이 부진하고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의 고액연봉에 주주들이 불만을 제기하면서 자사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재택근무 폐지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직원들이 한 공간에서 일을 하면 협업이 더 잘되며 업무진행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원격근무의 '선구자'로 불리던 IBM의 선택은 충격적이지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들은 점점 재택 혹은 원격근무 제도를 줄이거나 없애는 추세다. 야후는 2013년에 이미 재택근무를 폐지했고,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미국 보험사 애트나(Aetna)도 원격근무 비중을 줄였다.

그런데 과연 재택근무 제도를 폐지하는 게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에 더 도움이 될까. 니콜러스 블룸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연구에 따르면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보다 오히려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 업무 생산성을 더 높인다. 블룸 교수의 연구조사는 최근 '인사이트 바이 스탠퍼드 비즈니스'에 소개되었다.

블룸 교수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업자인 시트립(Ctrip)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해 연구조사했다. 이 연구조사에는 제임스 리앙(James Liang) 시트립 공동창업자, 존 로버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지춘 잉(Zhichun Jenny Ying) 당시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박사과정생도 함께했다. 연구조사에 참여한 249명의 시트립 직원 중 절반은 9개월 동안 재택근무를 하고(1주일에 한 번만 사무실에 출근함) 나머지 절반은 사무실에서만 근무했다.

약 2년 동안 시트립 직원들을 연구조사한 결과, 재택근무를 한 직원들의 성과는 13%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재택근무를 한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으며 재택근무를 한 직원들의 퇴사율은 사무실에 나와 근무하는 직원들의 퇴사율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렇게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블룸 교수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말했다.

첫째,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근무시간을 풀로 채워 일한다. 사무실에서는 교통체증 때문에 지각을 하거나, 집에 문제가 생겨 조금 일찍 퇴근을 해 근무시간을 꽉 채우지 못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재택근무를 하면 근무시간에 풀로 일을 할 수 있다.

둘째, 재택근무를 하면 사무실에서 일할 때보다 더 집중하며 일할 수 있다. 블룸 교수에 따르면 "사무실은 사실 시끄러운 공간"이라며 누군가가 간식을 갖고 왔다면 그 소식이 전해져 사람들이 모이고, 누군가가 퇴사를 하면 함께 모여 작별인사를 하는 등 사무실에는 '방해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면 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조용히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택근무를 한 직원들의 퇴사율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 퇴사율과 비교했을 때 50% 감소한다는 점도 기업들은 눈여겨 봐야 한다. 이는 단순히 직원들의 업무 성과 향상에 재택근무가 좋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하면 회사를 나가는 직원의 비율이 낮아져 회사가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데 투자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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