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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에도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

  • 이덕주
  • 입력 : 2017.07.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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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146]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은 한국만의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미국에서도 인문학 전공자들이 "인문학 전공으로 뭘 할 수 있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순수 인문학 전공자뿐 아니라 한국에서 문과로 분류되는 상경계, 법학 전공자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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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최근 나온 기사를 통해 '인문학 전공이 어떻게 디지털 시대에서도 쓰일 수 있는지'에 관한 책을 세 권 추천했다. 모두 올해 나온 책이다. 첫 번째는 'The Fuzzy and The Techie'라는 책으로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VC)인 스콧 하틀리가 썼다. 이 책의 부제는 '왜 인문학이 디지털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라는 거창한 제목이다. 책의 제목에서 'The Fuzz'는 인문사회학 전공자, 'The Techie'는 컴퓨터공학 전공자를 뜻한다고 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문과와 이과를 나누는 이분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인문학 전공자는 컴퓨터를 모르고 컴퓨터 전공자는 인문학을 모른다는 이분법이다.

또한 기술 발달로 인해 코딩의 장벽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깃허브(GitHub)나 스택오버플로(Stack Overflow) 같은 개발자 커뮤니티의 발달로 초보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은 점점 쉬워지고 있다.

오히려 인공지능 시대에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질문을 하는 능력'이라고 스콧 하틀리는 말한다. 이런 질문 능력은 인문학 공부를 통해서 얻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 진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언인지를 질문할 수 있다는 것.

슬랙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튜어트 버터필드(철학), 알리바바의 마윈(영어), 구글 CEO인 수전 워치츠키(역사학과 문학), 에어비앤비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미술) 등이 인문학을 공부한 대표적인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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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에서 추천한 두 번째 책은 '센트 앤드 센서빌리티'라는 책이다. 이 책을 쓴 사람은 노스웨스턴대의 개리 사울 몰슨 인문학부 교수와 모튼 샤피로 경제학과 교수다. 이 책 제목은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고전 '센스 앤드 센서빌리티'에서 가져온 것으로, 거기서 알 수 있듯이 경제학과 문학의 관계에 관한 책이다.

두 교수는 이 책에서 경제학이 중요한 세 가지를 무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문화가 어떤 의사 결정에 아주 중요하다는 점, 둘째는 사람의 행동을 설명할 때 스토리가 아주 유용하다는 점, 셋째는 윤리적인 고민이다. 그리고 문학이 이런 경제학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록 이 책은 인공지능이나 디지털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문학이 어떤 문제에 대한 인간적인 해결책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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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책은 덴마크 출신의 컨설턴트인 크리스티앙 매스저그의 '센스메이킹'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인문학적인 접근이 기업의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소개한다. 대표적인 것이 포드의 고급차 브랜드인 링컨인데, 포드는 링컨을 과시재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저자는 이처럼 단지 숫자로 상황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언어·역사에 대해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생각하는 것을 '센스메이킹'이라고 정의했다.

[이덕주 지식부 기업경영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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