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연내 美 50개주 방문계획 저커버그가 찾은 곳들은?

  • 문재용
  • 입력 : 2017.07.15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40]
"정계진출 발판 마련하나?"
민생투어 나선 저커버그의 2017년


전 세계 20억명의 사용자를 자랑하는 페이스북을 이끌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CEO.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워낙 큰 기업을 경영하다 보니 저커버그 CEO는 관련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는 세계화, 환경보호 정책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2017년에 들어서는 1년 안에 미국 50개 주를 모두 방문하겠다는 독특한 계획을 세웠다. 농가를 방문해 농기계를 운전해보고 자동차 공장에서 조립을 해보는 식인데, 우리에게는 선거철 정치인들의 '서민행보' '민생투어' 등으로 익숙한 모습이다. 자연스레 미국 언론에서도 저커버그 CEO가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이런 투어를 계획했다는 보도가 쏟아져나왔다.

저커버그 CEO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에 나설 목적으로 투어에 나선 것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아니다"며 "페이스북의 20억 유저들을 좀 더 넓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저커버그 CEO가 여러 주들을 방문하며 유독 '공동체(community)'에 관심을 갖고, 또 관련된 질문도 많이 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그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보도는 끊이지 않았다. 직원에게 "2012년 대선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가 2016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을 찾아 달라"고 요청해 직접 만나는 등 눈길을 끄는 행보를 보인 탓이다. 사회에 대한 관심이 워낙 크기 때문으로 해석되는데, 이를 중심으로 저커버그 CEO의 올해 '민생투어' 발자취를 쫓아보고자 한다.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www.facebook.com/zuck?hc_ref=OTHER&fref=nf)에 상세한 기록들이 남아 있다.

◆ 1월 텍사스

첫 방문지 댈러스에서 농가의 과일·채소 수확을 돕고, 지역 고등학생들을 만나 나무 심기에 동참했다. 고등학생들이 1학년 때 컴퓨터 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

나무를 심는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 나무를 심는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댈러스 경찰서를 방문해 SNS가 경찰 업무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끼쳤는지 들었다. 경찰들은 저커버그 CEO에게 "SNS 기록이 수사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SNS 때문에 전에 없던 유형의 범죄를 마주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ㅇ 2월 앨라배마 - 미시시피

앨라배마의 어업이 발달한 도시 바유라바트레를 방문했다. 4대째 새우 어업을 하는 도미니크 피카리노란 남성과 점심을 함께하며 어민들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건 때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저가의 외국산 수산물에 대항하기 힘들다는 하소연도 있었다.

셀마를 방문해서는 지역신문인 셀마타임스저널을 방문했다. 저커버그는 "쉼 없이, 때로는 진실을 위해 위험에 처하기도 하는 전 세계 모든 기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기자 분들이 말하는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민주주의를 작동하게 한다"고 밝혔다.

부인과 신문을 읽는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 부인과 신문을 읽는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저커버그는 살인죄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30년간 수감됐던 앤서니 레이 힌튼과도 만났다. 그저 수염을 기른 흑인이란 인상 착의가 범인과 비슷했던 탓에 수감됐다고 한다.

미시시피에서는 남북전쟁 전사자 국립묘지를 찾았다.

멕시코만에 위치한 해양플랜트를 방문해 수많은 기계장비를 보고 "이것들 때문에 일자리가 많이 없어졌나"란 질문을 던졌다. 직원들은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고용됐다. 다만 전에 비해 학력도 높고 더 많은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뽑힌다"는 답변을 들었다. 저커버그 CEO는 이에 대해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듣던 소리"라고 평했다. 유가가 하락해 생산업자들이 힘들어졌다는 이야기에 이전까지 몰랐다는 듯 흥미를 보였다.

ㅇ 3월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농구팀을 방문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 팀과는 직접 농구를 한 뒤 페이스북에 "아마도 여태까지 그 코트에서 농구한 사람 중 가장 못하는 사람이 나일 것이다. 나를 보고 웃지 않아줘서 고맙다"며 "그래도 내 농구실력이 그 친구들의 코딩 실력과 비슷할 것이라 말하고 싶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농구팀원 중 컴퓨터과학 전공인 학생이 한 명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

농구장을 찾은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 농구장을 찾은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세계 최대 군사기지인 브랙 기지를 방문하고, 샬럿 자동차 경주장을 방문해 자동차의 구조에 대해 배웠다.

ㅇ 4월 미시간, 오하이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의 포드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포드 F-150 차량의 일부분을 직접 조립해봤다(저커버그가 계속해서 자동차 관련 시설을 방문하니 페이스북에서 곧 자율주행차 출시까지 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동차를 조립하는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 자동차를 조립하는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미시간-데어본 대학의 무슬림 학생들과 만났다. 데어본은 인구의 20%가량이 무슬림인 지역이다. 무슬림 학생들이 미국에서 받은 차별은 물론 이 학생들이 이민오기 전 전쟁터에서 겪은 고난도 전해들었다. 저커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이민 행정명령 등 이민자 차단정책에 나설 때 앞장서서 비판했던 인물이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인근의 주민 대니얼 무어의 집을 방문해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저커버그 CEO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민주당 지지자와 식사를 함께하고 싶다고 밝히자 직원들이 지역 언론을 뒤져 무어 씨를 찾아낸 덕에 이 같은 자리가 마련됐다. 무어 씨는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모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선거운동에도 열렬히 참여했다.

ㅇ 5월 위스콘신- 로드아일랜드-매사추세츠

5대째 낙농업을 한 제드 간트의 농장을 방문했다. 부인을 향해 "치즈를 많이 갖고 갈 테니 배고파하고 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로드아일랜드주에서 그동안 후원해오던 중학교와 해군 교육시설을 방문했다.

명예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모교인 하버드대학을 찾았다. 13년 전 하버드대학을 중퇴한 후 페이스북의 경영자로 금의환향한 것이다. 저커버그 CEO가 연설에 나서자 학생들 열광했으며, 그 역시 연설 내내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연설문 전문을 페이스북에 올리기까지 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묵었던 기숙사를 다시 방문하고, 페이스북에 '하버드 학위' 이벤트를 추가하며 "엄마, 내가 언젠가 돌아와서 학위 받을 거라고 했잖아"라고 적기도 했다.

저커버그와 그의 부모님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 저커버그와 그의 부모님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ㅇ 6월 시카고 미네소타 아이오와

시카고 범죄 다발 지역에 위치한 Urban Prep Academy를 방문했다.

미네소타의 소말리아 난민시설을 찾았다.

미네소타의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방문했다. 어릴 적 누나와 함께 하키를 하던 추억을 떠올리며 "누나가 하키 대신 프로그램 코딩이나 하라고 했던 게 당연한 일이었다"며 자조했다.

아이오와의 트럭 휴게소 방문해 트럭운전사들 만났다. 자율주행 기술 발달이 두렵지 않으냐고 질문하자 운전기사들은 "자율주행은 골목길에서는 불가능할 것이고, 날씨에 맞춘 운전도 못할 것" 등의 답변을 내놨는데 저커버그는 "지금까지 내가 본 기술들을 떠올리면 그런 문제들 다 해결할 수 있다. 그래도 업계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건 흥미로웠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트럭 휴게소에 들른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 트럭 휴게소에 들른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ㅇ 7월 알래스카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알래스카를 방문해 이 지역의 기본소득 제도에 큰 흥미를 보였다. 그는 "알래스카에서는 오히려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보수적인 원칙 덕에 기본소득제도가 마련됐다"며 "기본소득제도가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인정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임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사우스다코타 탄광촌을 방문했다. 저커버그는 "많은 사람이 내게 말했다. 자신들의 삶이 그동안 정부에 가로막혀 있었는데, 트럼프가 되고 나서 파이프라인을 승인해주니까 다시 희망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으면서 대표적 경제 살리기 업적으로 내세우는 다코타 송유관 프로젝트를 열렬히 환영하는 곳이다.

탄광촌 방문한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 탄광촌 방문한 저커버그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문재용 국제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