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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지털 발전현황 보니, 수준 높지만 속도는 정체

  • 박종훈
  • 입력 : 2017.09.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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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인사이트-156]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는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아직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까지 모두가 디지털 기술을 발전시키고 관련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디지털 강국으로 평가돼 왔다. 과거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보급된 것을 비롯해 현재 스마트폰 이용자의 비율도 높다. 과연 전 세계에서 한국의 디지털 발전 순위는 어느 정도일까?

최근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 스쿨의 바스카르 차크라보르티 교수 등 이 대학 연구진 3명이 전 세계 60개국의 디지털 발전 단계와 속도를 평가한 '디지털 발전 지표 2017'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고를 통해 공개했다. 이들은 각 국가의 디지털 인프라 발전 정도와 국민의 디지털 이용 행태, 정부의 디지털 정책 및 규제, 국가 경제의 디지털 스타트업 수용 환경 등 170개의 관련 항목을 평가 자료로 삼았다.

각 국가들은 디지털 발전 단계와 속도에 따라 크게 네 가지 그룹으로 분류됐다. 먼저 디지털 발전 단계가 높으면서 발전 속도도 빠른 국가들은 '특출난(Stand Out)' 그룹으로 분류됐다. 뉴질랜드와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가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들 국가가 높은 디지털 발전 수준을 또다시 혁신의 원동력으로 활용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체된(Stall Out)' 그룹엔 발전 단계는 높지만 현재 발전 속도는 느린 국가들이 포함됐다. 한국을 비롯해 노르웨이와 스위스, 덴마크 등 국가들이 여기에 속했다. 연구진은 이미 많은 발전을 이룬 국가가 지속적인 속도를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거나 혁신의 동력을 찾아내지 못할 경우 특출난 그룹에서 이 그룹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세계 경제의 1~3위를 차지하는 미국과 독일, 일본은 특출난 그룹과 정체된 그룹 사이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발전 속도가 빠른 국가들은 '치고 나오는(Break Out)' 그룹으로 묶였다. 연구진은 이 국가들이 아직은 인프라가 약하고 기관 및 제도의 발달이 미약하지만 그 성장 가능성으로 인해 투자자와 기업에 매력적인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중국과 인도,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국가들이 여기에 속했다.

발전 단계와 속도 모두 뒤처진 국가들은 '주의해야 하는(Watch Out)' 그룹으로 평가됐다. 아프리카 국가들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이 여기에 속했다.

한국은 디지털 발전 단계 측면에서 특출난 그룹으로 평가된 국가들은 물론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보다도 높았지만 발전 속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진은 2008~2015년 한국의 디지털 발전 속도를 남아프리카보다도 낮은 1%대로 평가했다. 디지털 강국으로 불릴 만큼 높은 디지털 발전 수준을 자랑하지만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거나 혁신의 동력을 찾아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디지털 발전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디지털 발전 속도가 빠른 특출난 그룹과 치고나오는 그룹 모두 정부가 강력한 힘을 갖고 디지털 발전을 뒷받침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분석한 뒤 한국과 같이 발전 속도에서 정체를 겪고 있는 디지털 선진국들은 이들이 정책을 디지털 발전에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디지털 혁신을 위한 민관 협력, 기업과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의 디지털 교육, 자본 및 디지털 인프라 확충, 변화하는 경쟁 구도와 양상을 반영할 수 있는 규제 제도 마련 등이 제시됐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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