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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않고 글로 코칭하기 생각 못한 장점이 있다네

  • 윤선영
  • 입력 : 2017.09.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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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인사이트-157] '코칭'이란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누군가가 다른 사람과 대면하며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있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래서 코치들의 상담능력만큼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그들의 대화능력이다.

하지만 만약 코치 역할을 하는 사람의 대화능력이 상실된다면, 그리고 그 코치가 다양한 고객을 맡고 있는 컨설턴트라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매니지먼트 컨설턴트인 마크 로센이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말하는 능력을 상실한 이후 코칭에 대해 내가 배운 것들(What I learned About Coaching After Losing the Ability to Speak)'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수년 동안 컨설턴트로서 활동했던 로센은 2001년 루게릭병을 앓고 난 뒤 2003년부터 말을 또렷하고 정확하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일을 사랑한 그는 좌절하지 않고 고객들과 다른 방법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인스턴트 메신저, 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서면으로만 대화를 나누며 컨설팅을 한 것이다.

기고에서 로센은 자신과 고객들 모두 이 방법이 통할까 확신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대면으로 교류하지 않는 것이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것에 대한 장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렇지만 로센은 결론적으로 글로 코칭하는 것이 의외의 장점이 있다고 고백했다.

첫 번째로 글로 코칭하면 서로의 얼굴을 보고 코칭할 때보다 더 큰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생성한다. 그리고 이렇게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들면 사람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고 고객과 컨설턴트 사이의 신뢰는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로센은 자신이 아프지 않았을 때는 미팅과 전화 등을 통해 고객들이 마음을 열기까진 2~3개월이 걸렸다고 했다. 그러나 인스턴트 메시지로 코칭 세션을 한 이후에는 고객들이 개인적인 이야기, 민감한 커리어 관리법 관련 질문 등을 1개월 안에 했다고 소개했다.

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을까. 로센의 고객들이 그에게 한 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고객들은 글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자신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에 대해 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앞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없으니 고객들은 본인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상대방(컨설턴트)이 어떠한 지적을 할지에 대해 덜 신경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100% 서면으로 코칭하는 것의 두 번째 장점은 고객의 겉모습을 기준으로 고정관념이 형성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을 통해 신규 고객이 호감이 가지 않는다거나 다가가기 어렵다는 말을 들어도 해당 고객과 좋은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결국 글로 이야기를 나누면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미지 관리'를 덜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글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글을 작성하는 스타일 등을 보고 상대방을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인스턴트 메신저와 같은 소통 도구를 사용하면서 이러한 판단을 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형식에 맞춰 쓰는 글이 아니면 사람들은 좀 더 관대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글을 보게 된다.

세 번째로는 글을 통해 사람들은 더 잘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다. 비주얼적인 방해 요소나 주변에서 내는 소리를 듣지 않고 상대방의 글만 보면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해 글로 대화를 주고받으면 사실 대면하며 코칭하는 것보다 컨설턴트와 고객간 대화를 주고 받는 시간이 늘어질 수 있다. 로센 역시 이런 점을 걱정했다. 그렇지만 다행히 고객들은 더 오랜 시간 코치의 말을 듣고, 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더 좋아했다. 심지어 글로 말을 하면 서로의 이야기가 더 정확하게 전달된다는 점 역시 고객들이 더 좋아하는 부분이었다.

마지막 장점은 책임감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목표 달성 관련) 리서치 결과들을 보면 사람들은 글로 적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말로 얘기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더 높다. 인스턴트 메시지로 쓴 목표의 영향력은 금방 없어질 것 같지만 사실 이렇게 글로 남기면 사람들은 해당 목표를 더 잊기 힘들고 나중에 가서 '딴 말'을 하기가 더 힘들다. 또한 이렇게 목표를 글로 적어 놓으면 사람들은 자신이 목표 달성에 얼마나 진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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