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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불어닥친 롯데... 제과·쇼핑 어쩌나

  • 고민서
  • 입력 : 2017.12.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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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56] 지난 10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이후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두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롯데제과와 롯데쇼핑입니다. 롯데제과의 경우 분할·재상장을 하는 과정에서 연매출의 2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국외 사업을 지주에 넘겨주면서 수익이 악화된 상황입니다. 시장에선 롯데제과가 다시 지주로부터 국외 제과법인들을 되사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는 한편 유상증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주가가 추가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롯데쇼핑도 힘들긴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그간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가운데 최근엔 시네마 사업본부를 별도 법인(롯데시네마)으로 떼어내는 데 두 번이나 실패했습니다. 이로 인해 내년으로 예정됐던 롯데시네마의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속절없이 떨어지는 주가, 저가매수의 기회일까요? 아니면 위기 신호일까요?

일단 롯데제과의 경우 당분간 주가 약세가 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현재 롯데제과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한 달여 기간(10월 30일~12월 12일) 최고·최저치 기준으로 주가가 35.9%나 하락했습니다. 재상장 첫날인 지난 10월 30일 시초가 22만5500원을 찍은 직후 줄곧 하향 조정장세를 이어왔던 롯데제과 주가는 11월 30일 장중엔 14만4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15만원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종가 기준 지난 10월 30일부터 11일까지 주가는 21.3%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처럼 롯데제과 주가가 재상장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데에는 분할로 알짜 국외 사업들을 지주에 뺏긴 반면 재무구조는 더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롯데그룹은 기존의 롯데제과를 존속법인인 롯데지주(투자부문)와 신설법인인 롯데제과(사업부문)로 인적분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롯데지주는 지주사 전환 이후 그동안 롯데제과에서 효자노릇을 해오던 인도(옛 패리스·지분율 98.6%) 중국(직접 진출·100%) 파키스탄(옛 콜슨·96.5%) 카자흐스탄(옛 라하트·92.4%) 유럽(옛 길리안·51%) 등의 국외 사업들을 가져오게 됩니다. 2013년 롯데제과가 인수한 카자흐스탄 제과 1위사 라하트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매출액(946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30.7%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입니다. 파키스탄 역시 상반기 매출(543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확대됐으며, 인도법인도 같은 기간 매출 300억원을 거두며 3.6% 성장하는 등 롯데제과 입장에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오던 회사들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롯데제과가 롯데지주 출범 이후 속빈 강정으로 전락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또한 롯데제과는 분할·재상장 과정에서 재무적 실을 떠안게 됐었습니다. 롯데제과는 분할·재상장 이후 전체 부채(2016년 말 별도기준)의 76.1%(9363억원)를 승계받았지만, 자본은 불과 29.6%(7754억원)만 할당받았습니다. 반면 롯데지주는 자본과 부채가 각각 1조8430억원, 2938억원으로 재무적 이득을 얻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롯데제과의 부채비율은 분할 전 47%에서 분할 후 120.8%로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국외 제과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롯데제과 입장에선 지주로부터 국외사업을 다시 사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이 과정에서 롯데제과가 유상증자를 하고, 롯데지주는 국외 제과 자회사를 현물로 출자해 서로 교환하는 게 유력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습니다. 다만 유상증자나 사업 구조조정 등을 언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진행될지가 불확실하다보니 당분간 주가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가 양도소득세 절감 차원에서 롯데지주로 넘어간 라하트, 콜슨 등 국외 제과 자회사 지분을 내년 상반기에 다시 가져올 것"이라며 "만약 국외 제과 자회사가 2018년 2분기에 현물출자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로 인한 발행 주식 증가를 30% 정도로 가정할 경우에도 2018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에 못 미칩니다. 현물출자 시 국외 지분이 고평가되거나 또는 롯데제과 주가의 인위적 하락을 막기 위해 같은 시점에 사업회사와 지주회사의 지분 스왑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롯데쇼핑의 경우 실적 악화와 함께 이번 시네마 독립법인 신설로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마저 사라진 상태다보니 주가에 먹구름이 짙게 깔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1일 롯데쇼핑은 이날부터 영화·콘텐츠 투자배급 등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쇼핑 시네마 사업본부'를 '롯데시네마'라는 독자 법인으로 분할할 계획이었으나, 법원의 불허 통보에 따라 일정을 잠정 연기했습니다. 당시 법원은 롯데쇼핑의 시네마사업본부 영업권이 고평가됐다고 불허 사유를 지적했습니다. 이미 법원은 지난 8월에도 현물출자금액의 기준이 되는 시네마사업본부의 영업권이 고평가됐다며 인가를 불허한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연내 분할을 계획했던 일정도 잠정 연기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롯데쇼핑이 향후 백화점과 마트, 슈퍼, 헬스&뷰티스토어(롭스) 등 4개의 유통 사업 부문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동안 롯데쇼핑 주가는 실적 부진과 함께 부채비율 상승, 신용등급 하락 등의 여파로 지난 10월 30일 재상장 이후 조정 장세를 이어왔습니다. 지난 9일 장중 24만3000원이던 주가는 현재 20만원대로 하락한 상태입니다. 지난 12일엔 장중 19만8000원으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시장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현재 적자인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진행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분간은 사드 여파로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긴 호흡을 갖고 본다면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고민서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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