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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지배력 강화 단숨에 해결한 BGF의 비결은?

  • 문일호
  • 입력 : 2018.01.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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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59] BGF그룹이 지주사 전환과 오너 지배력 강화라는 '고난도'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다른 그룹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지주사인 BGF와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사업회사) 간 주가 향방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GF는 1조916억원(7337만3638주) 규모 유상증자와 BGF리테일 주식 공개매수(518만6000주·주당 21만500원)를 동시에 실시해 BGF리테일 지분 30%를 확보할 방침이다. BGF리테일 주주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증자에 참여하는 BGF리테일 주주들로부터 현금 대신 BGF리테일 주식을 받는 방식이다. 사실상 지주회사 지분을 BGF리테일 주주들과 맞교환(스왑)하는 구조다.

BGF는 3월 8일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시행한 뒤 신주 7337만3638주를 BGF리테일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현재 BGF는 BGF리테일 주식을 불과 105주만 보유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상장 자회사 지분 20%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맞춰야 한다.

BGF는 BGF리테일 주주들과의 주식 스왑을 통해 아예 리테일 지분 30% 이상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BGF 관계자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공개 매수에 들어가 현물출자를 받는 방법으로 BGF리테일의 주식을 추가로 취득해 BGF리테일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지주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고자 한다"며 유상증자의 목적을 밝혔다.

BGF리테일 지분 31%를 보유 중인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도 이번 유상증자에 본인의 BGF리테일 주식을 갖고 참여할 방침이어서 홍 회장의 BGF 지분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홍 회장의 BGF 지분율이 종전 31.8%에서 74%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분 스왑을 통해 홍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현재 홍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55.5%다.

일각에선 BGF가 지주사 전환에 나서면서 자연스레 경영권 승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홍 회장의 지배력은 막강한 반면 홍 회장의 장남 홍정국 BGF리테일 부사장의 BGF리테일 지분율은 0.28%에 불과하다. 그러나 향후 지분 스왑 등을 통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승계를 위해 지분율을 높이는 작업을 이제 막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BGF는 배당 성향(순이익 대비 현금배당 비율)을 높여왔는데 이 같은 지분율 상승으로 오너 일가의 수혜도 커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배당 정책을 신중하게 가져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BGF는 홍석조 회장 일가의 지배력 강화 수순을 꾸준히 밟아왔다.

BGF리테일 지분이 일부 있었던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회장과 홍라영 전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이 작년 BGF리테일 지분을 줄인 것이다.

작년 6월 홍 전 회장과 홍 전 부관장 등 특수관계인들은 블록딜을 통해 BGF리테일 주식 228만주를 매각했다. 홍 전 회장이 매각 전 보유하던 주식은 약 353만주(7.13%)이며 홍 전 부관장은 약 320만주(6.45%)다. 당시 블록딜로 홍석조 회장 중심의 지배력은 소폭 강화됐고 이번 유상증자로 그 지배력은 대폭 강화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시 블록딜로 홍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BGF 신주 일부를 홍 회장 자녀들에게 양보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홍석조 회장 일가는 BGF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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