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미국, 한국에 세이프가드 폭탄…노림수 무얼까?

  • 최은수
  • 입력 : 2018.01.29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부품 등에 대한 고율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관세 부과 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 발동에 대해 "우리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부품 등에 대한 고율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관세 부과 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 발동에 대해 "우리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121]

[뉴스 읽기=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삼성·LG 세탁기 가격 20%이상 오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삼성·엘지(LG)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은 2002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 제품에 이 조처를 부과한 이후 16년 만이다.

# 세이프가드 왜 발동하나?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긴급히 발동하는 수입제한 조치이다. GATT 제19조에 규정되어 있었으나, UR협상의 결과로 세계무역기구(WTO) 긴급수입제한조치 협정으로 체결됐다. 이로써 국제규범으로 자리 잡았고 가맹국이 자국의 산업을 지키기 위해 발동할 수 있다.

수입국이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수입을 통제하는 일종의 무역장벽이다.

현재 WTO도 가입국들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세이프가드 발동 시 WTO에 제소해 판단을 받을 수 있지만, 승소하더라도 2~3년이란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효성은 없다.

# 세이프가드 발동, 어떤 일 생기나?

권고안을 보면,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은 120만대이다.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선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그다음 해인 2년 차의 경우, 120만대 이하 물량에는 18%, 120만대 초과 물량에는 45%를 부과한다. 3년차에는 각각 16%와 40%의 관세가 매겨진다.

삼성은 연 160만대(시장점유율 16%), 엘지는 연 140만대(13%)를 팔기 때문에 금액으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규모의 충격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미국 소비자들은 한국산 세탁기를 살 경우 200만원짜리 제품을 30%가량 비싼 260만원에 구매해야 한다.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미국 월풀(점유율 38%)의 시장을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매출 둔화가 예상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문제는 한국산 스마트폰이나 철강, 자동차로 불똥이 튀느냐이다. 스마트폰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애플이 39%, 삼성전자가 32%, LG전자가 13%, 기타 업체가 15%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치면 45%에 달한다.

# "생산거점 미국으로 옮겨라"는 메시지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은 한마디로 한국 기업들이 세탁기를 미국에 수출하려면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라는 뜻이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미국 밖에서 생산한 제품뿐만 아니라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물리기 때문에 미국 제품과 경쟁하려면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

결국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내 현지 생산공장을 가동하는 입장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의 행동(세이프가드 발동)은 미국에 제조공장을 짓겠다는 (업체들의) 약속을 완수하는 강력한 유인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 미국의 자국 경제 살리기 배워야

트럼프 대통령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거세다.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보호무역조치가 결코 소비자를 위해 작동하는 게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왜 이 같은 선택을 했을까?

일자리 창출에 대한 자신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세이프가드에 서명하면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은 법인세 인하로 임금이 오르고 투자가 늘기 시작했다. 1000여 건의 규제를 철폐 또는 연기시켰다. 월마트는 최저시급을 자발적으로 올렸다. 미국을 떠났던 기업들이 돌아오고 있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애플은 이른바 '귀국세'로 불리는 해외 보유 현금 대상 세금 380억달러(약 40조원)를 내고, 향후 5년간 300억달러(약 32조원)를 미국 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결과 미국은 45년 만에 일자리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온갖 비난에도 경제에 화두를 던지고 외길을 걷는 트럼프의 뚝심을 배워야 한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