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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폭락장세 주도한 '알고리즘 매매'의 리스크

  • 최은수
  • 입력 : 2018.02.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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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123]

[뉴스읽기=공포의 '알고리즘 투매'…글로벌 증시 동반 폭락]

컴퓨터에 의한 알고리즘 투매가 미국 증시를 뒤흔들었다. 일본, 홍콩, 상하이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5조달러(약 5479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글로벌 증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175.21포인트(4.6%) 폭락한 2만4345.75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10%, 나스닥지수는 3.78% 떨어졌다.



# 알고리즘 매매란?

증권시장에 '알고리즘 매매'가 주가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과거 증권시장과는 완전히 달라진 풍경이다. 알고리즘 매매(Algorithmic Trading)란 일정한 논리 구조나 프로그램에 따라 인공지능(AI)이 주식을 자동으로 사고팔 수 있도록 설정된 주식 거래 방식이다.

현재의 주가, 시간, 거래량, 기업의 손익계산서, 경제지표, 자금의 흐름, 금리 동향, 매매 상황, 수익률 등 다양한 주가 변수를 컴퓨터에 입력해놓으면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조합하고 분석해 주식을 자동으로 사고파는 행위를 하게 된다.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거래가 이뤄지므로 빠른 투자 결정이 가능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감정 개입을 배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알고리즘 매매 왜 위험한가?

하지만 알고리즘 매매는 설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아무런 이성적 판단 없이 매매를 실행하게 된다. 만일 투매 주문이 쏟아질 경우 갑자기 상황이 바뀌게 돼 투자자들이 취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또한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해 잘못된 주문이 대규모로 체결될 경우 컴퓨터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매매 취소도 신속하게 할 수 없어 증권시장이 왜곡되는 폐해가 나타날 위험이 높다.

특히 2000년부터 시작된 알고리즘 거래는 인공지능이 결합해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는 물론 개인까지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2013년 10월 알고리즘 거래 계좌 사전신고제를 도입한 데 이어 2014년 2월부터 일괄 취소할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가 도입됐다.



# 폭락장세 왜 발생했나?

최근 미국 증시를 흔든 것은 바로 알고리즘 투매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특정 시점에 자동으로 매매되도록 거래 시스템이 작동되면서 '매물 폭탄'이 쏟아져 경제지표 악화 등 특이한 악재가 없는데도 15분 새 하락폭이 700포인트에서 1600포인트가량으로 커지는 현상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처럼 컴퓨터의 '매물 폭탄'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을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라고 한다. 2010년 5월 당시 이 매매로 다우지수는 9% 넘게 추락했다.

폭락장을 끌어올린 것도 알고리즘 매매였다. 트레이더나 개미투자자처럼 사람들이 주식 거래를 했다면 신속한 낙폭의 만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 환율도 알고리즘 매매가 영향 준다

영국 파운드화는 2016년 10월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개장 직후 불과 2분 만에 달러 대비 6% 이상 급락하는 소동을 빚은 일이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브렉시트 공포가 발생한 가운데 컴퓨터가 파운드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알고리즘 매매를 작동시켰다.

당시 미국 쪽 외환트레이더들은 퇴근하고, 아시아 트레이더들은 출근 중이어서 외환시장은 격렬한 반응을 나타냈다.

기술이 진화하면서 사람과 기계의 전쟁이 투자의 세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투자는 개인의 재산권에 관련된 만큼 기계의 습격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할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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