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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대행 사실상 금지…분양시장에 어떤 충격 오나?

  • 최은수
  • 입력 : 2018.05.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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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경DB
▲ /사진=매경DB
[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133] [뉴스읽기= 분양대행 사실상 금지…분양시장 '대혼란']

국토교통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무등록 분양대행업체 대해 분양대행업무 금지' 방침을 내놓으면서 분양대행이 사실상 금지됐다. 건설업 면허가 있는 회사만 분양대행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 분양 일정이 미뤄지는 등 분양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 분양대행이란?

건설시장에서 분양대행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동산시장은 전방산업으로 불리는 시행·시공·분양 분야와 후방 산업으로 분류되는 임대·관리·유통·리폼 등으로 나뉜다.

이 과정에서 분양대행사는 아파트 건설을 기획하는 시행사와 시행사 요구대로 건물을 짓는 시공사(건설회사)의 위탁을 받아 완공될 아파트 단지를 홍보하고 마케팅을 해서 입주자를 모으는 역할을 한다.

시장조사, 타깃층 분석, 견본주택 현장 상담, 전화 상담, 모집 공고, 언론 홍보·광고 등 청약 절차의 대부분을 도맡아 진행한다.



# 국토부 "무등록 분양대행 안 된다"

그런데 국토부가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분양대행사는 앞으로 건설사로부터 아파트 청약 업무를 위탁받을 수 없도록 했다.

미등록 업체가 분양 업무를 대행하면서 아파트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게 정부 측 판단이다.

정부 요구대로 분양대행을 위해 건설업 등록을 하려면 이는 2007년 8월 신설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자본금 5억원, 5명 이상(중급 2명·초급 3명) 기술자 고용 등 조건을 갖춰야 하지만, 사실상 이 조건을 갖춘 분양대행업체는 거의 없다.

지난 11년간 이 규정은 적용되지 않아 유명무실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규정을 어긴 업체에 1차 위반 시 경고, 2차 때는 3개월 영업정지, 3차 때는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 분양대행업체 "탁상행정이다" 반발

분양대행업체와 건설업체들은 현실을 모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분양시장에 파장이 일면서 분양 일정 자체가 미뤄지는 대혼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분양대행사 업무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건설업 면허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분양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꺼낸 규제카드지만, 자칫 엉뚱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책 마련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 분양시장에 어떤 충격이 올까?

정부는 임의로 당첨자를 변경하는 등 규정에 맞지 않는 사례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과도한 마케팅이 청약 과열을 초래해 시장을 혼탁하게 한다고까지 보고 있다.

실제 시장에는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건설업 면허를 가진 분양대행업체는 극소수에 달한다. 이에 따라 면허를 가진 대행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고 면허가 없는 중소 분양업체는 일감을 잃게 된다. 건설 기술자를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예기간도 없이 적용되는 만큼 분양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예정됐던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만 골탕을 먹고 정부가 겨냥했던 정책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문제는 정부가 분양시장 광풍의 원인을 분양대행회사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임시응변식 땜질 처방이 아니라 허술한 청약 시스템, 알짜 땅에 집중된 부동산 개발 등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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