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미·중 통화전쟁, 한국 경제에 어떤 충격 올까?

  • 최은수
  • 입력 : 2018.07.28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142]

[뉴스 읽기= 미·중, 무역 이어 통화전쟁으로 전선 넓히나]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1년 만에 최저로 낮추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7월 11일(6.7983위안) 이후 1년여 만에 최저 수준(6.7891)으로 추락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의혹 제기에 대해 중국은 "인위적으로 위안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무역전쟁이 통화전쟁으로 확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연합(EU)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며 미·중 통화전쟁에 불을 당겼다.

경제 기사에서 환율 움직임은 기업의 제품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율이 올라가면 제품값이 싸져 잘 팔리는 효과가 생기고 환율이 내리면 제품값이 올라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

달러와 위안화와 같은 통화는 국제 거래를 하는 데 있어 돈의 가치를 나타내는 '무기' 역할을 하기 때문에 통화전쟁은 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주게 된다. 동시에 기업들의 수출입 환차익과 환차손을 유발시켜 무역쇼크를 주게 된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불만은 연간 3752억달러(2017년·41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에 있다. 이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시작한 데 이어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위안화 가치 하락을 경고하는 통화전쟁을 사실상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통화가치가 바위가 굴러 떨어지듯 하락하고 있다"며 "우리 통화(달러)가치만 오르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분명 불리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중국이 먼저 위안화 절하 시작

무역전쟁에서 중국 경제가 충격을 작게 받으려면 위안화 환율을 높여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법이 가장 좋다. 미국에서 팔리는 중국 제품의 값을 떨어뜨리면 25%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충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화전쟁은 중국이 먼저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선언하자 3개월 사이 위안화 가치를 8% 넘게 떨어뜨렸다. 특히 6월 중순부터 중국 기업의 무역관세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한 달 만에 4%가량 위안화를 가파르게 떨어뜨렸다. 환율을 올려 관세 효과를 상쇄하겠다는 의도였다.

# 중국, 통화전쟁 사실상 거부

하지만 중국은 통화전쟁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미국의 통화전쟁을 사실상 거부하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대신에 내수경기 부양과 기업경쟁력 확보를 통한 '경기 부양책' 카드를 꺼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압박을 환율전쟁이 아닌 내수경기 살리기를 통한 위안화 안정에서 찾겠다는 구상이다.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통화정책'보다는 자국 기업을 살리는 '재정정책'에 방점을 두고 무역분쟁의 충격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를 위해 하루 만에 금융시장에 740억달러(약 84조원)를 풀어 경제 둔화 차단에 나섰다. 동시에 1조1000억위안 규모 감세와 1조3500억위안 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이 결과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주춤하는 형국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도 6.7602위안으로 급등했다. 지나친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에서 외화자본의 심각한 유출을 초래해 중국 자본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원화와 한국 경제에 어떤 충격 올까?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 아시아 통화들은 이중고를 겪게 된다.

위안화 약세로 중국의 구매력이 줄어들면 한국과 대만 등의 수출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는 거의 동일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원화가 약세를 이어간다면 한국에서 대규모 자본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우려대로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여섯 번째로 강하게 받을 수 있고 환율 충격까지 겹치면 그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년 발표한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국내 수출 파급 영향'에서 원·위안 환율 5% 하락 시 국내 총수출이 약 3%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에서 해결의 물꼬를 찾지 못한다면 두 나라의 갈등은 환율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이 오는 10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급변하는 미·중 갈등을 주목해야 한다.

내수가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가운데 그나마 버텨준 수출마저 통상·환율전쟁에 흔들린다면 한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