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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대 공유자동차 서비스 디디추싱에 무슨 일이?

  • 김대기
  • 입력 : 2018.08.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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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 스타트업
▲ 차량공유 스타트업 '디디추싱'


[똑똑차이나-83] 요즘 중국은 디디추싱 살인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디디추싱은 중국 최대 공유자동차 서비스 업체로 중국판 우버로 불린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지난 24일 오후 1시 무렵(현지시간) 저장성 윈저우시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자오 씨는 친구 생일 파티에 가기 위해 디디추싱의 카풀 서비스인 '순펑처'를 통해 차량을 호출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15분경 자오 씨는 친구에게 '살려달라'는 내용의 SOS 문자를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됐다. 자오 씨 친구의 신고를 받은 중국 공안은 다음날인 25일 새벽 무렵 디디추싱 기사를 긴급 체포하기에 이른다. 공안 조사 결과 이 운전기사는 자오 씨를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야산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사회는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5월 초에도 이와 유사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터라 여론은 더욱 들끓고 있다. 당시 허난성 정저우에서 항공사 여승무원인 리 모씨가 디디추싱 차량을 이용했다가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드러난 디디추싱 운전기사의 성폭행 범죄만 14건에 이른다.

디디추싱은 25일 곧바로 성명을 발표했다. 디디추싱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비통한 심정"이라며 "특히 카풀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는 기간에 또다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죄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디디추싱은 또 "형사사건 발생 시 법률상 정해진 보상 기준의 3배를 보상액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디추싱의 발표 이후 여론은 또다시 들끓기 시작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정작 가장 중요한 진심 어린 사과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고, 범죄 예방 대책에 대한 설명도 없다' '사람이 끔찍하게 살해당했는데 돈으로 무마하려고 하느냐' 등과 같은 비난 섞인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중국 당국은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25일부터 28일까지 베이징, 저장성, 광둥성, 충칭시, 선전, 둥관, 우한, 구이양, 하이커우 등 10여 곳의 지방정부가 디디추싱 책임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서비스 운영 실태, 허위 기사 정보, 불법 영업 정황 등을 추궁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디디추싱의 '운전기사 관리 시스템'을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는 "최근 선전시 정부가 디디추싱이 제출한 진상규명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운전기사의 경력이 허위로 기재돼 있거나 자격 기준 미달인 기사들이 버젓이 영업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며 "디디추싱이 운전기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설명했다.

5월에 이어 이달 발생한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은 디디추싱의 카풀 서비스인 '순펑처'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디추싱의 차량 호출 서비스에는 △일반 택시 △콰이처(중급 승용차) △하오화처(프리미엄 승용차) △순펑처(카풀) △대형 승합차 등으로 구분된다. 문제는 디디추싱이 순펑처와 다른 서비스를 구별해 운전기사의 등록 기준을 다르게 규정하고, 순펑처 운전기사에게는 덜 까다로운 등록 요건을 적용해온 것이다. 순펑처를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의 경우 운전기사는 해당 지역 출신이 그 지역에서 공유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기사가 베이징 출신이면 베이징에서만 공유차를 운행할 수 있고 다른 지역에서 서비스를 할 경우 불법이다. 하지만 순펑처의 운전기사는 이 같은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순펑처는 성(省) 경계를 넘어 장거리 이동을 원하는 손님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운전기사의 등록 기준을 완화해준 것이다. 펑파이는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순펑처 운전기사 자격을 얻은 다음 불법 영업을 뛰는 기사들이 무더기 적발되고 있다"며 "회사에서 기사에 대한 총체적인 자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서비스의 질이 나빠지고 범죄까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운전기사들은 요금 조작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요금을 터무니없이 올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디추싱 운전기사는 2100만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디디추싱은 순펑처 서비스를 지난 27일부터 임시 중단하고, 서비스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베이징/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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