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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음악산업 게임 체인저 스포티파이 창업자가 삼성과 손잡은 이유는?

  • 장박원
  • 입력 : 2018.09.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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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엑 스포티파이 창업자
▲ 다니엘 엑 스포티파이 창업자
[글로벌 CEO열전-74] 우리나라에서는 멜론이 음악 스트리밍 시장을 거의 평정했지만 세계적으로는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이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창업자인 다니엘 엑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개념을 바꾼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그가 지난달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다.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모든 디지털 기기에서 스포티파이가 보유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엑 창업자와 삼성전자의 제휴는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포티파이는 삼성전자가 연간 5억대 이상 판매하는 정보기기와 가전제품을 통해 음악을 공급할 수 있고, 삼성전자도 인기 있는 콘텐츠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아진다. 특히 스포티파이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이 커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애플뮤직에 1위 자리를 내주었는데 삼성전자와 제휴해 약점을 보완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두 업체의 파트너 계약 소식이 전해진 직후 스포티파이 주가가 급등한 이유다.

스포티파이는 현재 8000만명이 넘는 유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올 2분기에만 800만명 이상이 늘었다.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애플뮤직과는 3000만명 격차가 난다. 무료 가입자를 합치면 회원이 1억8000만명에 달한다. 전년 대비 성장률이 40%가 넘는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외형은 급속히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 2분기 영업손실만 1200억원에 육박한다. 연간 적자 금액은 천문학적이다. 그럼에도 엑 창업자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일단 최강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축하면 흑자 전환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스포티파이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부 아티스트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른 음악 스트리밍 업체들과 달리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들에게 적절한 저작료를 주고 있는 편이다.

벤처기업가로서 다이엘 엑 창업자를 한 마디로 평가하면 이렇다. '유튜브도 실패한 사업모델을 성공시킨 음악 산업의 게임 체인저'. 스웨덴 출신인 그는 아직 젊다. 30대 중반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삶의 궤적을 보면 50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역동적이고 스토리가 많다. 그는 음악과 인연이 깊다. 어머니 집안에는 음악가가 많았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관심과 조예가 깊었던 이유다. 그러나 음악 말고 다른 재능도 있었다. 기술이다. 아버지가 정보기술(IT) 분야 엔지니어였다. 부모에게서 음악과 기술의 소질을 물려받은 엑 창업자는 먼저 컴퓨터 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생 때 이미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했다. 소년 사업가는 고등학교에 입학해 매월 수만 달러 수익을 내는 기업을 창업했다. 돈을 벌면서도 공부를 하며 스웨던왕립공대에 입학했는데 결국 학문보다는 사업이 적성에 맞는다고 판단해 1년도 안 돼 중퇴했다.

그는 이베이가 인수한 온라인 경매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본격적으로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광고회사인 애드버티고를 설립한 것이다. 이때부터 그는 비즈니스 천재의 면모를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애드버티고를 키워 디지털 마케팅 기업인 드레이드더블러에 팔았다. 이 자금을 가지고 뮤토렌트라는 회사를 세웠는데 이는 스포티파이로 이어졌다. 기업을 키워 매각하며 그는 큰 돈을 벌었다. 평생 먹고살 수 있는 규모였다. 그것도 20대에 이룬 재산이었다. 한때 그는 방탕한 생활에 빠졌다. 젊음과 돈이 있으니 그럴 만했다. 여기에 만족했다면 그는 큰 기업인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당시 생활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때 만난 친구들은 좋을 시절엔 옆에 있다가 상황이 나빠지면 떠날 사람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니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정말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음악이었고, 다른 하나는 기술이었다."

결국 그는 다시 비즈니스로 돌아왔다. 2006년 트레이드더블러 공동 창업자인 마르틴 로렌손과 의기투합해 스포티파이를 창업했던 것이다. 당시 음원 시장은 불법과 편법이 판치는 공간이었다. 엑 창업자는 기존에 있던 음원 공유 모델로는 지속가능한 사업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저작권을 침해하는 방식은 언젠가는 문제가 될 게 뻔했다. 오랜 고심 끝에 그가 찾은 방법은 음원을 소유하는 대신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도로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무료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광고를 붙이면 아티스트들에게 정당하게 저작권료를 줄 수도 있었다. 그는 음악 기업과 아티스트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2년 넘게 걸린 설득 자업 끝에 이룬 결실이었다. 일단 플랫폼을 구축하자 가입자가 늘었고 수익 기반이 되는 유료 사용자도 증가했다. 아직 적자 상태지만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흑자 전환은 물론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엑 창업자는 낙관하고 있다.

올해 유튜브는 유료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했다. 스포티파이의 성공을 보고 뒤따라 온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스포티파이가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되는 모습을 보며 서비스를 서둘렀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유튜브 뮤직'이다. 유튜브 같은 거인을 끌어들인 엑 창업자를 한 투자자는 큰 그림과 디테일을 모두 보는 기업가라고 치켜세웠다. 한 동안 디테일에만 신경썼던 그가 이제 눈을 들어 큰 그림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제휴한 것도 멀리 내다본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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