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스페셜리포트

나쁜 상사 밑에서 일할 때 올바른 대응 방법은

  • 박종훈
  • 입력 : 2018.09.11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인사이트-207] 조직 적응 실패는 직장인들이 퇴사 이유로 가장 많이 꼽는 요소 중 하나다. 통계청이 최근 3년간 전국 사업장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사한 지 1년 내 퇴사한 직원 중 49.1%가 이 같은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자의 절반가량이 상사의 괴롭힘이나 불합리한 기업 문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오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에티켓 전문가 바버라 패치터는 지난 6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서구 직장인들 역시 같은 문제를 겪는다고 말했다. 아시아 기업에 비해 기업 문화가 수평적이고 의사 표현이 자유로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직장인 두 명 중 한 명은 상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직업을 그만둔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무리 일이 힘들고 상사나 조직의 대우가 부당해도 퇴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라이프미츠워크(Life Meets Work) 조사에 따르면 직원을 심하게 괴롭히는 상사와 일하는 직원이 그렇지 않은 상사와 일하는 직원보다 평균 2년 정도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쁜 상사 밑에서 더 오래 일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쉽게 그만둘 수 없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미국 컨설팅사 커리어스톤(Careerstone Group)을 창업한 메리 아바제이(Mary Abbajay) 사장은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나쁜 상사와 일할 때 해야 할 것(What to Do When You Have a Bad Boss)'이란 제목으로 기고했다. 그는 더 나쁜 상사 밑에서 더 오래 일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감정적으로 소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새로운 직장을 구해 놓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생계가 달려 있기 때문에 아무런 대안 없이 그만두는 건 몇 배는 더 힘들다. 아바제이 사장은 상사의 심한 괴롭힘은 새로운 직장을 탐색할 여유를 없애 퇴사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봉, 지위 등 직장을 다니면서 받게 되는 혜택을 포기하기가 어려울수록 직장을 그만두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아바제이 사장은 나쁜 상사에게서 받는 피해나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대응법을 제시했다. 먼저 상사에게 피드백을 주기보다는 분명하게 요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나쁜 상사의 경우 직원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바제이 사장은 이런 상사에게 어쭙잖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업무에 필요한 도움이나 자원을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요청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상사가 기분이 좋거나 차분한 상태일 때 말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는 친구와 가족, 심리상담사 등 자신을 지지해주는 이들과 적극 교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바제이 사장은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일수록 자신을 지지해주는 이들과의 교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격려와 위로가 감정적 소진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를 해소할 배출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사관리(HR) 부서에 상담 및 도움을 요청하는 것 역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부서를 옮겨 주거나 상사의 부당한 언행을 징계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바제이 사장은 다만 사전에 회사의 HR 부서가 직원의 고충과 불만을 잘 해결해주는 편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문제는 해결되지도 않고 자신의 신분만 노출될 수 있다. 상사가 이를 알게 되면 괴롭힘은 이전보다 더 심해질 것이다.

끝으로 아바제이 사장은 퇴사 역시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특히 △매일 출근하기가 두려울 때 △직장에서 신체적·정신적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때 △업무보다 상사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 때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를 '새로운 직장으로 옮겨야 하는 분명한 징후'라고 했다.

만약 그만두기로 했다면 전문적이고 우아한 방식으로 퇴사하라고 조언했다. 자신을 괴롭혔던 상사에게 불같이 화를 내거나 인수인계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갑자기 그만두지 말라는 것이다. 향후 새로운 직장에서 평판 조회를 할 때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바제이 사장은 새로운 직장은 자세한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직원을 그저 불평분자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기업경영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