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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가 방송에서 말하지 않은 것은? 영업!

  • 김진환
  • 입력 : 2018.12.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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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매경DB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매경DB
[바보야 문제는 영업이야-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6.8%로 평균인 18.3%에 비해 훨씬 높고 순위는 5위다. 매년 배출되는 자영업자만 60만명에 이른다. 전 세계에 3만5000여 개가 있다는 맥도널드 매장보다 훨씬 많은 5만9000곳의 치킨집이 대표적이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인해 사원·대리급마저 구조조정의대상이 되고 있는 요즘, 직장 생활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자문해보자. 그리고 직장을 떠나면 본인이 어떤 일을 할지 상상해보자. 대부분 자영업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자영업을 제대로 영위할 준비는 돼 있는가.

잠시 시선을 돌려 최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야기를 해보자. 백종원 대표는 방송과 국정감사 출연을 통해 우리나라에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취업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영업을 쉽게 생각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음식 조리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것은 물론 식재료 보관 등 운영 업무에 대한 이해 없이 너도나도 요식업에 뛰어드는 바람에 그것이 대량 폐업의 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손익분기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분식집 사장이나 피자 하나 제대로 못 만들면서 피자집을 개업한 청년사장을 나무라는 백 대표를 보며 많은 시청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식당 하나를 운영하는 데도 식재료 수급, 다듬기, 음식 조리, 위생 관리, 손님 응대, 원가 계산 등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송에서 백 대표가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은 바로 영업에 관한 것이었다. 과연 백 대표가 극찬했던 홍은동 돈가스집은 애초에 맛이 없어서 문제였던가. 절대 그렇지 않다.

자영업은 무조건 영업이다. 사장, 대표, 원장 무슨 이름을 달든 영업을 해야 한다. 대법관 출신이 법률사무소를 차려도 수임을 해와야 하고, 서울대병원장이 나와서 개원해도 환자 유치는 해야 한다. 부동산, 꽃집, 의류매장 다 마찬가지다. 본질적으로는 치킨집과 다를 바 없다. 철저한 영업 마인드로 무장하고 끊임없이 고객을 창출해야 하는 전쟁터가 바로 자영업이다. 직장생활을 그만두면 상당수 사람들이 자영업 전선에 참여하게 된다. 문제는 그들 중 상당수가 조직생활을 하며 영업을 경험해보지 않아 영업 마인드가 없다는 것이다.

허영만 화백의 유명한 만화 '부자사전'을 보면 부자가 되기 위해 영업을 배우라는 말이 여러 번 나온다. 어쩌면 삶 자체가 나 외에 모든 사람에 대한 영업 과정인지도 모른다며 허 화백은 한 부자의 입을 빌려 "샐러리맨 중 사무직은 별 볼일 없고 영업직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말한다. 허 화백은 회사생활을 할 때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에서도 영업 마인드가 중요함을 역설한다.

하지만 기업에서 높은 자리에 있었거나, 갑 마인드가 가득했던 사람은 영업을 잘하기 쉽지 않다. 처음 보는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고개를 조아리는 것이 영 익숙지도, 마땅치도 않은 것이다. 이미 이야기했듯 한국 사회에서 영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지 않기 때문에 오랜 기간 갑의 위치에 있던 사람이 철저한 을이 되기는 곰이 마늘과 쑥만 먹고 100일간 지내다가 여자로 변신할 확률보다도 낮다.

자영업자가 영업 마인드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 망하는 길뿐이다. 가뜩이나 자영업자 비율이 높아 10명 중 6명이 3년 내에 문을 닫는 시대다. 생존을 위해 다양한 영업 루트를 만들어놓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책무다. 포털 사이트에 키워드 광고를 하고,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고, 전단지를 뿌리고, 이벤트를 개최한다. 대표적 전문직인 의사와 변호사를 보자. 네이버에 '성형외과' '변호사'라고 쳐보면 수십 개 키워드 광고와 광고성 콘텐츠가 넘쳐난다. 전문직이 이럴진대, 진입 장벽이 낮은 다른 업종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다시 돌아와 보자. 사실 백 대표가 프로그램에서 영업의 중요성을 아예 간과한 것은 아니다. 그는 고객 응대의 중요성을 수시로 지적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손님을 응대하던 돈가스집 여사장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미소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카레집 아들의 성의 없는 복장과 기분 나빠하는 표정을 호되게 나무라며 "웃으면 손님이 온다"고 충고했다. 업장에 들어온 고객을 잘 응대하는 것이 식당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영업활동이다. 그러나 영업활동은 업종과 업태에 따라 실로 무궁무진하다. 가령 의류매장은 상냥한 고객 응대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할인 이벤트 정보 제공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본인에게 최적화된 영업활동을 다채롭게 펼침으로써 영업 성과를 최대화해야 하는데, 영업마케팅 자체를 창업 후 처음으로 해본다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해주고 싶은 조언은 바로 직장생활을 할 때 미리 다양한 영업 마케팅 활동을 해보라는 것이다. 조직에 몸담은 입장에서 퇴사 후를 대비하는 것이 마음 편할 리 없겠지만 이미 세상은 시베리아 전쟁터 아닌가. 전쟁터에 나가기 전 미리 방탄조끼를 입고, 사격술 예비훈련이라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대다수 기업에서 영업 분야를 지원하면 전략이나 기획, 마케팅 분야에 비해 비교적 손쉽게 입사할 수 있다. 기업에서 영업을 경험하고 배우자. 물론 기업의 영업 파트는 다양한 속성을 가진 영업이 있기 때문에 영업부서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영업 마인드가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언하건대 재무, 기획, 인사 등과 같이 소위 말하는 사무직 업무보다는 훨씬 실용적인 업무가 영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직을 떠난 이후 자영업을 할 때 훨씬 높은 생존 가능성을 보장할 것이다.

[김진환(현직 영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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