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감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껴보려면

  • MayToAugust
  • 입력 : 2017.03.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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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인테리어의 예/출처=momsmagazine.co.kr
▲ 북유럽 인테리어의 예/출처=momsmagazine.co.kr
[옆집부부의 수상한 여행-23] "북유럽에 여행 온 김에 인테리어 공부를 해봐야겠어요."

 "인테리어는 왜?"

 "오빠, 북유럽풍 몰라요?"

 와이프의 말처럼 최근 우리나라에는 북유럽풍 인테리어가 대세로 군림하고 있다. '인알못(인테리어를 알지 못하는)' 내가 뭔가 집을 꾸며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딱 떠오르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면 그건, '북유럽풍'이라는 거. 요즘 집 꾸미기에 재미가 들렸는지 우리 부부가 쌍으로 인테리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중이다. 그래 봐야 아직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 인테리어 사진이나 뒤적이는 게 전부지만.

 "(웃음)네가 생각하는 북유럽풍 인테리어가 뭔데?"

 "음...철제나 원목 소재의 실용적이고 단순한 디자인의 가구, 전체적인 톤은 화이트, 그레이이면서 기하학적인 패턴이나 강렬한 색상의 소품 활용, 패브릭 소재 소파와 안락의자 따위의 가구, 털이 복슬거리는 러그,아일랜드 식탁…또…."

 "아니야 괜찮아 그만해도 돼."

 원래 '북유럽 스타일'이라는 것은 그 유래가 오후 3시만 돼도 깜깜해지는 길고 추운 겨울에 실내에서 오래 생활해야 했던 북유럽인들이 집 공간을 취향껏 꾸민 데 있다고 한다. 여기에 질 좋은 스칸디나비아 원목을 사용한 가구들을 대를 이어 써 오며 축적된 북유럽 감성이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지게 된 것. 가득 채우기보다는 비우는 것을, 화려하게 꾸미기보다는 그대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아이디어. 실용적이면서도 심미안적인 요소가 뛰어난 섬세함 덕분에,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북유럽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건데, 우리는 열심히 공부하고 눈으로 배워가며 꾸며야 하는 것들이, 이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생활양식이라는 것이었다. 비유가 맞는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어디 동네 친구네, 지방의 이모네 놀러가서 손으로 집으면 잡히는 '몸빼바지', '스테인리스 바가지', 동그랗거나 네모난 붉은 밥상과 자개 장, 형광등, 혹은 '응답하라 1988' 같은 드라마에 곧잘 나오는 동네 어귀 평상 같은 게 눈에 익숙하듯이 말이다.

 "그런 것만 보고 자란 우리 같은 세대가 뭔가 해보려 하다가 망한 북유럽풍 신혼집이 그렇게 많다고 하네요."

 "가구가 북유럽인데 벽지랑 바닥이랑 조명이 한국 스타일이니 그런 거겠지.(웃음)"

 북유럽풍 인테리어의 기본은 인본주의다. 결국 인테리어라는 것도 그곳에 사는 사람이 살기에 편안하고, 그 사람이 실제로 사용하기에 좋으며, 그 사람이 보기에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북유럽풍 인테리어의 속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공간 효율성에 집중한 수납장이 그 바탕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칸을 세세하게 나누고 다양한 형태로 디자인함으로써 용도별, 크기별, 자주 사용하는 빈도에 따라 편리하게 정리 정돈할 수 있는 수납장이 북유럽풍 주방의 시작이라고.

 어쨌거나 북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그런 디자인이나 인테리어 면에서 눈이 호강하는 경험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거리 곳곳, 카페, 그냥 상가 건물도 다들 참 잘 해 놓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러한 북유럽 스타일의 정점은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Helsinki-Vantaa International Airport) 안에서 일어났다. 핀에어로 경유하기 위해 3시간 정도 스톱오버(stop over)했을 때 들른 핀에어(Finnair) 공항라운지에 들어갔다가 눈이 휘둥그레진 것. DNA 자체가 우리랑은 다른가 보다 싶을 정도로 북유럽 감성이 살아있었다. 그냥 비싸고 휘황찬란하게 꾸며 놓은, 돈으로 바른 느낌의 라운지가 아닌 포근하고 구석구석 신경 참 많이 쓴 듯 안 쓴 듯 멋진 공간이었다. 라운지라면 기본으로 있는 각종 야채나 과일 말고도 다진 고기를 양배추에 싼 만두 같은 요리를 먹었는데 맛까지 괜찮아서 더 끌렸던 것 같다.

 "얼른 들어와서 주워 먹거나 누워 자라는 느낌이 아닌 카페공간 느낌이네요."

라운지 표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 라운지 표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카페느낌이 나는 헬싱키공항 핀에어 라운지
▲ 카페느낌이 나는 헬싱키공항 핀에어 라운지
 이렇게 우리 부부가 헬싱키공항 라운지에 끌렸던 이유는 여기 오기 직전에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 위치한 아에로플로트(Aeroflot) 항공 라운지에서의 쨍한 인테리어를 먼저 보고 와서 더 와 닿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이곳이야 말로 '자! 와서 앉아라! 쉬어라! 먹어라!'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런 게 '마더 로시아'의 다른 매력인 건가 싶기도 하고. 이렇듯 해외여행에서 나라마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른 특색이 있는 공항라운지는 여유 될 때 한 번씩 들러보면 재미가 분명 쏠쏠할 것이다.

이런 정갈함이 마음에 들었다.
▲ 이런 정갈함이 마음에 들었다.
잘 놓여져 있는 와인병들
▲ 잘 놓여져 있는 와인병들
 여담으로 우리 부부가 들른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더 해본다면 핀에어와 플라이비 핀란드 등이 허브로 쓰고 있는 반타공항은 공항이 한산하다 보니 체크인, 보안 검사, 출입국 심사를 모두 합해서 20분 안에 끝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한국인에 대해 자동 출입국 심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상당수의 한국인 환승객 덕분에 유럽의 다른 공항과 달리 한국어 안내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 영어를 잘 몰라도 환승 시 길 잃을 걱정이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한국어 안내가 잘 된 이유는 반타국제공항을 아시아에서 유럽을 갈 때 환승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핀란드 정부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헬싱키 자체가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들 중에서는 북극에 가장 가까운 고위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넘어갈 때 직항이 아니라면 이곳을 경유하는 것이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리는 최단거리에 가깝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라운지 내 음식들
▲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라운지 내 음식들
한쪽 구석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이 마련돼 있다.
▲ 한쪽 구석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이 마련돼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 있는 아에로플로트 라운지
▲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 있는 아에로플로트 라운지
 또한 헬싱키 반타공항에는 비솅겐지역 면세점에 스타벅스가 있으니 각국의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모으는 사람이 있다면 이곳에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핀란드 내에 스타벅스가 딱 2곳이 있는데, 헬싱키 시내 스타벅스는 여행객들로 붐벼 제품이 없을 때가 많다고 하니깐 말이다.

[MayToAugust부부 공동집필 happymay2augu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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