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스팅어 타보니 가성비는 매력적인데..

  • 우제윤
  • 입력 : 2017.09.28 06:02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쉽게 쓰여진 시승기-25]
1) 디자인: 스포츠카 감성 살린 디자인
2) 주행능력 : 제로백 4.9초의 성능.. 묵직함은 떨어져
3)편의·안전사양: 통풍시트+반자율주행 기능+올 어라운드 뷰 모니터까지 빵빵하네
4) 승차감 : 패밀리세단으로도 OK
5) 가격: 프리미엄 차량과 비교하면 돋보이는 가성비
6) 연비: 나쁘진 않은 수준


스팅어는 기아자동차가 만든 최초의 고성능 세단이다. 기아차 내에서 플래그십 세단인 K9을 제외하면 유일한 후륜구동으로 퍼포먼스를 위해 탄생한 모델이다. 현대차가 고급화를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와 'N' 시리즈를 출시하는 가운데 기아차는 별도 브랜드를 만드는 대신 스팅어를 필두로 하는 고급 라인업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 등이 활성화될 미래자동차 시장에서 고급화가 브랜드의 사활을 결정짓는 과제임을 고려할 때 스팅어가 짊어지고 있는 짐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 수 있다.

지난주 스팅어의 최고 트림인 3.3 터보 GT를 타고 고속도로와 국도를 포함해 경기도에서 충북 옥천까지 왕복 총 452㎞가량을 달려봤다. 풀옵션 후륜구동으로 가격은 약 5030만원이었다.

1) 디자인: ★★★☆

스팅어란 이름은 '찌르는 것, 쏘는 것'이란 의미로 이름부터 이미 스피드를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눈에도 스포츠카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길이는 4830㎜, 폭은 1870㎜로 기아차 중형 세단 K5(길이 4855㎜, 폭 1860㎜)와 비슷하다. 하지만 높이는 1400㎜로 K5보다 약 70㎜나 낮은 반면 휠베이스(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 간 거리)는 2905㎜로 K5보다 100㎜나 길다. 높이가 낮고 후드(차량 앞 덮개)가 길어 무게중심이 낮은 '다운포스 디자인'을 통해 스포츠카 감성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구현한 것이다.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고급화 모델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기아차 브랜드를 달지 않고 새로 만든 알파벳 'E' 모양의 엠블럼을 달았다. 3.3터보 최고 트림인 GT의 경우 차 뒤에 GT 전용 엠블럼도 적용했다.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내부 디자인은 깔끔한 편이다. 아랫부분이 납작해 알파벳 'D'자 모양인 D컷 스티어링 휠은 스포츠카 주행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스티어링 휠에 이것저것 버튼이 많아 약간 번잡스럽긴 하지만 버튼을 얇게 만들어 심플한 느낌을 주려 애썼다. 금속 재질 페달로 고급감도 높였다.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풍부하게 탑재된 편의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버튼을 많이 배치하다 보면 깔끔한 디자인과는 멀어지기 마련인데 스팅어의 센터페시아(차량 앞좌석 중앙부 컨트롤 패널 보드)는 잘 정돈된 느낌이다. 고급화를 위해 시트에는 나파 가죽을 썼으며 천장은 스웨이드 재질로 마무리했다.

다만 항공기를 모티브로 한 실내 디자인은 이미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채택한 것이라 참신함은 떨어진다.

스팅어의 센터페시아(차량 앞좌석 중앙부 컨트롤 패널 보드) 디자인.
▲ 스팅어의 센터페시아(차량 앞좌석 중앙부 컨트롤 패널 보드) 디자인.
2) 주행능력 : ★★★★

스팅어의 최고 강점은 역시 주행성능이다. 3.3 GT 트림의 경우 최고출력 370마력에 최대토크 52㎏·m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시간)은 4.9초로 유명 스포츠카 브랜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준수한 편이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마트, 커스텀 등 5개 모드로 이뤄져 있다. 컴포트는 일반 모드, 스포츠는 고속 모드, 에코는 도심을 달리기에 적합하다. 스마트는 운전자의 주행 성향에 맞게 엔진변속 패턴을 자동으로 선택해주며 커스텀은 각 항목을 운전자가 직접 선택해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는 모드다.

스포츠 모드를 사용해보기 위해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기어 뒷부분에 있는 다이얼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가속페달을 꾹 밟자 차가 망설임 없이 빠르게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제한속도였던 시속 110㎞를 넘어서는데 저항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최근 출시된 G70와 함께 국내 브랜드 차량 중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가는 몇 안되는 차가 아닐까. 힘 좋은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있어 가속도 부드러웠다.

다만 엔진음은 그리 매력적이진 않다. 스팅어에는 실제 엔진음을 조율해 들려주는 '액티브 엔진 사운드(Active Engine Sound)'가 적용돼 있지만 빵빵한 엔진음을 기대하는 이는 실망할 수 있다.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코너링의 경우 문제없이 원하는 경로로 달릴 수 있어 안정적이었다. 브렘보 브레이크를 적용해 한층 더 제동성능을 강화함으로써 고속에서도 안정적으로 감속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주행감성이다. 고속으로 달릴 때면 독일 브랜드에 비해 '가볍다'는 느낌을 타는 내내 지울 수 없었다. 같은 후륜구동인데도 묵직하게 땅에 깔리는 듯한 느낌이 아니라서 독일 브랜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라면 약간 안정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수동으로 기어를 빠르게 바꿀 수 있는 패들시프트도 약간 뻑뻑한 느낌이었다.

3) 편의·안전사양: ★★★★☆

국내 브랜드 차답게 편의사양과 안전사양은 거의 최고 수준이다.

T맵과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스마트 내비게이션, 여름에는 고맙기만 한 3단계로 조절 가능한 운전석·조수석 통풍시트는 일정 차급 이상의 국내 브랜드 차에선 기본이지만 수입차를 탈 때는 꽤 아쉬운 것들이다.

안전사양 패키지인 드라이브와이즈 패키지를 옵션으로 택하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앞차와의 설정 거리에 따라 자동으로 감속, 정차, 재출발) 기능과 차선 유지 기능, 사각지대 방지 시스템 등을 사용 가능하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는 고속도로에 들어섰을 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되며 해당 고속도로의 최고 제한속도 등 정보에 따라 주행에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시속 110㎞로 크루즈 컨트롤을 설정해도 최고속도 100㎞인 고속도로에서는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식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영상을 제공해주는 올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주차할 때 매우 유용하다.

4) 승차감 : ★★★☆

스팅어의 뒷좌석은 의외로 쾌적한 편이다. 공간이 넉넉한 편이어서 자녀 등 가족을 태우기도 좋아 패밀리 세단으로도 유용하다. 다만 차 높이가 낮아 180㎝ 이상의 장신은 좀 불편할 수 있다.

스팅어는 주행성능을 강조하는 차량이지만 독일이나 이탈리아 고급 브랜드의 강렬한 배기음을 가진 차들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정숙성을 강조하고 있다. 엔진룸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이중 차단하기 위한 '엔진룸 풀 격벽 구조 설계'나 가속 투과음 최소화를 위한 '차체 실링 구조 보강', 고속 주행 시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과 노면 소음을 줄이기 위한 '부품 강성 최적화' 등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엔진음에 별 관심이 없는 가족에게는 오히려 조용한 세단이 돼 줄 수 있고 진동도 크지 않은 편이다.

5) 가격: ★★★★

스팅어의 가격은 △2.0 터보 프라임 3500만원, 플래티넘 3780만원 △3.3 터보 마스터즈 4460만원, GT 4880만원 △2.2 디젤 프라임 3720만원, 플래티넘 4030만원이다.

스팅어가 경쟁자로 생각하는 BMW 3시리즈나 벤츠 C클래스와 비교하면 어떨까.

배기량을 기준으로 볼 때 스팅어 2.0 터보 가솔린 모델(배기량 1998㏄,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6.0㎏·m)은 벤츠 C200(배기량 1991㏄,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0.6㎏·m), BMW 320i M스포츠패키지(배기량 1997㏄,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6㎏f·m)와 비슷하다. 하지만 가격은 C200와 BMW 320i M스포츠패키지의 경우 4970만원으로 1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가격 면에서는 경쟁력이 높은 셈이다.

6) 연비: ★★★☆

엔진이 크게 3종류이다보니 연비도 각각 다 다르다. 3.3 터보 가솔린 모델은 8.8㎞/ℓ(후륜, 19인치 타이어 기준)다. 2.0 터보 가솔린은 10.4㎞/ℓ(후륜, 18인치 타이어), 2.2 디젤은 14.8㎞/ℓ(후륜, 17인치 타이어 기준)다. 프리미엄 고성능 모델을 표방한 차치고는 준수한 연비다. 3.3 GT를 타고 452㎞를 달려본 결과 실제 연비는 10.4㎞/ℓ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고속도로를 주로 달린 데다 도심에선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거들어줬기 때문이다.

총점★★★★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퍼포먼스를 내는 차가 얼마나 될까. 뛰어난 주행성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과 높은 가성비는 스팅어의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패밀리 세단을 원하면서도 속도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가격의 스팅어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이 잘 갖춰져 있는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을 표방하면서도 차이가 나는 주행감성을 국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숙제다.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우제윤 산업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