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로 가는 길: 감독교체편 (상)

  • 정지규
  • 입력 : 2017.11.0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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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 경기. 두산을 7대6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KIA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 경기. 두산을 7대6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KIA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쇼미 더 스포츠-62]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2017 KBO리그가 지난달 30일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제패와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 KBO리그에서는 퇴직 심판과 구단 간 돈거래, '야신' 김성근 감독의 중도사퇴, FA 거품 논란 등 안 좋은 사건·사고들이 많았지만 프로야구가 국내 최고의 프로스포츠로서 위상을 공고히 한 한 해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 수립이다. 2017 시즌 KBO리그 총 관중 수는 840만명을 돌파하며, KBO리그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총 관중 수 840만명은 정규시즌만의 관중 수이며, 포스트시즌 30여 만명을 합하면 올 시즌 KBO리그 야구장을 찾은 관중 수는 약 900만명에 육박한다. 한국시리즈 때 매진 행렬과 암표상들의 득세는 프로야구가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해 얼마나 인기가 높은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KBO리그는 10개팀이 매년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러 상위 5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3월 말부터 9월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많은 비로 인해 경기를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야구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경기가 열린다. 그런 프로야구 구단들과 팬들에게 있어 최고의 목표는 단연코 우승이다. 이는 물론 다른 모든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최고의 자리는 단 1팀만 가능하다. 산술적으로도 10분의 1의 확률이다. 이 때문에 우승이 최고의 가치이긴 하지만, 어느 팀에나 매번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 프로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1자 목표로 삼는다. KBO리그의 경우 5위까지 그 기회가 주어진다. 산술적인 확률도 2분의 1이다. 해볼 만하고 현실적인 목표다. 선수나 감독이나 구단은 일단,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성적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면죄부를 받는다.

프로야구에서의 포스트시즌은 다른 말로 '가을의 전설'이라고도 부른다. KBO리그에서는 사실 '가을야구'로 더 잘 통용된다. '가을의 전설'이나 '가을야구'는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구단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의미하는 동시에 일종의 자부심을 일컫는 표현이다. 구단의 객관적인 전력과 상관없이 애초에 꼴찌나 하위권을 목표로 리그에 참가하는 팀은 없다. 그래서 구단은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쇼미더스포츠는 이번 시간부터 3회에 걸져 KBO리그에서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법을 연재하고자 한다.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좋은 감독이나 선수를 영입하는 것, 구단의 제도를 바꾸는 것, 또 선수 중에서 어떤 선수(FA 외국인·신인)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그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고, 또 매우 자세히 세분화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리그마다 다르고 종목마다 다르며, 미래에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KBO리그에 한정해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먼저 감독편이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감독을 필드매니저(Field manager)로 지칭한다. 즉, 감독은 선수단에서 최고의 권력을 가진 최고책임자를 의미한다. 1군 엔트리 선정, 작전과 타순 배치, 투수 운용 등 선수단 내의 모든 관리는 감독이 전권을 쥐고 있다. 이 때문에 감독의 권한은 막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구단의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결국 감독의 몫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감독은 최고 선수에 못지않은 극진한 대우를 받지만, 한편으로 구단이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경우에 그 책임도 단호하게 진다. 따라서 구단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감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특히, 구단이 좋지 못한 성적을 냈을 경우, 감독 교체를 과감히 단행한다. KBO리그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많은 감독이 교체됐다. 그 중에서는 효과를 거둔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 효과가 과연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현행 KBO리그의 제도가 정작돼 안정화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은 2001년 이후이며, 1991년부터 형성된 8개 구단 체제가 2012년까지 이어지다가, 신생팀인 NC와 KT가 각각 2013년과 2015년에 1군 무대에 합류하며 총 10개 구단이 됐다. 이를 수치화해 보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기존 8개 구단은 각각 17시즌씩 총 136시즌을 치렀고, 여기에 NC(5시즌)와 KT(3시즌) 등을 합쳐 총 144시즌이 치러졌다. 이 기간 중, 54명(감독대행 제외)의 감독이 10개 구단 사령탑으로 재임했다. 감독 1명당 재임 기간은 2.6년으로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감독들의 계약 기간이 통상 3년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비교적 준수한 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팀 성적과 맞물려 본다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온다. 같은 기간 중의 각 팀이 매년 기록한 최종 순위의 평균치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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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재임 기간이 평균 3년을 넘는 팀은 삼성, 두산, NC로 상위 성적을 낸 1~3위팀들이었다. NC가 신생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과 두산 두 팀뿐이며, 평균 재임 기간이 4년이 넘는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기간 중 삼성이 7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반면 신생팀으로 1군 합류 이후 3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KT를 제외하고 하위 3개팀은 LG, 롯데, 한화 순이었다. 3팀의 감독 평균 재임 기간은 2.5년 미만이었다. 특히, KBO리그 최고 인기 팀이라고 할 수 있는 LG와 롯데는 감독대행을 포함하면 17년간 각각 9명과 11명 이상의 필드매니저가 거쳐 갔으며 평균 재임 기간이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사실 짧은 기간에 많은 감독이 거쳐갔다는 것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결과 때문일 수도 있지만, 선임된 감독에게 보장된 계약 기간을 채워주지 않고 너무 성급하게 교체한 구단의 정책에 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같은 결과를 볼 때, 지난 감독 교체 횟수와 야구단 성적은 거의 정확하게 반비례하는 관계임을 알 수 있다. 그럼 닭과 달걀 중에 과연 무엇이 먼저였을까? 그리고 감독 교체라는 극약 처방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가? 이 두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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