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딜락의 야심작 '가성비 甲' CT6 터보

  • 우제윤
  • 입력 : 2017.11.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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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승기-31]

1) 디자인: 미국 감성 디자인

2) 주행능력 : 2% 부족한 주행력

3) 편의·안전사양: 가성비 높은 편의사양

4) 승차감: 터보인데도 돋보이는 정숙성

5) 가격: 7000만원 미만…거품 뺀 가격

6) 연비: 대형세단 연비가 11.7㎞/ℓ…준수하네



캐딜락은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링컨과 함께 미국 고급 차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디젤 게이트'와 미세먼지 이슈 등으로 인해 디젤 차량에 대한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가솔린 차량이 주력인 캐딜락 역시 국내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캐딜락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512대 팔려 이미 작년 판매량 1102대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캐딜락 수입사인 지엠코리아는 가격 할인 등으로 수요층을 넓혀 연말까지 2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CT6 터보는 시장 확대라는 이런 전략하에 지엠코리아가 내놓은 야심작이다. 플래그십 세단인 CT6보다 성능은 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가성비가 높은 이 모델을 통해 저변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지난주 CT6 터보를 타고 고속도로와 국도 등 300㎞ 남짓을 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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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자인: ★★★

CT6 터보는 CT6와 디자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첫 인상은 역시 미국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답게 웅장함이다. 차 길이가 5185㎜로 5.2m에 가까워 위압감을 준다.

CT6 터보는 캐딜락 디자인의 코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차 전면부에서는 CT6의 가장 큰 특징인 눈물을 흘리는 것 같은 모양의 버티컬 타입 시그니처 라이트가 눈에 들어온다. 넓게 디자인된 방패 모양의 그릴은 엠블럼과도 잘 어울린다.

다만 날렵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은 여전히 육중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은 가장 크게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여전히 미국 브랜드 디자인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고 CT6 역시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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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경우 고급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프리미엄 가죽, 원목, 카본 등 소재를 사용해 럭셔리 감성을 주고자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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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중앙의 컨트롤 패널 보드)의 디자인은 직관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데다 터치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버튼 수를 최소화해 깔끔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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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행능력 : ★★★☆

가장 궁금한 것은 주행성능이었다. 대형세단이면서도 배기량이 2000㏄ 이하라 지나치게 주행성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됐기 때문이다. 특히 CT6에 들어간 엔진은 하위 모델인 CTS와 ATS에 들어간 엔진이라 대형세단인 CT6의 심장으로는 많이 부족할 것이란 걱정이 앞섰다.

실제로 차를 타본 결과 주행성능은 확실히 기존 CT6에 비해 떨어졌다. 하지만 일상적인 속도 구간인 시속 90㎞까지는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기존 CT6는 3.6ℓ 6기통 직분사 엔진을 사용해 최대출력 340마력과 최대 토크 39.4㎏·m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CT6 터보는 2.0ℓ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최대출력은 269마력으로 낮아진 반면 최대 토크는 오히려 41㎏·m로 높였다.

이에 더해 기존 4륜 구동 방식을 후륜 구동 방식으로 바꾸고 차 중량을 낮춰 출력 저하로 인한 주행능력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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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라매틱 자동 8단 변속기가 들어가 부드러운 가속도 매력적이었다.

단 고속 주행 모드인 스포츠 모드의 경우 아쉬움이 남았다. CT6 터보 주행모드는 일반 주행모드인 '투어'와 '스포츠' '스노' 등 세 가지가 있는데 스포츠 모드는 투어 모드보다 응답속도가 빨라지긴 했지만 큰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3) 편의·안전사양: ★★★★

CT6 터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도 다양한 편의기능으로 무장했다.

우선 열선시트는 기본이고 한국의 더운 여름을 고려한 통풍시트까지 적용돼 있었다. 1억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통풍시트가 없는 모델이 많은데 이는 확실한 강점이다.

여성 운전자 입장에서는 어마무시한 크기 때문에 주차하기 좀 고역일 수 있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형식의 올어라운드뷰모니터(AVM) 기능이 있어 안전한 주차를 도와준다.

캐딜락 브랜드 특징 중 하나인 햅틱 시트도 건재하다. 후진 시 뒤에 장애물이 있는 등 경고가 필요한 상황에서 소리가 아닌 시트 진동을 통해 직접 '몸으로' 경고를 전달한다.

선루프는 앞좌석과 뒷좌석용이 분리돼 있으며 앞좌석 선루프만 열린다.

CT6 터보의 선루프 /사진 제공=지엠코리아
▲ CT6 터보의 선루프 /사진 제공=지엠코리아
리어카메라미러는 일장일단이 있었다. 이 기능은 후방의 카메라가 후방 상황을 촬영해 이를 그대로 룸미러에 띄워주는 기능이다. 후방 시야가 훨씬 넓어지는 데다 비가 오는 날에도 빗방울이 흘러내리는 뒤 유리창을 통하지 않고 깨끗한 후방 영상을 볼 수 있다.

단 뒷좌석에 유아를 앉히고 가는 운전자의 경우 이 기능은 불편함이 더 크다. 중간중간 아이가 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도 룸미러가 거울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를 보고 싶다면 뒤를 돌아봐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기능이 불편한 사람은 룸미러 하단의 스위치 조작을 통해 룸미러를 일반 거울로 전환하면 된다.

안전 사양도 충실하다. 전방 보행자 감지기능, 저속 자동 브레이킹, 사각지대 경고 등이 적용돼 있다.

다만 CT6와 마찬가지로 터치 방식 비상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급박한 상황에서 눌러야 하는 비상등의 특성을 고려하면 터치식보다는 버튼식이 안전상 더 적합할 텐데도 캐딜락은 CT6에 이어 CT6 터보 역시 터치식을 고수하고 있다. 플래그십 세단인데도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적용돼 있지 않다.

시대의 조류인 반자율 주행기능도 살짝 아쉬웠다. 차선 유지 및 이탈 경고 기능은 있었지만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앞차 속도에 따라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 기능 없이 정속 주행 기능만 있었기 때문이다.

4) 승차감 : ★★★

길이가 5.2m에 달하고 휠베이스(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 간 거리)가 3.1m를 넘는 만큼 실내공간은 널찍하다.

무엇보다 뛰어난 정숙성이 돋보였다. 일반적으로 터보엔진이 자연흡기 엔진보다 정숙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CT6 터보는 상당히 조용한 편이었다.

소음은 물론 진동도 작아 아이를 태울 패밀리 세단으로는 제격이었다.

5) 가격: ★★★☆

이 차의 가격은 6980만원이다. 기존 CT6의 가장 낮은 트림인 프리미엄 트림(7880만원)보다 무려 900만원 낮게 책정됐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치고는 높지 않은 편이다. 같은 미국 브랜드인 링컨의 플래그십 세단 컨티넨탈은 트림별로 가격이 8250만원, 8940만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높은 셈이다.

독일 브랜드의 경우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와 비교해도 저렴한 편이어서 가격 경쟁력은 뛰어나다.

다만 미국 브랜드라 국내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점이 문제다.

6) 연비: ★★★

CT6 터보의 연비는 기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복합연비 10.2㎞/ℓ(도심 9㎞/ℓ, 고속 12.2㎞/ℓ)로 대형 세단임을 생각하면 준수한 편이다. 터보엔진이 일반적으로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연비가 좋은 데다 다운사이징을 통해 차 무게를 줄였기 때문이다. CT6 터보의 공차중량은 1735㎏으로 CT6 프리미엄 트림(1840㎏)이나 플래티넘 트림(1950㎏)보다 100~200㎏ 다이어트를 했다. 이 때문에 기존 CT6는 복합연비 8.2㎞/ℓ(도심 7.2㎞/ℓ, 고속 9.9㎞/ℓ)에 불과했지만 이보다 20%가량 향상된 연비를 실현한 것이다.

305㎞를 달린 뒤 실제 연비는 11.7㎞/ℓ로 나왔다. 오토스톱 기능 역시 연비를 아끼는 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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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점★★★☆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인 캐딜락은 그 이름값에 비해 아직도 국내에서는 세력이 약한 편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더 낮다.

CT6 터보는 이 같은 문제점을 타개하고자 지엠코리아가 내놓은 모델이다. 가격을 낮춤으로써 젊은 층으로 수요를 더 넓히려는 것이다.

미국 브랜드의 디자인에 큰 거부감이 없고 넓은 내부 공간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이 차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다. 거기에 대형세단치고는 높은 연비와 편의기능도 다양하게 갖췄다.

높은 가성비로 인지도와 디자인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CT6 터보의 과제다.

[우제윤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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