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 찾기 힘든 주행능력 BMW 대표 SUV '뉴 X3'

  • 김정환
  • 입력 : 2017.11.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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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승기-34] 물이 올랐다.

2011년 2세대 BMW X3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뉴 X3 얘기다. X3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네상스'를 열어젖힌 차다. 2003년 BMW가 X3 첫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60만대 이상을 팔아치웠다.

이 계보를 이어받은 뉴 X3는 중형 SUV 르네상스 세계에서 틴토레토와 같은 차다. 16세기 후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옹골차고 강렬한 그림으로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미켈란젤로나 티치아노 같은 거장처럼 부담스럽지는 않다. 숨이 막힐 것 같은 포스는 없지만 꿈틀대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화풍이다.

지난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퇴촌을 거쳐 여주 세종천문대까지 길을 탔다. 도심과 고속도로, 거친 경기 동부 산길이 이어지는 왕복 190㎞ 코스다.

4기통 디젤 엔진의 △뉴 X3 xDrive20d M 스포츠 패키지 △뉴 X3 xDrive20d xLine과 6기통 디젤 엔진을 얹은 △뉴 X3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 △X3 xDrive30d xLine 등 4가지 메뉴 중 xDrive30d xLine을 골랐다. 한 눈에 보는 뉴 X3 성적표는 다음과 같다.



목차

1) 디자인: BMW X시리즈 족보 그 자체

2) 주행능력 : 한결같다. 도심에서도 오프로드에서도

3) 내부 공간 : 넉넉한 트렁크, 드디어 젖혀지는 뒷좌석!

4) 내비게이션 : 전통적인 BMW 약점의 극복

5) 가격: 가격 변동이 작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6) 연비: 10.5~13.1㎞/ℓ. 7년 탈 거 생각하면…글쎄



1) 디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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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이다. 여리여리한 모습은 사라졌다. 차체 크기는 종전 X3와 같지만 2세대보다 묵직해진 느낌이다. 그대로 땅을 박차고 나갈 것 같은 코뿔소 같은 두상.

휠 베이스가 5㎝ 더 길어지면서 오버행이 짧아졌다. BMW 전매특허인 키드니 그릴은 더 커졌고 눈알(어댑티브 발광다이오드 헤드라이트)도 부리부리해졌다. X3 피를 충실히 이어받았지만 더 스포티하다.

2) 주행능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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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부터 깔아보자. 이번에 시승한 뉴 X3 xDrive30d=3ℓ 직렬 6기통 디젤 엔진. 265마력 최고 출력. 2000~2500rpm에서 63.3kg·m 최대토크. 100㎞/h까지 가속 시간 5.8초. 최고 속도는 240㎞/h.

처음엔 '그냥 X3지 뭐'라며 탔다. 별 기대감은 없었다. 기대감이 낮았는지 차가 정말 잘 나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결론적으로 말해 성능은 상당히 괜찮았다.

혼잡한 기운이 남아있는 오전 10시 반 서울 올림픽도로 도심과 중부고속도로, 여주의 거친 오프로드 코스를 모두 거친 결과 내린 평점이다. 고속 주행에서 빛이 난다.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이 빨갛게 뒤바뀌며 야성을 있는 대로 드러낸다.

빠르게 다른 차들이 뒤로 스쳐 지나간다. 차 안은 고요하다. 액셀러레이터를 꾹 밟았다. 주위 풍경이 점차 흐려진다. 여전히 흔들림은 없다. 오른발에 단단히 힘을 준다. 이제 이마에 살짝 땀이 배어 나온다.

그래도 뉴 X3는 작은 틈 하나 보여주지 않는다. 도심에서 슬슬 달릴 때처럼 고속도로를 슬슬 달린다. 다만 계기판에 찍히는 숫자가 다를 뿐이다. 아주 크게.

더 이상 고속 주행을 포기하고 액셀에서 힘을 뺐다. 고요하게 속도가 잦아든다. 확실히 디젤 같지 않은 정숙성이다.

3) 내부 공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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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 베이스가 늘어나며 공간이 살아났다. 키 175㎝인 기자가 두 발을 쭉 뻗어도 불편하지 않다. 트렁크도 넉넉하다. 항상 고정됐던 뒷좌석 등받이는 11도까지 조절이 가능해졌다. 소소하지만 진일보는 진일보다.

센터페시아는 전통적인 X시리즈 외모에서 벗어난 게 없다. 아쉽다면 아쉽고 익숙하다면 익숙한 대목이다.

에코-컴포트-스포츠 모드로 전환할 때 전면 계기판 색깔이 휙휙 달라진다는 점이 의외로 길게 기억에 남는다. 도심과 오프로드를 달리면서 주행 모드에 변화를 줄 때마다 다양한 인격이 차 안에 담겨 있는 것 처럼 가면을 뒤바꿔 등장한다. 마치 변검술사 같은 느낌. 운전할 때 느끼는 잔재미다.



4) 내비게이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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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내비게이션은 BMW의 아킬레스건이다. 우악스러운 맵 디자인과 바닥을 기는 IQ는 운전자를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기자도 시승하자마자 반사적으로 휴대폰 내비게이션부터 꺼내 들었다.

그런데 시승 10분 만에 휴대폰을 껐다. 뉴 X3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대폭 높아진 내비게이션 IQ다.

혼잡한 영동대교 남단 일대도 제법 똑똑하게 알려준다. 휴대폰 내비게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간단한 지도까지 표시된다는 것도 평가할 만하다. 간단한 길은 내비게이션을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고도 앞만 보고 찾아갈 수 있다.

다만 복잡한 도심 골목길에 들어가면서까지 100% 의존할 만한 디테일은 아니다. 어쨌든 구도심을 가지 않을 바에야 뉴X3를 탈 때는 휴대폰은 당분간 편하게 둬도 괜찮을 것 같다.

5) 가격: ★★★☆

뉴 X3의 가격은 6580만~8360만원이다. 2011년 X3 모델이 5790만~8590만원였다는 데 비춰보면 나쁘지 않다.

이것저것 많이 넣고 가격은 발을 묶는 수준에서 잡아놨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물론 8000만원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6) 연비: ★★★

칭찬 일색이었던 뉴 X3에서 잠시 망설이게 하는 대목이다. 코스를 완주하고 서울에 터치다운해보니 ℓ당 10.5㎞가 찍힌다. 뉴 X3 6기통 디젤 복합연비는 11.3㎞/ℓ다. 고속 주행과 오프로드 길까지 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6년 만에 돌아온 3세대 모델치고는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숫자다. 브랜드별 연비 경쟁은 이미 대세가 됐다.

내연기관 특유의 색깔과 지지층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 6년과 앞으로 6년은 사정이 많이 다를 거다. 하이브리드는 트렌드가 됐고 전기차(EV)도 영토를 확대하고 있다. 한 번 뉴 X3를 사면 앞으로 최소 4~7년은 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비 부분에 대한 평가는 결코 후할 수가 없다.

7)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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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X3는 좋은 차다. 수입 중형 SUV가 유행할 조짐이 보이는 현재, 충분히 국내 시장에서도 먹힐 차다.

고질적인 BMW 약점은 극복했고, 디젤의 장단점 중에서도 장점만을 똑똑하게 발라냈다. 도심에서도 오프로드에서도 믿고 탈 수 있는 양수겸장형 SUV다.

사실 뉴 X3의 진짜 적은 가격도, 연비도, 다른 수입 브랜드 SUV도 아니다. 연비 경쟁 속 나날이 높아져 가는 소비자 눈높이와 얼마만큼 타협할 수 있을지가 뉴 X3의 진짜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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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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