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제작자 원동연 "도경수에게 이름 준 이유?"

  • 양유창
  • 입력 : 2017.12.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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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앤-165] 원동연 대표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로 만들 것"


▲ '신과 함께-죄와 벌' 포스터.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올겨울 한국영화 최대 블록버스터 '신과 함께-죄와 벌'이 20일 개봉 첫날 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쾌조의 흥행 스타트를 끊었다. 단행본만 45만권 이상 팔린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한 소방관이 죽은 뒤 저승에서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다. 차태현을 비롯해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등이 주연을 맡았고 '미스터 고'의 김용화 감독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2011년 웹툰의 영화 판권을 확보한 뒤 무려 6년 동안 영화를 준비한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를 만나 영화에 관한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원 대표와의 일문일답(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방송 '윤성은의 썸무비-신과 함께' 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Q '신과 함께-저승편'은 원동연 대표의 열 번째 작품이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A 잠이 안 올 정도로 신경이 곤두서 있다. 관객이 어떻게 봐주실지 정말 궁금하다.

Q 우선 영화 속 원동연부터 안 물어볼 수가 없다. 무려 도경수 배우에게 극중 원동연이라는 이름을 주었다. 무슨 배짱인가?

A 사연이 있다. 도경수 씨를 캐스팅한 뒤 기사가 쏟아졌는데 악플이 달리더라. "다 된 밥에 아이돌 뿌리기" "아이돌 나오니 안 볼래" 그런 악플이었다. 나는 제작자로서 그를 보호하고 싶었다. 도씨를 캐스팅한 이유는 영화 '카트' 때부터 연기자로서 자질을 봤기 때문이다. 내 이름을 주면서 도경수를 배우로 인정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거다.

▲ '신과 함께-죄와 벌'의 도경수.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Q 잘생긴 배우라서 이름을 강요한 줄 알았다(웃음).

A 그러면 도경수 씨 팬들에게 큰일 난다. 어떻게 당신 얼굴에 도경수냐며 욕먹을 게 뻔한데(웃음).

Q '신과 함께'는 본격적으로 판타지를 시도했지만 사실 한국영화에서 성공하기 힘든 장르 중 하나가 판타지다. 이번엔 자신 있나?

A 한국영화의 장르를 개척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만든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최근 한국영화 흐름을 보면서 장르나 소재보다는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작년 '곡성' '검은 사제들' 같은 오컬트 영화들이 성공을 거두고 좀비영화 '부산행'은 무려 1000만 관객을 동원하지 않았나. 이제 안 되는 장르는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Q 그런데 판타지 장르의 불안함을 상쇄하기 위해 신파적 드라마를 과하게 삽입한 느낌이다.

A 나는 신파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이 판단해 주겠지만 대중 블록버스터는 기본적으로 쉬워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신과 함께'는 가족 영화를 표방하기 때문에 효도, 우애 등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신파적 요소가 불가피했다. 불편한 분도 있겠지만 이해해주는 분이 더 많을 거라 기대한다.


▲ '신과 함께-죄와 벌'의 주지훈.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Q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웹툰과 영화가 가장 달라진 점은 진기한 캐릭터가 삭제된 것이다. 하정우 씨가 연기한 강림차사가 진기한 몫까지 대신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주지훈 씨가 연기한 해원맥 캐릭터가 아쉽더라. 이미지가 강림차사와 비슷한데 까칠함과 코믹함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느낌이다.

A 영화는 이번에 개봉한 1부와 내년 말 개봉할 2부로 나뉜다. 1부에서 해원맥은 아직 다 보여준 게 아니다. 2부를 보면 왜 해원맥이 1부에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주지훈 씨 캐스팅은 쉽지 않았다. 주씨가 1부 보고 자기 역할이 미미하다며 망설이기에 2부 시나리오를 보여주면서 1부에선 희생해달라고 했다.

Q 처음부터 2부작으로 나눠 만들었다. '신과 함께'를 프랜차이즈 무비로 만들 생각이 있는 건가?

A 최소한 3편까지는 하고 싶다. 할리우드 영화는 대부분 프랜차이즈인데 한국에는 프랜차이즈 영화가 없어 아쉬웠다.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 영화가 성공하면 후배들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 '신과 함께-죄와 벌'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Q 제작기간이 6년 걸렸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A 나도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원작과 똑같이도 해보고, 완전히 다르게도 해봤다. 계속 고치고 고쳐 30개 정도의 버전이 나왔다. 지금이 최종이다.

Q 30개 버전 중 원작에서 가장 멀리 나갔던 이야기는 어떤 건가?

A 감독이 교체되는 일이 있었는데 그 전 감독과 작업했던 시나리오는 '저승에 간다'는 설정 외에는 원작과 같은 게 하나도 없었다. 지금 원작 팬들이 진기한 캐릭터 한 명 없는 것을 항의해 저희가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데 거기엔 강림도 없고 자홍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신과 함께' 타이틀을 달고 그렇게 갔다면 아마 지금쯤 내가 살아남지 못했을 거다 (웃음). 하지만 나는 그 버전이 마음에 들었다. 그 감독과는 그 영화를 만들어볼 의향도 있다. 물론 다른 제목으로(웃음).


▲ '신과 함께-죄와 벌'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Q 올겨울 최대 기대작이고 예매율도 1위다. 관객을 얼마나 예상하나?

A 업계에서 예측할 때 최대치는 500만명이다. 그 이상은 하늘이 점지해 준다고 한다. 시대 분위기와도 맞아야 하는 거니까 함부로 예측하지 않는다.

Q 손익분기점은?

A 관객 600만명이다. 해외에서 잘되면 줄어들 수 있다.

Q 해외에서도 개봉 일정이 잡혀 있나?

A '신과 함께'를 103개국에 판매했다. 그중 70~80개 국가에선 한국과 거의 동시개봉한다. 한국영화 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 '신과 함께-죄와 벌'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Q '강철비', '스타워즈', '1987' 등 경쟁작도 화려하다.

A 원조 맛집 옆에 다른 맛집들이 생기면 그곳이 맛집 골목이 되는 것처럼 경쟁하면서 전체 시장의 크기가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 한 영화가 독주하면 시장의 사이즈가 커지지 않는다.

Q 경쟁한다기보다는 다 같이 잘될 수 있다는 건가?

A 같이 잘되는 건 같이 잘되는 거고…그래도 우리 영화가 독보적으로 1등을 했으면 좋겠다(웃음).

Q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에 마동석 씨가 깜짝 출연한다. 속편 예고인가?

A 원작 웹툰은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 3부작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이승편과 신화편을 합친 것이 영화의 2부다. 속편에는 고물 줍는 할아버지와 손자를 지키는 성주신이 등장하는데 마동석 씨가 성주신을 연기한다. 마동석, 김동욱 주연의 영화라고 보면 되겠다. 1부의 부제는 '죄와 벌', 2부의 부제는 '인과 연'이다.

[양유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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