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 블루의 부드러움 그대는 우아하고 강한 신사

  • 취화선
  • 입력 : 2017.12.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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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푸른색 병 안에 조니워커의 최고급 위스키 조니워커 블루가 들어있다. 한 잔에서 복합적인 풍미를 맛볼 수 있다./ 사진=웹사이트 캡처
▲ 옅은 푸른색 병 안에 조니워커의 최고급 위스키 조니워커 블루가 들어있다. 한 잔에서 복합적인 풍미를 맛볼 수 있다./ 사진=웹사이트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39] 1000만원짜리 가방이 100만원짜리 가방보다 10배 좋지는 않을 것이다. 블렌디드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의 최상급 제품인 조니워커 블루도 그러하다. 조니워커 블루는 조니워커의 12년산 위스키 조니워커 블랙보다 10배쯤 비싸다. 그렇다고 10배 더 맛있냐면, 꼭 그렇지는 않다. 조니워커 블루는 이른바 '가성비'에 연연하지 않고, 작은 차이를 즐기고자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사람들을 위한 술이다.

조니워커 블루는 숙성기간을 표시하지 않는다. 만약 숙성기간을 표시할 때에는 섞은 원액 중 숙성 기간이 가장 짧은 것을 표기해야 한다. 조니워커 블루 15~60년 숙성된 원액을 섞어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보통 조니워커 블루를 21년산 위스키급으로 친다.

조니워커 블루는 조니워커 블랙보다 옅은 호박색을 띤다. 향도 조니워커 블루 쪽이 한결 부드럽다. 조니워커 블루가 담긴 잔에서는 위스키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른다. 조니워커 블랙은 거칠다. 조니워커 블랙을 담은 잔에 코를 가져다 대면 향이 콧구멍 깊숙이 파고든다.

오래 숙성한 술, 조니워커 블루에서는 신선한 맛이 난다. 아이러니하다. 조니워커 블루 한 모금을 입에 머금은 순간부터 삼킬 때까지 향긋한 과일향, 혀를 아리게 하는 스파이시함, 적당한 스모키함, 벌꿀의 달콤함, 부드러운 목넘김이 연달아 느껴진다. 마시고 나면 달콤한 나무향과 피트향이 뒤섞인 매력적인 잔향이 남는다. 한 잔의 술에서 이렇게 복합적인 풍미를 즐길 수 있다니.

조니워커 블루 원액이 전용잔 안에 들어있다. 조니워커 측은 조니워커 블루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라고 추천한다. 스트레이트로 마시라고 해서 쭉쭉 들이키라는 것은 아니다. 입을 적실 정도의 소량의 술을 머금고 살살 굴리면서 마셔보자. 신세계가 열릴 것이다./ 사진=웹사이트 캡처
▲ 조니워커 블루 원액이 전용잔 안에 들어있다. 조니워커 측은 조니워커 블루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라고 추천한다. 스트레이트로 마시라고 해서 쭉쭉 들이키라는 것은 아니다. 입을 적실 정도의 소량의 술을 머금고 살살 굴리면서 마셔보자. 신세계가 열릴 것이다./ 사진=웹사이트 캡처

조니워커 블루가 연륜 있는 신사라면, 조니워커 블랙은 혈기왕성한 청년과 같다. 조니워커 블랙에서는 조니워커 블루의 천변만화는 느끼기 어렵다. 대신 조니워커 블랙에는 남성적인 매력이 있다. 바닐라향이 깊고 진하다. 스모키한 피트향이 도드라진다. 술잔을 비운 뒤에도 오래도록 피트향이 난다. 묵직하다.

술을 털어넣어서는 술맛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입을 적시듯 조금 마시고 입안에서 굴려보자. 위스키의 풍성한 맛과 향이 깨어난다. 조니워커 블루는 그 이름처럼 푸른빛을 띠는 유리병 안에 들어있다. 대형마트 등에서는 750㎖ 한 병에 약 30만원 선이다. 면세점에서는 절반 정도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알코올 도수는 40도다. 조니워커 측은 조니워커 블루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걸작"이라면서 "스코틀랜드에서도 가장 진귀한 위스키 원액을 엄선해 블렌드한 탁월한 위스키다. 아주 특별한 날을 위한, 아주 특별한 술"이라고 소개한다.

올 한 해도 다 갔다. 가능한 한 다양한 술을, 독자들께 친숙한 술과 낯선 술을 적당히 섞어 소개해 드리려고 노력했다. 내년에는 또 새로운 술로 찾아뵙겠다.

술의 맛을 평가하는 것은 주관적인 영역이다. 때문에 일부 글은 다소 편협하게 읽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 혀가 느낀 그대로 적었다. 그 점에서는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백화점 또는 대형마트 주류 코너, 주류백화점 진열대 앞에서 고민하는 독자들께 약간의 도움이 되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새해에는 건강을 해치며 부어라 마셔라 하는 대신, 적당한 양의 술을 즐겁게 드시기 바란다. 나부터 그렇게 해야겠다.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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