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가장 맛있는 밀맥주 '바이엔슈테판 비투스'

  • 취화선
  • 입력 : 2018.03.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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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가장 오래된 양조장에서 빚은 술 답게 패키징이 고급스럽다. 짙은 갈색병에 금색 글씨를 새겨놓아 딱 보기에도 값비싸 보인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 지구상에 가장 오래된 양조장에서 빚은 술 답게 패키징이 고급스럽다. 짙은 갈색병에 금색 글씨를 새겨놓아 딱 보기에도 값비싸 보인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51] 바이엔슈테판 비투스(이하 비투스)는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양조장에서 만든 최고(最高)의 맥주다. 비투스는 기원후 1040년 독일 바이에른 베네딕토회 수도원에 만든 양조장에서 생산한다. 이 양조장은 가장 역사가 긴 양조장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곳이다. 비투스는 저명한 맥주 대회인 ‘월드 비어 어워즈’(WBA)에서 각 부문에서 3년간 총 9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믿고 마실 만한 술이기도 하다. 까다로운 맥주 평가 사이드 ‘비어 애드보킷’(Beer Advocate)에서 평점 A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투스를 마셔보자. 비투스는 알코올 도수 7.7도로 맥주치고는 꽤 도수가 높다. 물과 맥아, 홉, 밀맥아, 그리고 효모로 빚었다.

잔에 따르면 머랭처럼 밀도 높은 거품이 피어오른다. 그러나 풍성한 거품은 금방 사라진다. 대신 얇은 거품 막이 맥주 표면에 남아 마지막 한입까지 부드럽게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맥주병을 기울여 잔에 따르면 탁한 액체가 쏟아진다. 금빛 우유 같다. 신선한 아로마가 풍긴다. 은은한 풀냄새 속에 단내가 섞여 있다.

술을 마시면 먼저 몰트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잠시 후 두꺼운 장막을 뚫고 밀맥주 특유의 달콤한 바닐라향이 비친다. 거기에 알싸한 정향이 묻어 있다. 뒤로 갈수록 정향이 부각돼 스파이시하다. 보디감은 강한 편이다. 알코올의 존재감이 선명하다. 술맛이 난다는 얘기다.

마신 뒤에는 잘 만든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칵테일)'의 고소함도 조금 난다. 탄산은 세지 않다. 바나나향과 정향이 오래 지속된다. 꽤 높은 도수에 정향까지 섞여 500㎖ 한 잔을 비우니 혀가 살짝 얼얼하다.

온도가 매우 중요하다. 너무 차게 마시면 비투스의 복합적인 향을 즐기기 어렵다. 보통 8도에서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쌉싸름함은 덜해지며 바나나향이 깊어진다. 스파이시함 역시 떨어진다. 전반적으로 달아진다고 보면 된다.

공식 수입사는 에멘탈 치즈를 곁들여 먹을 것을 추천한다. 그외에 서양식 고기, 생선 등 요리와도 궁합이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공식 수입사는 에멘탈 치즈를 곁들여 먹을 것을 추천한다. 그외에 서양식 고기, 생선 등 요리와도 궁합이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투스 맛의 비결은 제조법에 있다. 비투스는 상면발효한 술을 저온에 저장해 장기간 숙성한다. 덕분에 깊고 진한 풍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치즈, 고기 등 기름진 음식에 잘 어울린다.

수입사는 비투스를 잘 따르는 법을 라벨에 붙여놓았다. 병의 4분의 3 정도를 잔에 따른 뒤 병을 휘휘 돌려 병 아래에 가라앉은 효모가 잘 퍼지게 한다. 이후 조심스레 나머지를 따라 즐겁게 마시면 된다.

500㎖ 한 병을 오롯이 담을 만한 큰 맥주잔이 있으면 비투스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가끔 대형마트에서 전용 대형잔을 나눠주는 행사를 한다. 그때를 노리면 좋다. 나는 이 술을 다시 사 마실 의향이 있다. 한 병에 7000원 선.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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