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클래스 공개 저격'…기아차 K9의 도전장

  • 강영운
  • 입력 : 2018.05.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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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승기-55] 국내 수입차 절대 강자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도전장을 내민 용자(勇者)가, 아니 용차(勇車)가 나타났다. 6년 만에 새 옷을 입고 돌아온 기아차 플래그십 세단 K9이다. 2012년 첫선을 보인 이후 완전 변경된 이번 모델은 전에 비해 육체는 섹시해졌고, 지능은 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벤츠 E클래스와의 경쟁이라니. 하룻강아지의 만용인가, 다윗의 자신감인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수입차 중 하나를 공개 저격하고 나서다니. 웬만한 자신감으로는 힘든 선언일 터.

4월 17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더 K9'을 타고 기아차가 뽐내는 자신감의 원천을 탐구해봤다. 서울 도심에서 뻥 뚫린 고속도로를 거쳐 구불구불한 산길까지 다양한 구간 78㎞를 달렸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3.3 가솔린 터보 그랜드 마스터즈 풀옵션 모델이다.

범 무서운줄 모르는 강아지
▲ 범 무서운줄 모르는 강아지
서울시내를 주행하는 K9. /사진제공=기아차
▲ 서울시내를 주행하는 K9. /사진제공=기아차


목차

1.외관-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

2.내관-스위스 시계의 고급스러움

3.주행성능-보급형 스포츠카 느낌도

4.스마트 기능-가끔 띨띨한 천재

5.인포테인먼트- 쉴 틈이 없다고요 랜덤랜덤

1.외관-★★★★

차체는 이전 모델에 비해 더욱 웅장해졌다. 고급스러운 차체는 그대로 살리면서도 날렵함을 강조했다. 쳐다만 봐도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기분이다. 젊은 감성으로 '아빠차' 오명도 벗었다(물론 검은색 모델은 여전히 아빠차다). '더 K9'은 전장 5120㎜, 전폭 1915㎜, 전고 1490㎜다. 기존 K9에 비해 전장과 전폭이 소폭 증가했다. 측면부는 휠베이스를 확대해 균형 잡힌 비례감을 구현했다. 이 덕분에 시각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졌다.

K9 전면부
▲ K9 전면부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 휠
▲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 휠


기아차의 '상징' 호랑이코 그릴도 여전히 멋스럽다. 최근 BMW가 발표한 신형 전기차 모델 i8의 전면 그릴이 기아차 호랑이코를 연상시켜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어쩌면 E클래스를 지목한 자신감은 디자인에 대한 우월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BMW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iX3컨셉트카. 특유의 키드니 그릴 대신 호랑이코 모양의 그릴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 BMW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iX3컨셉트카. 특유의 키드니 그릴 대신 호랑이코 모양의 그릴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2.내관-★★★★

차량에 탑승하니 안락함이 느껴진다. 크림색 계열 시트가 차체 내부 분위기를 편안하게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세계적 색상 권위기관인 팬톤색채연구소와 협업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솔, 무드 조명 등을 배치, 운전자가 실내에서 보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한 기어는 도라에몽의 뭉뚝한 주먹을 연상시킨다. 손에 딱 쥐어봐도 가죽의 부드러움까지 더해져 훌륭한 그립감을 낸다.

스위스 명품 시계 '모리스 라크로와'와 협업해 제작한 아날로그 시계 또한 실내 인테리어의 백미다.

k9의 큼직한 디스플레이
▲ k9의 큼직한 디스플레이
K9의 기어
▲ K9의 기어
기아차가 스위스 시계 브랜드인
▲ 기아차가 스위스 시계 브랜드인 '모리스 라크로와'와 협업해 만든 아날로그 시계


3.주행성능-★★★

본격적으로 주행하기 위해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보니 묵직함이 느껴진다. 반응속도는 빠르지만 안정감은 유지됐다. 고속 주행을 하면서 액셀을 꾹 밟자 차가 빠르게 치고 나간다. 다른 차들을 추월하는 스피드를 즐기는 운전자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할 요소다. 3.3 가솔린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f·m를 낸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스포츠 주행모드로 바꿔보니 '그르릉' 소리를 내며 또 다른 매력을 과시했다. RPM이 빠르게 상승해 고급 스포츠카와도 경쟁할 태세를 갖췄다. 거칠게 액셀과 브레이크를 밟아도 승차감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안전도 '더 K9'의 자랑 요소다.

4.스마트 기능-★★★

'더 K9'은 보다 똑똑해졌다. 드라이버 건강을 위한 다양한 장치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터널 진입을 50m 앞두고 열어뒀던 차 창문이 수시로 닫혔다. 실내 에어컨 기능이 활성화하면서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했다. 국산 고급차 최초로 적용된 '터널 연동 자동제어'는 GPS와 연계해 차량이 터널 진입 시 창문과 공조 시스템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좌측 깜빡이를 켜자 전면 디스플레이에 사각지대를 카메라로 비춰 차선 변경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다.

최근 극심한 미세먼지로 소비자의 '공기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건강을 위한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것이다.

차로유지 보조 기능은 아쉬움이 남는다. 더 K9이 차선을 넘은 후에야 다시 급하게 제 차선을 유지하면서 승차감이 다소 흐트러졌다. 현대차의 EQ900가 자연스러운 핸들링으로 차선을 유지하는 것에 비해 다소 거친 느낌이다. 가끔 대책 없이 멍청한 천재들을 보는 느낌이랄까.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자 운전 계기판에 카메라로 찍은 우측 차선이 뜬다. 사각지대를 없애 안정성을 더했다는 평가다.
▲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자 운전 계기판에 카메라로 찍은 우측 차선이 뜬다. 사각지대를 없애 안정성을 더했다는 평가다.

5.인포테인먼트- ★★★

기아차는 다양한 인포테인먼트도 구비했다. 뒷좌석에 승차한 이들을 위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다만 이것은 옵션을 적용한 경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운전석 뒷부분에 부착된 디스플레이. 승차한 모든 사람들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 운전석 뒷부분에 부착된 디스플레이. 승차한 모든 사람들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6.총평-★★★★

E클래스를 공개 저격한 기아차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양 차를 타본 고객이라면 K9을 능히 선택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다만 사람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차를 고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승차감보다 내릴 때의 하차감(고급 차에서 내릴 때 주변 시선으로부터 얻는 만족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E클래스를 향한 도전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가격은 모델별로 5490만원부터 최고 9330만원까지.

꽃길을 달리는 K9. 과연 E클래스를 잡고 진짜 꽃길도 달릴 수 있을까.
▲ 꽃길을 달리는 K9. 과연 E클래스를 잡고 진짜 꽃길도 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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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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