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두바이 현지에서 맞은 라마단의 모습

  • Flying J
  • 입력 : 2018.05.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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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라마단에서 당신이 꼭 알아야 하는 것들

[두바이 파일럿 도전기-54]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슬람 문화권의 가장 큰 행사이자 성스러운 시기인 라마단(Ramadan)이 지난 17일부로 시작됐다. 나라마다 하루 정도 차이는 있지만 앞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모든 무슬림은 30일간 일출부터 일몰 시까지 금식해야 한다. 무슬림이 아닌 외국인이라면 반드시 금식할 필요는 없지만 당연히 현지에서 라마단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존중하는 태도를 갖춰야 할 것이다. 필자가 그동안 라마단 기간과 관련해서 받았던 질문들과 알아두면 좋을 팁을 정리해봤다.

1. 정말 한 달 내내 금식하나?

라마단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마우스 스크롤을 빨리 내려서 그런지 몰라도 똑같은 질문을 매우 자주 받는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라마단이라고 해서 한 달 동안 계속 전혀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보통 사람이 한 달 내내 굶으면 반드시 죽는다. 위에도 적었듯이 라마단은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만 금식하는 것이다. 해가 진 뒤에는 '이프타르'라는 성대한 저녁 식사를 먹을 수 있으며, 이때에 발맞춰 이런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하는 레스토랑도 많다.

라마단 기간에 푸드코트 운영을 하는 UAE 대형몰들은 보통 이렇게 커텐을 쳐놓아 안이 보이지 않게 한다. 사진은 두바이 에미레이트몰의 모습.
▲ 라마단 기간에 푸드코트 운영을 하는 UAE 대형몰들은 보통 이렇게 커텐을 쳐놓아 안이 보이지 않게 한다. 사진은 두바이 에미레이트몰의 모습.

상점이나 로컬 레스토랑, 몇몇 관광지에서 라마단 기간에 운영시간이 변경되는 경우가 많으니 관광객이라면 체크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 유명 관광지의 레스토랑은 낮 시간에도 밖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가림막을 설치한 후 정상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항상 그렇듯이 그렇지 않고 그냥 닫아버리는 경우도 많다.

다음은 두바이에서 라마단 기간 때 낮 시간 동안 정상 운영하는 대형몰 푸드코트 모음이니 참고하도록 하자. △에미레이트 몰(Mall of the Emirates) 낮 12시부터 △시티센터 데이라몰(City Centre Deira) 낮 12시부터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몰(Dubai Festival City Mall) △이븐바투타몰(Ibn Battuta Mall) △드래곤마트(Dragon Mart).

2. 외국인은 어느 정도까지 지켜야 하나?

라마단 기간에는 식음뿐 아니라 성욕, 물욕 등을 추구하는 정신적인 일도 최소화해야 한다. UAE 두바이처럼 외국인에 한해 제한된 장소에서 음주를 허용하는 도시라도 라마단 기간엔 술 판매가 중단되고 음악 공연, 노래방 영업도 할 수 없다. 비무슬림이라도 화려한 옷, 노출이 심한 옷을 되도록 피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식음 또는 흡연한다거나 공공장소에서 포옹이나 키스 등은 하지 말아야 한다.

당연히 물이나 음료수도 마셔서는 안 되고 밖에서 흡연이나 껌을 씹는 것도 금지된다. 무슬림에게 음악을 들려주거나 무용을 하는 것도 안 된다. 이건 사실 법 이전에 기본 매너의 문제인 것이 남들은 금식하고 있는데 옆에서 치킨을 뜯고 콜라를 마신다고 생각해보라. 어쨌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랬다고 이슬람 국가에선 어쨌든 이슬람 국가에서 하지 말라는 건 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여성의 경우 라마단 기간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어깨와 무릎을 가릴 수 있는 긴 옷을 입는 것을 권장한다. 예전에 라마단 기간 중 두바이몰에서 핫팬츠를 입고 쇼핑하던 한국 여성이 현지 경찰에서 경고장을 받고 벌금을 냈다는 '카더라' 소식이 전해져 온다. 라마단 기간에 해변에서 포옹과 같은 건전한(?) 애정 행각을 하고 있던 어떤 영국인 커플이 경찰에 걸려 추방당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UAE 에미레이트 항공의 라마단 축하 메시지/출처=에미레이트항공 유튜브
▲ UAE 에미레이트 항공의 라마단 축하 메시지/출처=에미레이트항공 유튜브

3. 무슬림이라면 무조건 다 금식해야 하나?

무슬림들에게는 라마단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데, 천사 가브리엘(Gabriel)이 무함마드에게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로 여긴다. 해가 뜨기 전(수루크) 죽과 같은 음식을 간단히 먹고, 해가 지는 시각(마그리브)에 맞춰 대포와 같은 신호음이 울리면 저녁기도를 마친 뒤 대추야자로 허기를 잠시 달랜다. 이후 가족, 이웃, 친구를 초대해 성대한 저녁(이프타르)을 심야까지 먹으며 친교를 쌓는다.

이렇듯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라마단이지만 당연히 예외 규정도 존재하긴 한다. 성년 무슬림이라면 라마단 기간에 전역에서 매일 새벽부터 황혼까지 금식해야 하지만 환자이거나, 노인이거나, 당뇨병에 걸렸다던가, 임신 중이거나, 월경 중이거나, 수유 중인 사람은 금식할 필요가 없다. 또한 라마단 동안 여행하거나 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나중에 다른 날에 따로 금식하면 된다. 사춘기에 도달하지 않은 아이들 역시 무리하게 금식 할 필요 없다. 중요한 건 의미이지 형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이크 모하메드 알막툼(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UAE 총리 및 두바이 왕
▲ 세이크 모하메드 알막툼(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UAE 총리 및 두바이 왕

이슬람을 믿는 각국 정부는 라마단을 기념해 대규모 특별사면, 석방을 단행하고 빚을 탕감해 주는 등 자비의 정신을 실천한다.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두바이 국왕 역시 올해 라마단을 맞이해 700명 이상의 죄수를 풀어주고 죄를 탕감해줬다. 우리나라의 '광복절 특사'처럼 말이다.

만약 당신이 이 기간에 친교 또는 사업상 이유로 인해 무슬림을 만나면 라마단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라마단 카림" 혹은 "라마단 무바라크"라는 인사를 건네면 좋을 것이다. 이렇듯 라마단 기간에는 다들 조심스럽고 힘들지만, 앞으로 30일 뒤인 6월 중순에는 라마단 마지막 날 이후의 '이드 알 피트르 (Eid Al Fitr)'라는 3일간 국가 공휴일에서의 대대적인 축하 행사가 예정돼 있으니 참고하자.

[Flying Johan/ john.won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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