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괴물 캐딜락 XT5, 현실 속으로 뛰쳐나온 에스컬레이드

  • 김정환
  • 입력 : 2018.05.24 06: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쉽게 쓰여진 시승기-58] 지금까지 고삐를 쥐었던 자동차 중 가장 큰 충격을 줬던 차는 단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다. 순수하게 덩치만으로 슈퍼카를 뺨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차다.

직설적인 아메리칸 감성을 꿈꾸는 마초맨에게는 드림카 그 자체다. 문제는 실용성이다. 5m가 훌쩍 넘는 전장(5180㎜)에 공차 중량 2.6t만큼의 묵직한 에고를 가진 차다. 차고 딸린 전원주택을 갖고 있지 않는 한 매번 해야 하는 주차가 스트레스다. 도로 폭이 워낙 좁은 한국에서 타기에는 결코 쉬운 차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캐딜락 XT5는 에스컬레이드로 대표되는 '아메리칸 드림'의 현실적인 대안이다.

외모는 에스컬레이드만큼 중후하면서 한국에서 평소 타고 다니기에 큰 지장이 없는 부피를 갖췄다. 지난 19일 강남~성남~서판교 일대를 거치는 90㎞ 코스에서 작은 괴물 XT5 안장에 올랐다.



목차

1) 디자인: 에스컬레이드와 CT6의 교배종

2) 주행 능력 : 무난한 패밀리카

3) 내부 공간 : 밴 뺨치는 공간

4) 편의 장비 : 약간의 오버스펙

5) 가격: 힘 좋은 도심 SUV로는 경쟁력 확보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The first-ev
▲ The first-ev

1) 디자인: ★★★

거칠게 말해 에스컬레이드와 CT6가 교배해 탄생한 종(種)이 가질 만한 외모다.

좋게 얘기하면 개성 강한 양쪽 종마 피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는 거고, 나쁘게 얘기하면 에스컬레이드와 CT6보다는 포스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어쨌든 에스컬레이드, CT6 외모가 너무나 강렬한 측면이 있다. 한마디로 평균적인 눈높이에서 봐도 XT5는 결코 나쁘지 않은 외양을 갖췄다는 뜻이다.

CT6와 흡사한 헤드라이트에 멧돼지도 구워 먹을 수 있음직한 에스컬레이드의 투박한 그릴을 세련되게 다듬어 갖다 붙였다. 큼직한 캐딜락 크레스트가 여기에 마침표를 찍는다. 20인치 타이어를 신겨 남성미 물씬 풍기는 아메리칸 스타일을 완성했다. 앞뒤 균형 잡힌 비율에 직선 라인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져 탄탄한 안정감을 갖췄다.

다만 전·측면에 비해 후면의 존재감은 다소 떨어진다. 루프까지 올려 붙인 캐딜락 특유의 강렬한 세로 리어 테일라이트 대신 평이한 수준의 램프를 붙이면서 깔끔하고 안전한 선택을 했다.

2) 주행 능력 : ★★★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괜찮은 패밀리카다. 도로로 나간 순간 들었던 생각이다. 주행이 튀지 않고 중형급 SUV임에도 무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6기통 3.6ℓ 가솔린엔진을 탑재해 밀고 나가는 힘도 괜찮다. 당연히 자연흡기다. 역시 미국차는 솔직담백하다. 이렇게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5㎏·m를 뿜어낸다.

종전 모델(SRX) 대비 60㎏ 군살을 빼 주행 성능은 더 민첩해졌다. 캐딜락 대형 SUV에서 느꼈던 아찔한 공주거리도 없다. 앞차와 거리를 적어도 100m 이상 두고 달려야 안심이 됐던 에스컬레이드를 생각하고 조심조심 운전했지만 끝까지 안정적으로 주행을 마쳤다.

미국차치고는 연비도 나쁘지 않다. 복합연비 기준 ℓ당 8.7㎞. 도심에서는 ℓ당 7.6㎞를 보면 된다.

저속 혹은 정상 주행 상황에서 6개 엔진 실린더 중 4개만을 활성화시키는 연료 관리 시스템이 들어가며 효율이 나아졌다. 오토 스톱, 스타트 시스템도 한몫했다. 요즘 나온 차량에 대세가 돼버린 시스템이긴 하지만.

3) 내부 공간 : ★★★★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넉넉하고 단정하다. 딱히 흠을 찾기 어렵다. 2열 시트 레그룸은 종전 모델인 SRX에 비해 8㎝가량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앞뒤 좌석 모두 신장 175~180㎝ 성인이 충분히 발을 뻗고도 불편하지 않은 수준이다.

2열 시트 전후 이동, 풀 플랫 폴딩까지 가능한 리클라이닝 시트가 탑재돼 공간 활용성도 괜찮다. 트렁크 용량은 850ℓ에 달한다. 2열을 접으면 1784ℓ까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웬만한 장비는 다 실을 수 있다.

5인 가족이 타는 패밀리카에서 내부 공간 모범정답을 찾는다면 XT5는 개중에서도 성적표 상단을 꿰차게 될 게다.

4) 편의 장비 : ★★★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캐딜락 SUV DNA를 충실히 계승했다. 모나지 않은 장비다. 센터페시아,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모두 무난하다.

패밀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승차감은 합격점이다. 안마의자에 앉은 것 같은 느낌으로 몸을 딱 잡아준다. 장시간 여행 중에도 편안히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잔잔하게 감동을 주는 소소한 구석도 있다. 승하차 시 도어 손잡이에 조명을 넣어 잔잔하게 빛나도록 한 부분은 차가 운전자를 환영한다는 느낌을 담으려고 한 듯하다. 귀여운 시도다.

약간 오버스펙인 부분도 있다. 리어 카메라 리어가 대표적이다. 분명 에스컬레이드처럼 엄청나게 커다란 차는 외부 사각이 많고 2열에 앉은 승객이 가리는 부분도 있어 리어 미러에 카메라를 채택하는 게 맞는다.

하지만 XT5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전장이 거대한 수준이 아닌 데다 사각도 별로 없다. 그냥 거울을 채택하더라도 충분히 합리적이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든다.

5) 가격: ★★★

XT5는 프리미엄, 플래티넘 두 가지 트림으로 나왔다. 프리미엄에 6680만원, 플래티넘엔 7480만원의 가격표를 붙였다. BMW X3나 볼보 XC60와도 충분히 경쟁해볼 만한 수준인다. 종합적으로 판단컨대 도심형 SUV에서도 힘에 방점을 찍는다면 경쟁 모델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스펙이다.

6) 총평: ★★★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중형 SUV는 현재 내수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장이다. 그만큼 소비자 입맛을 잡기 위한 신경전도 가장 피 튀기게 펼쳐진다. 글로벌 수입차가 상품성이 검증된 베스트셀링 모델을 잇달아 한국에 꽂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XT5는 독일 경쟁 모델 대비 연비가 뒤처지는 감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만큼 정직하게 힘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공간 활용성에서 큰 강점을 갖고 있다.

마트에 장 보러가거나 아이들 등하교시키기에도 모자람이 없고, 근교 도로나 가벼운 오프로드까지도 넘볼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 도로에 널린 독일차와 비교해 희소가치를 뽐낼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다.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김정환 산업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