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의 9번째 NBA 파이널과 '미친' 클러치 능력

  • 정지규
  • 입력 : 2018.05.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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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 /사진=AP연합
▲ 르브론 제임스 /사진=AP연합
[쇼미 더 스포츠-94] '킹' 제임스가 또 NBA 파이널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2018 NBA 동부콘퍼런스 결승전에서 보스턴 셀틱스에 승리하며 2018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의 벼랑 끝에 몰렸고, 마지막 경기가 보스턴의 홈인 TD가든에서 거둔 승리라 그 의미가 더욱 값졌다.

보스턴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어제 경기 이전까지 10전 전승을 거두며, '안방 깡패'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홈경기에서의 득실 마진은 +11.5점을 기록 중이었다. 클리블랜드와의 이번 동부콘퍼런스 파이널시리즈에서도 홈 3경기 모두 두 자릿수 점수차 이상으로 완벽하게 승리했고, 이 경기들의 득실 마진은 무려 17.0점이었다.

게다가 보스턴은 창단 이래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승리했을 경우에는 모두(37번) 시리즈 승리를 가져갔었다. 여기에 클리블랜드는 공격의 제2옵션인 케빈 러브가 부상으로 7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보스턴의 7차전 승리 및 파이널 진출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은 것은 클리블랜드였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많은 주요 데이터는 사람들로 하여금 보스턴의 절대 우세를 점치게 했지만, 클리블랜드에는 '킹' 제임스가 있었고, 결국 그가 NBA 파이널로 소속 팀을 하드캐리했다.

이로써 르브론 제임스는 8년 연속 NBA 파이널 진출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클리블랜드에서 루키 시즌을 시작한 제임스는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한 첫 시즌인 2011년부터 4년 연속 파이널에 올라 2회 우승(2012년, 2013년)을 차지했다. 2014년 클리블랜드로 다시 돌아온 후에는 또다시 4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했다(제임스는 2016년 클리블랜드에 창단 첫 우승을 안겼다). 2007년 파이널에 오른 것까지 포함하면 총 9번 파이널에 진출한 셈이다.

한 개인의 8년 연속 파이널 진출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르브론 제임스보다 많은 연속 파이널 진출 기록을 갖고 있는 팀 또는 개인은 보스턴 셀틱스의 10년 연속 파이널 진출뿐이다. '셀틱스 왕조'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 보스턴은 1959년부터 1966년까지 8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는 지금으로부터 50년도 더 지난 일이다. 2010년 이후에는 NBA 동부지구 소속 선수들은 제임스와 함께하지 않는 이상 NBA 파이널에 오르는 것이 불가능했다.

사실 르브론 제임스가 대단한 선수라는 것은 얘기하는 것 자체가 식상하다. 현존하는 NBA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며, 마이클 조던 이후 NBA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2000년대 NBA를 대표했다. 올 시즌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제임스는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전 경기(82경기)에 출전해 평균 27.5점을 득점하며 득점랭킹 3위에 올랐다. 그의 나이는 한 살 더 많아졌지만 그의 평균 득점은 오히려 전 시즌보다 1점 더 올랐고, 8경기나 더 많이 출전했다. 득점랭킹 10위 중 제임스보다 많은 경기에 출장한 선수는 없으며, 전 경기에 출장한 선수도 34세의 르브론 제임스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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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임스가 올 시즌 자신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접전 상황에서 보여주고 있는 엄청난 승부사 기질에 있다. 제임스는 경기 막판(종료 3분 전) 양팀이 접전을 벌일 때면 어김없이 놀라운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었다.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이 경기의 승패가 언제나 접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사실 경기 종료 수 분 전에 승패가 갈려 일방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꽤 많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경기이고 양팀 전력이 비등한 상황에서는 언제든 접전 상황이 발생하며, 이 접전 상황을 잘 관리해야만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팀이든 이런 상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슈퍼스타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르브론 제임스는 최고의 슈퍼스타다.

어제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종료를 앞둔 1분16초. 5점 차 불안한 리드 속에서 속공 패스를 통해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12초 뒤인 종료 전 1분4초에는 엄청난 스피드와 함께 드라이브 인 및 골텐딩 반칙으로 인한 추가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제임스는 순식간에 5점 차를 10점 차로 벌렸고, 그것으로 경기는 끝났다.

제임스의 클러치 능력은 비단 어제 경기뿐만 아니었다. 6차전에서는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2개의 연속 3점슛과 1개의 2점슛을 기록해 순식간에 8득점하며 박빙이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두 경기 외에도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는 7번의 접전 상황이 있었는데, 제임스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다. 접전 상황이었던 9경기에서 경기 종료 3분 전부터 종료 시까지 클리블랜드는 총 65점을 냈는데, 이 중 제임스가 46점을 득점했다. 무려 70%가 넘는 득점을 제임스 혼자 기록한 것이다. 막판 3분 동안 혼자서만 팀 득점 전체를 책임진 경기도 3번이나 되었다.

단순히 제임스가 혼자 득점만 많이 기록한 것이 아니었다. 9번의 접전 상황 경기에서 클리블랜드는 8승1패를 기록했다. 이 중에는 2번의 시리즈 최종 경기인 7차전이 포함돼 있다. 제임스의 발군의 클러치 능력은 팀 승리로 이어졌고, 결국 시리즈 승리로 귀결되며, 또다시 팀을 NBA 파이널 무대에 올려놓았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에 더욱 돋보이는 '킹'의 미친 클러치 능력이 마지막 '파이널' 무대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무척 흥미롭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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