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디자인에 똘똘한 주행능력, 해치백의 무덤 한국 상륙한 르노 '클리오'

  • 강영운
  • 입력 : 2018.05.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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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승기-59] 나폴레옹이 유럽을 정복한 이후 러시아 침공으로 세계 정복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 지 200년. 프랑스 국민차로 통하는 르노자동차 소형 해치백 '클리오'가 유럽 정복을 넘어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시장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회복 카드로 글로벌 베스트 셀링카를 꺼내 든 것이다. 클리오는 1990년대 출시 이후 1400만대 판매됐을 정도로 소형 해치백(객실과 트렁크 구분이 없으며 트렁크에 문을 단 차)의 '나폴레옹'으로 통한다. 유럽에서는 '소형 해치백=클리오'라는 공식이 통용될 정도다. 르노삼성은 "유럽을 정복하고 오느라 한국에 늦게 도착하게 됐다"며 너스레를 떨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동토(凍土)의 땅. 가장 날카로운 칼과 가장 두꺼운 방패의 싸움. 승자는 누굴까. 클리오가 내수 회복에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지 지난 17일 핸들을 잡아봤다. 서울 강남구에서 경기도 광주까지 왕복 70㎞ 구간이다. 꽉 막히는 도심에서 시작해 고속도로를 거쳐 굽이진 산길까지 전방위적 압박 테스트를 진행했다.

유럽을 정복하고 세계 정복의 야욕을 드러낸 나폴레옹.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가 나폴레옹의 전성기 시절의 기개를 해치백의 무덤인 한국에서 뽐낼 수 있을까.
▲ 유럽을 정복하고 세계 정복의 야욕을 드러낸 나폴레옹.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가 나폴레옹의 전성기 시절의 기개를 해치백의 무덤인 한국에서 뽐낼 수 있을까.
르노 클리오
▲ 르노 클리오


목차

1.외관-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2.실내 디자인-파리지앵의 심플함

3.주행 성능-작은 거인 나폴레옹

4.연비-연비는 다이아몬드

5.가격-가격도 다이아몬드

1. 외관-★★★★

클리오 외관. 로쟝쥬(다이아몬드) 엠블런이 차 디자인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 클리오 외관. 로쟝쥬(다이아몬드) 엠블런이 차 디자인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본격 주행에 앞서 클리오의 외모부터 눈에 확 들어온다. 차체 전면 중앙에 솟아오른 다이아몬드 형상 '로장주' 엠블럼부터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르노삼성이 자체 엠블럼 '태풍의 눈'을 버리고 로장주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차감을 강조하는 요즘 세대들에겐 충분히 호소력이 있는 디자인이다. 볼륨감을 강조한 몸매는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클리오의 앙증맞은 뒷모습. 궁디 팡팡을 해주고 싶다.
▲ 클리오의 앙증맞은 뒷모습. 궁디 팡팡을 해주고 싶다.

차체는 전장 4060㎜, 전폭 1730㎜, 전고 1450㎜, 축간거리 2590㎜로, 기아차 프라이드 해치백과 비슷하다. 유럽 B세그먼트(소형) 해치백에 해당하는 크기지만 시각적으로 안정감 있는 비율을 완성했다. 차체도 은은한 장밋빛을 띠며 기존 국내 차들과 차별화를 더했다.

2. 실내 디자인★★★

실내는 깔끔함 그 자체다. 심플한 파리지앵을 구현한 느낌이랄까.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했지만 멋도 버리지 않았다. 센터에는 꼭 필요한 버튼만 배치해 운전 중에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고, 검은색에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시트는 편안하다. 계기판 디스플레이도 최소한의 정보를 전달해 가독성을 높였다. 속도 계기판에 프레임을 넣어 차체 속도 숫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핸들 중앙에 박힌 로장두 엠블럼도 멋스럽다(보석의 힘!).

로장쥬가 한눈에 들어오는 핸들.
▲ 로장쥬가 한눈에 들어오는 핸들.
심플한 디스플레이. 여러 기능이 덕지덕지 붙은 요즘의 트렌드에 반기를 들어 더욱 멋지다.
▲ 심플한 디스플레이. 여러 기능이 덕지덕지 붙은 요즘의 트렌드에 반기를 들어 더욱 멋지다.
한눈에 들어오는 운전석 계기판.
▲ 한눈에 들어오는 운전석 계기판.


3. 주행 성능★★★★

시트에 앉아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차체가 가볍게 반응하며 속도를 낸다.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제법 빠르게 치고 나간다. 안정성도 빼놓을 수 없다. 폭우로 도로 주변에 물 웅덩이가 있었지만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정속 주행을 이어간다. 작지만 강한 나폴레옹을 보는 느낌이랄까. 풀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속도의 급격한 변화를 줘도 부드럽게 반응한다. 클리오는 기존 르노삼성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M3를 통해 이미 성능과 품질을 입증한 1.5리터 dCi 디젤 엔진과 게트락 6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가 장착됐다. 디젤 엔진임에도 정차 중이나 도심 중 저속 주행 시 조용한 점도 인상적이다. 차체 앞 보닛을 열어보니 두꺼운 흡음재가 부착돼 있다. 엔진 소음을 잘 차단해 정숙성을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최고 출력은 90마력, 최대 토크는 22.4㎏·m다. 제원상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차체가 1235㎏에 불과해 가속에 문제가 없다. 다만 약간 오르막길 정차 상황에선 차체가 뒤로 밀리며 승차감이 다소 흐트러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본네트에 달린 흡음재. 고속 주행에서도 풍속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요소다.
▲ 본네트에 달린 흡음재. 고속 주행에서도 풍속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요소다.

핸들링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운전대를 꺾는 만큼 정확한 움직임으로 차량에 대한 운전자의 신뢰감을 높여준다.

4. 연비-★★★★

연비는 '로장주(다이아몬드)' 평점을 줄 만하다.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7.7㎞로 70㎞ 주행 후 19.2㎞ 기록을 달성했다. 기름값 상승이 예상되는 요즘 주유소에 출근 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부각된다.

5. 가격-★★

가격은 기본형 젠 트림 1990만원, 고급형 인텐스 트림 2320만원. 다소 높은 가격으로 느껴진다. 엠블럼 다이아몬드 가격 때문일까? 해치백의 무덤으로 통하는 한국에서 높은 가격은 판매 흥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프랑스 현지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하게 책정된 것은 소비자 입맛을 당길 만한 요소다.

패전 후 나폴레옹의 초라한 모습. 클리오는 해치백의 무덤에서 나폴레옹의 전처를 밟을까. 현재까지 분위기는 2030 세대의 관심을 끌며 아시아
▲ 패전 후 나폴레옹의 초라한 모습. 클리오는 해치백의 무덤에서 나폴레옹의 전처를 밟을까. 현재까지 분위기는 2030 세대의 관심을 끌며 아시아 '원정'에 성공한 모습이다.

6. 총평-★★★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도 이미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디자인을 선호하는 2030 여성들 사이에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사전예약 개시 2주 만에 1000대 사전계약을 달성했다. 클리오의 연간 판매 목표치 7000대를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 해치백의 무덤에서 새로운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름다운 디자인에 똘똘한 주행 성적으로 판단하건대 최초의 해치백 성공 모델로서 저력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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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한국시장 재패를 선언한 르노 클리오.
▲ 광화문에서 한국시장 재패를 선언한 르노 클리오.
[강영운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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